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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방미 수행 경제사절단, 역대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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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방미 수행 경제사절단, 역대 최대 규모

이건희·정몽구 등 포함…경제민주화 입법 시점에 주목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명단이 발표됐다. 역대 최대 규모인 52명으로 대기업집단 총수, 이른바 '오너'들이 많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경제민주화 입법을 둘러싸고 의회와 재벌들 간에 로비와 긴장, 적대와 동맹이 이어지는 시점에서 총수들을 대거 포함한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꾸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경제사절단 명단(기사 하단 참조)에 따르면, 사절단은 경제인 51명과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 등 전체 52명이다. 대기업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김창근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정준양 POSCO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방미에 동행한다.

이들 대기업 17명 외에는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경제 5단체장, 중견기업 대표 9명, 중소기업 대표 11명, 벤처기업·여성경제인 등 분야별 대표 4명이 포함됐다. 금융계에서는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 행장이 동행한다.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은 이번 경제사절단 구성의 특징에 대해 "'오너'들이 이렇게 많이 가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오너'들이 포함된 것이 (역대 경제사절단과의) 구성에서 차이"라며 "한국의 경제 실세 모두가 총동원돼 미국에서 한국 경제를 알린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북한 문제 등 불확실성 때문에 외신을 통해 우리 경제가 불안한 것으로 소개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 외의 특색있는 점으로 "중견·중소기업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여성 경제인 4명이 포함"됐다는 점과,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인 한재권 서도산업 대표가 동행한다는 점을 꼽았다. 한 협회장의 동행에 대해 조 수석은 "개성공단 문제에 끈기를 갖고 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사절단 규모를 역대 최대규모로 꾸린 것에 대해 청와대는 '경제 살리기'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 내용들이나 이번 방미가 대기업 총수들과의 첫 대면이 이뤄지는 계기란 점을 놓고 보면, 정권과 재벌들 간의 '밀월'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국회에서는 경제민주화 법안을 놓고 '입법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청와대가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 투자 유치 등의 메시지를 내놓고 있어 경제민주화 후퇴를 염려하는 여론이 있는 상태다.

과거를 돌아보면 경제사절단 구성을 놓고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점치는 경우도 많았다. 경제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의도, 친소관계 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난 1995년 문민정부 당시 이건희 회장이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는 이른바 '북경 발언'으로 청와대의 분노를 산 이후 김영삼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에서 빠진 일화는 유명하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전체 경제인 수행단 26명 가운데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인들을 7명이나 포함시켜 '금융 중시' 기조를 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이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동행하는 것은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이명박 정부에 비해 대북 경협에 대한 유연한 접근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어 주목된다.

물론 수행단에 낀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했던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은 '방미 수행단에도 포함됐으니 새 정부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었으나 그해 5월 연임될 것이란 관측을 뒤엎고 교체 대상에 포함됐었다. 2008년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노총 위원장이 첫 방미에 동행하지만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가 노동친화적인 정부인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조 수석은 기자들에게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지나치게 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고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면서 "경제 살리기에 있어서 대기업의 역할이 큰데, 기업의 투자를 결정하는 총수들을 해외에서 만난다는 것 자체가 의욕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통령의 친 기업적인 언행과 이번 경제사절단 구성이 하나의 맥락 위에 놓임을 인정한 것이다. 조 수석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직접 경제인들에게 설명하는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사절단 명단은 박 대통령의 출국을 겨우 이틀 앞두고 나왔다. 그나마 경제 분야가 아닌 다른 수행단 명단은 3일 오전 현재까지 나오지도 않은 상태다. 2008년 4월 이명박 대통령의 첫 방미 당시에는 청와대, 정부 관료와 경제인들까지 포함한 수행단 명단을 출국(4월15일) 보름 전인 그 달 1일에 청와대 부대변인이 확정 발표했다. 2003년 5월 11일 노무현 대통령 방미 때도 열흘 전인 같은달 1일에 전체 수행원 명단이 발표됐었다.

※ 다음은 경제사절단 명단이다. <편집자>

경제단체장(5)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대미협력기업(17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김창근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정준양 POSCO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구자열 LS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해욱 대림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한미재계회의 위원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류 진 풍산 회장, 김 윤 삼양사 회장

중견기업(9명)
강호갑 신영 회장(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정구용 인지컨트롤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곽재선 KG그룹 회장, 우오현 티케이케미칼 회장, 김재희 이화다이아몬드공업 사장

중소기업(11명)
서병문 비엠금속 대표,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 배조응 국민레미콘 대표, 한재권 서도산업 대표(개성공단기업협회장),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 서명환 대원전선 대표, 김일호 오콘 대표, 남상만 프린스 대표, 오석송 메타바이오 대표, 표재석 황룡건설 대표

금융계(5명)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홍기택 KDB금융그룹 회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 행장

분야별대표(4명)
이민재 엠슨 회장(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벤처기업협회 회장), 신태용 한신ITC 회장(한국수입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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