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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조사단만 모르는 상식…"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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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조사단만 모르는 상식…"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기자의 눈] 합동조사단은 무엇이 두려운가?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 지질과학과 양판석 박사가 제기한 "천안함 흡착 물질은 합동조사단이 주장하는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Al2O3)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을 놓고 민군 합동조사단이 1주일 만에 해명을 내놓았다.

(☞관련 기사 : 이상한 나라의 천안함…"알루미늄 산화물은 없었다", 합동조사단 "진공 상태에서 수분 쉽게 증발 안 될 수 있어")

합동조사단은 6일 "양판석 박사는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닌 깁사이트(수산화알루미늄(Al(OH)3))로 단순한 퇴적물이라고 주장했으나, 자연계에서 발견되는 깁사이트는 결정질이므로 X선 회절 분석 데이터에서 반드시 결정 피크가 나타나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흡착 물질의 X선 회절 분석 데이터에서는 결정 피크가 보이지 않으므로 깁사이트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런 합동조사단의 해명을 보면서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문외한인 처지에 반론을 제기할 능력은 없다. 본격적인 반론은 양판석 박사가 제기할 것이다. 여기서 문제 삼고 싶은 것은 합동조사단의 직무 유기다. 왜냐하면, 양판석 박사의 주장('흡착 물질은 수산화알루미늄이다')은 아주 간단한 실험으로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합동조사단은 '진공 상태에서 진행되는 에너지 분광(EDS·Energy Dispersive Spectroscopy) 분석 결과에서 수분이 40퍼센트나 나올 수 없다'는 양 박사의 주장을 놓고도, "흡착 물질은 다공성 물질이기 때문에 기공 내부에 흡착된 수분이 쉽게 증발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여기서 과학 상식 하나를 기억하자. 물(H2O)은 100도(℃)에서 끓는다. 이런 상식을 염두에 두면, 아주 간단한 실험을 하나 고안할 수 있다. 합동조사단의 주장대로, 흡착 물질 곳곳에 증발되지 못한 수분(물)이 남았다고 치자. 이 흡착 물질을 오븐에 넣고 100도로 온도를 올리면 이 수분은 당연히 증발해서 없어져야 한다.

흡착 물질이 수분을 많이 포함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Al2O3)'이라면, 이렇게 100도로 가열을 하고 남는 것은 온전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일 것이다. 이렇게 남은 물질을 놓고 다시 EDS 분석을 해보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수분이 대폭 줄어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만약 이렇게 100도로 가열을 하고 남은 물질의 EDS 분석 결과에서도 산소(O)가 많이 포함된 것으로 나온다면? 그 산소는 흡착 물질에 묻어 있는 물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물질 내부에 화학 결합된 것으로 판단해야 마땅하다. 즉, 양판석 박사의 주장대로 흡착 물질이 수산화알루미늄(Al(OH)3)일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앞서 양판석 박사는 "자연 상태에서는 알루미늄 산화물보다 산소를 더 많이 포함하는 알루미늄 화합물이 많다"며 "특히 합동조사단의 EDS 분석 결과는 수산화알루미늄(Al(OH)3)의 산소/알루미늄 비율과 놀랍도록 유사하다"고 지적했었다.

실제로 수산화알루미늄의 원소 구성 비율을 염두에 두면, 합동조사단의 EDS 분석 결과와 놀랄 만큼 흡사하다. 앞에서 지적한 대로 합동조사단의 EDS 분석 결과를 보면, "Al2O3:H2O=45~55퍼센트:36~42퍼센트"다. 수산화알루미늄은 어떨까? 수산화알루미늄은 'Al2O3:H2O=65.36퍼센트:34.64퍼센트'다.

합동조사단은 왜 이런 간단한 실험을 생각하지 못할까?

▲ 흡착 물질을 100도에서 가열하면 수분이 증발한다. 합동조사단의 주장대로라면 이렇게 수분을 제거한 흡착 물질의 EDS 분석 결과 산소(O)가 줄어들어야 한다(빨간색). ⓒ프레시안

질량의 변화는 진실을 말한다

양판석 박사의 주장을 검증할 수 있는 실험은 이뿐만이 아니다. 여기서도 과학 상식 하나를 기억하자. 바로 중학교 때 배운 '질량 보존의 법칙'이다. 화학 변화가 일어날 때, 화학 반응 전의 각 물질의 질량의 합은 화학 반응을 일으킨 후에 생성된 각 물질의 질량의 합과 같아야 한다.

일단 흡착 물질의 질량을 정확하게(!) 측정하자(A). 앞에서 얘기한 대로, 100도로 온도를 올리면 흡착 물질의 수분이 모두 증발한다. 그렇게 남은 물질의 질량을 또 측정하자(B). 이 두 질량의 차이(C)는 흡착 물질에 묻어 있던 수분의 질량이 될 것이다(A-B=C). 만약, 이렇게 남은 물질을 계속 온도를 올리며 가열하면 어떻게 될까?

합동조사단의 주장대로 흡착 물질이 '알루미늄 산화물(Al2O3)'이라면 온도를 계속 올리며 가열한다고 해도 질량 변화는 없을 것이다. 알루미늄 산화물은 아주 안정한 물질이기 때문에 웬만한 고온으로는 화학 결합을 깨뜨릴 수 없다. 즉, 100도 이상에서 계속 온도를 높여도 질량 변화가 없다면 흡착 물질은 알루미늄 산화물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만약 100도 이상으로 온도를 계속 높이면서 가열했는데 어느 순간에 질량이 감소했다면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D-B=E). 질량이 감소했다는 얘기는 고온 상태에서 흡착 물질의 화학 결합이 깨져서 뭔가 밖으로 나왔다는 얘기다. 그렇게 고온에서 쉽게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물질은 바로 산소(O)와 수소(H)이다. 딱 그만큼의 질량(E)이 감소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관찰되었다면, 흡착 물질은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닌 다른 것으로 판단해야 마땅하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양판석 박사의 주장처럼, 알루미늄 산화물에 산소, 수소가 많이 결합돼 있는 수산화알루미늄(Al(OH)3)이다. 고온 상태에서 수산화알루미늄의 화학 결합이 깨지면서 산소, 수소가 날아간 것이다.

합동조사단, 무엇이 두려운가?

사실 앞에서 열거한 것은 아주 기본적인 과학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실험이다. 또 이런 실험을 염두에 두고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는 다른 방법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합동조사단은 이런 간단한 검증 방법 대신, 석연찮은 반론으로 양판석 박사의 지적을 회피하고 있다. 도대체 합동조사단은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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