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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헌법' 만든 김기춘, 박근혜 비서실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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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헌법' 만든 김기춘, 박근혜 비서실장으로

'7인회' 핵심멤버 전면 등장…야당 "초원복집·盧 탄핵 주도인사" 반발

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인선 개편안을 발표했다. 허태열 비서실장이 물러나고, 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신임 비서실장이 됐다. 공석이던 정무수석에는 외교관 출신 인사가 보임됐다. 민정수석과 미래전략·고용복지수석도 교체됐다. '박근혜 스타일'의 깜짝 인사다.

인선안은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5일 오전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서실장 교체다. 김기춘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검사 출신으로, 검찰총장을 거쳐 법무장관을 역임했다. 한나라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정현 수석은 그에 대해 "입법, 사법, 행정에 걸쳐 탁월한 경륜과 역량을 갖춘 분"이라며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종합적인 균형감각을 갖춘 분"으로 평가했다.

김 실장은 대선 때부터의 핵심 친박 실세로 꼽힌다. 강창희 현 국회의장,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최병렬 전 대표 등과 함께 친박 원로 그룹인 '7인회'의 멤버다. 법무장관 역임 후인 1992년 대선 직전에는 지역감정 자극 정치공작 모의 사건인 이른바 '초원복집 사건'을 주도해 구설에 올랐었다.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헌법 제정 과정에도 참여한 전력이 있다.

김 실장은 회견에서 "지난날 정부에서, 또 국회에서 경험한 국정 및 의정 경험을 되살려,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시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대통령의 국정 구상과 국정철학이 차질없이 구현되도록 미력이나마 성심성의껏 보필할 각오를 갖고 있다"고 임명 소감을 밝혔다.

▲김기춘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이 5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소감 발표를 마친 후 연단을 내려오고 있다. 사진 왼편에 새로 임명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모습이 보인다. 왼쪽부터 최원영 고용복지, 윤창번 미래전략, 홍경식 민정, 박준우 정무수석. ⓒ연합뉴스

정무수석은 외교관 출신 박준우…곽상도, 최순흥, 최성재 수석 교체

정무수석에는 박준우 전 주(駐) EU·벨기에 대사가 임명됐다. 박 수석은 싱가폴 대사, 외교부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한 외교관 출신이다. 정무수석은 통상 정치권 출신 인사가 맡아 왔다는 점에서 의외의 인선이라는 평이다. 새누리당에서도 중진급 정치인들을 추천했으나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인선 배경에 대해 "뛰어난 협상력과 정무적인 판단력을 갖춘 분으로 평가돼 왔고, 대사 재직시 탁월한 외교 역량을 보여줬다"면서 "정무수석으로서 새로운 시각과 역할을 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태열 전 비서실장 외에 곽상도 민정, 최순흥 미래전략, 최성재 고용복지수석도 교체 대상이 됐다. 청와대 비서실에서 가장 힘 있는 자리 중 하나라는 민정수석에는 특수, 공안통 출신의 홍경식 전 서울고검장이 임명됐다. 미래전략수석에는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회장, 고용복지수석에는 최원영 전 복지복지부 차관이 임명됐다.

비서실장 외에도 9명의 수석비서관 중 3명이 교체된 것은 예상 외로 큰 폭의 인사개편이라는 평이다. 박 대통령이 휴가 기간을 활용해 인선 구상을 할 것이라는 분석은 많았지만, 공공기관장 등이 대상이 될 것이고 청와대에서는 공석인 정무수석 정도가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전반적이었다.

이정현 수석은 인선 배경에 대해 "새 정부 출범 이후 5개월 동안 새로운 국정철학에 맞게 정책기조와 계획을 세우면서 많은 일을 해 오셨던 대통령은, 그동안 과중한 업무와 책임 속에서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해 온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노고에 감사하면서 하반기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새 청와대 인선을 결정했다"고 브리핑 첫머리에서 밝혔다.

추가로 구체적인 배경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가 이어졌으나 이 수석은 "모두(冒頭)에 드린 말씀에 모든 배경 등이 포함돼 있다"고만 했다. 단 그는 내각 개편도 곧 단행될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장관 교체는 없다"고 못박았다.

민주당 "김기춘은 구시대 인물…청와대 인선 우려스럽다"

야당인 민주당은 청와대 인선에 대해 김관영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비판했다. 민주당은 우선 "임명 6개월만에 이례적으로 비서실장을 경질한 이유에 대해 청와대의 납득할 만한 설명이 우선됐어야 했다"며 "개인 비리 때문인지, 엄중한 정국상황을 초래한 부분에 대한 책임 추궁인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새 보직자들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민주당은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7인회'에 소속됐던 구시대 인물"이라며 "경제민주화나 복지 등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수많은 국정과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해 나갈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검사 시절이던 1972년 유신헌법을 초안했고, 국회의원 시절에는 법사위원장으로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인물"이라고도 했다.

특히 민주당은 김 실장에 대해 "199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직) 법무부 장관 신분으로 영남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라며 지역감정을 조장했던 '초원복집 사건'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며 "이런 공작정치를 한 사람이 엄중한 정국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외교관 출신 정무수석에 대한 혹평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직업외교관 출신이 엄중한 정국 상황에서 야당과의 협상을 조율할 실무 책임자로서 적절한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 우려스럽다"며 "복잡하고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을지 국민들은 우려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야당은 나아가 "(이번) 정무수석 인사가 박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이정현 홍보수석이 정무수석 업무까지 수행하며 장악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며 "'김기춘과 이정현이 주도해서 국정을 농단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 주시고, 그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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