Al2O3
)이 아닌 수산화알루미늄(Al(OH)3
)"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런 주장을 놓고 합동조사단이 일주일 만에 해명을 했으나, 그 내용이 엉터리여서 즉각 양 박사가 반박에 나섰다.합동조사단은 6일 "양판석 박사는 천안함 흡착 물질이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
Al2O3
)'이 아닌 깁사이트(수산화알루미늄·Al(OH)3
)로 단순한 퇴적물이라고 주장했으나, 자연계에서 발견되는 깁사이트는 결정질이므로 X선 회절 분석 데이터에서 반드시 결정 피크(paek)가 나타나야 한다"고 반박했다.합동조사단은 이어서 "흡착 물질의 X선 회절 분석 데이터에서는 결정 피크가 보이지 않으므로 깁사이트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판석 박사는 7일 <프레시안>을 통해서 이런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다음은 양 박사와 오고간 이메일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 천안함 절단면. 천안함에서 발견된 흡착 물질의 정체는 무엇인가? ⓒ프레시안(최형락) |
"수산화알루미늄은 비결정질이다"
- 합동조사단이 반박을 내놓았는데….
"일단 용어부터 정리하자. 깁사이트라는 이름은 내가 지질학을 전공하기 때문에 친숙해서 자주 사용했지만 일반인에게는 생소하니 앞으로는 수산화알루미늄(
Al(OH)3
)이라고 부르겠다. 깁사이트와 수산화알루미늄은 같은 물질이다. 더구나 깁사이트라고 하니까, 이 물질이 풍화 작용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는 오해를 주게 되는데 그렇지 않다.수산화알루미늄은 풍화 작용을 통해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굳이 풍화 작용이 없더라도 알루미늄의 부식을 통해서 나타날 수 있는 물질이다."
- 합동조사단은 수산화알루미늄이 '결정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풍화 작용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수산화알루미늄(깁사이트)이 결정질 광물임은 맞다. 그러나 그런 수산화알루미늄도 풍화 작용의 초기에는 비결정질로 나타난다. 더구나 알루미늄의 부식을 통해서 나타나는 수산화알루미늄은 비결정질이다. 이런 내용은 누구나 확인이 가능하다.
지금 당장 구글에서 "amorphous gibbsite(비결정질 깁사이트)", "amorphous aluminum hydroxide(비결정질 수산화알루미늄)"을 검색해 보라. 시간이 나는대로 찾아서 관련 논문도 공개하겠다. 즉, 합동조사단이 얘기한 대로, 흡착 물질이 '비결정질'이라면 그것은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 '비결정질 수산화알루미늄'이다."
- 만약 흡착 물질이 수산화알루미늄이라면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제일 먼저 떠올린 광물이 (지질학 전공이다 보니) 풍화 작용으로 나타나는 수산화알루미늄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서해 백령도 인근에 이런 수산화알루미늄이 퇴적되었을 가능성을 검토했다. 그러나 이 광물은 한반도의 일부 내륙 지방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이것은 단지 가능성일 뿐이다.
또 다른 가능성도 있다. 합동조사단은 이 흡착 물질이 어뢰 폭발로 나타난 것이라고 하는데, 그 말대로라면 어뢰 폭발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 비결정질 수산화알루미늄이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비결정질 수산화알루미늄은 자연적인 알루미늄 부식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합동조사단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이제 '뇌송송 구멍탁' 산화알루미늄인가?"
- 양판석 박사가 흡착 물질이 수산화알루미늄이라고 판단한 가장 유력한 근거는 합동조사단의 에너지 분광(EDS·Energy Dispersive Spectroscopy) 분석 결과였다.
"그렇다. 이론적으로 수산화알루미늄에 존재하는 물의 무게 비율은 34.64퍼센트이다. 주기율표에 있는 원자 무게를 이용하면 수산화알루미늄(
Al(OH)3
)에 있는 물(H2O
)의 상대적 무게 비율을 이론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렇게 이론적으로 수산화알루미늄에 존재하는 물의 양이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흡착 물질의 습기의 양 (36~40퍼센트)과 유사하다.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합동조사단의 EDS 분석 결과는 수산화알루미늄을 지시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진공 상태에서 진행되는 금 코팅과 EDS 분석에서 수분이 존재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 합동조사단은 '흡착 물질은 다공성 물질이기 때문에 기공 내부에 흡착된 수분이 쉽게 증발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 답변을 보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한 인터넷 게시판에 '뇌송송 구멍탁 산화알루미늄'이라는 표현을 썼다. 합동조사단은 어떻게든 물이 증발 안 되고 흡착 물질에 남아 있는 환경을 찾아내려고 애를 쓰는 것 같은데…. 그 결과 탄생한 것이,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내부에 구멍이 있는 알루미늄 산화물이라서 습기가 진공에서도 남아 있다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다.
흡착 물질의 습기는 그것이 기공에 들어있어도 기공이 외부와 연결돼 있다면 결국은 증발되어야 한다.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합동조사단의 해명을 믿기는 힘들지만, 기공의 모양을 보여주는 주사전자현미경(SEM·Scanning Electron Microscopy) 사진을 공개하면 해결될 문제다. 무려 40퍼센트나 되는 물을 채우기에 적당한 크기의 기공이 SEM 사진에서 보여야 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