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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봉쇄' 공식 결정 vs 美 "핵시설 쓸어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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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봉쇄' 공식 결정 vs 美 "핵시설 쓸어버리겠다"

미국-이란, 군사·핵·외교 전방위적 신경전…긴장 최고조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최고조를 달리고 있다. 이란이 자국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가 시행되면 세계 원유 운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공식 천명하자 미국은 그럴 경우 자신들도 '행동'에 나서겠다고 맞받아쳤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8일(현지시간)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호르무즈 봉쇄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왔다"면서 "이는 우리의 '레드 라인'(마지노선)이며 우리는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대응'은 군사 행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도 패네타 장관과 함께 출연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행동'에 나서 봉쇄를 풀 것이라면서 "이란은 '잠시 동안' 해협을 봉쇄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들을 패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란군 고위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란의 '전략'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 최정예군인 '혁명수비대' 고위관계자는 원유 수출 길이 막힌다면 이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명령할 것을 결정했다고 이날 현지 언론에 말했다. <AP> 통신은 해협 봉쇄를 공식 정책으로 밝힌 것은 가장 강경한 수위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알리 아쉬라프 누리 혁명수비대 부사령관은 이란 신문 <코라산>에 "이란은 만약 적들이 원유 수출을 막는다면 한 방울의 석유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면서 "이는 이란이 그러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페르시아만 일대에는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이란 해군은 이르면 이달 말 또 한 차례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동맹국인 영국도 페르시아만에 스텔스 기능을 갖춘 최신예 군함을 배치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미국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오른쪽)과 마틴 뎀프시 합찹의장이 8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해 이란 사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는 적극 대응할 것이며, 핵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뉴시스

이란, '지하 핵시설' 가동 주장

패네타 장관과 뎀프시 의장은 또한 이란이 핵무기 개발 야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미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막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공습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쓸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새로 지어진 지하 핵시설에서 우라눔 농축을 시작했다고 이날 이란 강경보수 성향 일간지 <카이한>이 전했다. 신문은 원심분리기로의 우라늄 가스 주입이 시작됐다면서 이는 우라늄 농축을 시작하기 위한 직전 단계라고 설명했다.

테헤란 남부에 위치한 벙커와도 같은 이 시설은 지반이 암석으로 된 지역에 있으며 지하 90m에 위치해 공습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페레이둔 압바시 이란원자력기구(IAEO) 대표는 우라늄 농축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IAEO에 따르면 이란 중북부 콤 인근 산악지대의 포르도 지하시설에서는 농도 3.5%, 4%, 20%의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

<AP>는 이란의 핵활동 재개를 서방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이란의 또다른 제스처로 해석하면서도, 이란 언론의 보도가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카이한>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대리인이 운영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 도착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공항에서 베네수엘라 부통령(오론쪽)의 영접을 받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말라고 중남미 국가들에 경고했으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를 일소에 부쳤다. ⓒ로이터=뉴시스
美, '이란 연루' 혐의 베네수엘라 외교관 추방

외교적 대립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이날 자국 시설물에 대한 이란의 사이버 공격 연루설이 제기된 리비아 아코스타 노구에라 마이애미주(州) 주재 베네수엘라 총영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일종의 '반미 블록'을 형성했다고 판단,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내보인 것이다.

미 국무부는 추방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미 언론 등은 노구에라 총영사가 2008년 멕시코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관에 근무할 당시 이란 및 쿠바 외교관들과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논의했고 이 자리에는 극단주의 성향의 학생들도 동석했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특히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방문 기간 중 일어나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아마디네자드는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베네수엘라에 머물며 이어 니카라과, 쿠바, 에콰도르를 차례로 찾는다. 이들 국가는 모두 미국에 비판적인 성향의 좌파정권이 집권하고 있다.

미국은 노골적으로 아마디네자드의 이같은 행보를 견제하려는 반응을 보이며 외교적 비난 공세를 퍼부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 세계 국가들에 지금은 이란과의 유대관계, 안보관계, 경제관계를 강화해서는 안 될 시기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아마디네자드의 남미 순방 행보는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국제사회의 압박에 직면한 이란이 필사적으로 자기 편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란이 고립을 피할 유일한 길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분명히 밝히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의 이같은 경고를 일소에 부치면서 '미국은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아마디네자드를 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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