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1면에 실린 '우리 혁명무력의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계시어 선군혁명 역사는 영원히 줄기차게 흐를 것이다'에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무력의 최고영도자"로 표현했다.
신문은 이어 "우리 인민군대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높이 추켜들고 김정은 동지의 군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상 김정일에게만 붙이는 수식어였던 '경애하는'이 김정은의 이름 앞에 붙은 것과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정은을 '당 중앙위원회 수반'으로 표현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신문은 25일자에서는 김정은을 "천만군민을 품어안고 일어서신 위대한 동지, 21세기의 태양"으로 부르기도 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24일자 5면에 실린 '정론'을 통해 김정은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하자고 주장했다. 북한군 최고사령관은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으로 취임하기 전에 차지했던 지위다. 이는 김정은이 군대를 장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북한 전체를 지배하는 수순을 밟고 있음을 나타낸다.
'정론'은 김정은을 "어버이 수령님(김일성)의 자애로운 모습 어려오고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위인상이 빛발치는 또 한분의 백두산 천출위인"이라며 "장군님의 영전에서 다진 피눈물의 맹세를 안고 우리는 김정은 동지, 그이를 우리의 최고사령관으로, 우리의 장군으로 높이 부르며 선군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이시여, 인민이 드리는 우리 최고사령관동지의 그 부름을 안으시고 김일성조선을 영원한 승리에로 이끄시라"라며 북한 인민들의 추대를 받아들인다는 형식으로 김정은이 최고사령관 직위에 오를 것을 시사했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 또한 이같은 형식을 취했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4일 보도한 북한 지도부의 모습.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가장 왼쪽)이 이례적으로 군복 차림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AP=연합뉴스 |
김정은 체제가 '선군정치'를 통해 권력을 안정화하려 한다는 실마리는 또 있다. 25일 북한 <조선중앙TV>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인민군 대장 계급장을 단 군복 차림으로 김정은 곁에 서 있는 모습을 방영했다. 장성택 부장은 김정은의 고모부이며 막강한 권한을 지닌 사실상의 후견인이다.
장성택은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며 당의 요직인 행정부장을 겸직하고 있었지만 군대 내에서는 특별한 지위를 공식 부여받은 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에서 조카 김정은과 아내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이 '대장' 칭호를 받을 때도 장성택은 제외됐었다.
때문에 인민군 대장 차림으로 등장한 장성택의 모습은 북한이 향후에도 '군대를 장악함으로써 국가를 장악한다'는 선군정치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나타낸다는 분석이다. 한편에서는 북한 지도부가 장성택에게 당과 내각 뿐 아니라 군에 대해서도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를 서둘러 부여했으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방송된 화면에서 장성택은 중앙에 서 있는 김정은의 오른쪽 두 번째, 리영호 군 총참모장(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바로 옆자리를 차지해 그가 북한 지도부의 실세 중 실세임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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