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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허술한 보고서로 이란 공격하면 이라크전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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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IAEA 허술한 보고서로 이란 공격하면 이라크전 재판"

[해외 시각] 美 전문가, '이란 핵 위협설' 해부

'이란 공격설'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내년 10월, 내년 봄 등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데 이어 이르면 크리스마스에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9일(현지시간) 외무부 고위 당국자가 "빠르면 크리스마스, 늦어도 새해 이른 시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AP> 통신은 같은날 이스라엘의 선제공격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하임 라몬 전 부총리나 우지 아이램 전 원자력위원회 위원은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이란을 타격할 능력이 없다'고 통신에 말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돕지 않을 수 없는 미국 쪽 반응도 뜨뜻미지근하다. 리언 페네타 미 국방장관은 10일(현지시간) 핵개발을 추진중인 이란에 대한 공습이 이란의 핵개발을 완전히 저지하지 못할뿐더러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8일 발표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핵활동 관련 보고서의 내용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 9일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IAEA의 이란 핵 보고서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판을 소개했다. 새로울 것 없는 정보이며 핵무기 개발에 대한 확실한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자유기고가로 국제관계 분야를 20년 이상 다뤄 온 언론인 그윈 다이어는 한 발 더 나갔다. 다이어는 10일 미 웹사이트 '커먼드림스' 기고문에서 설사 IAEA의 보고서가 전부 사실이라 해도 이란의 활동은 모두 합법적인 범주에 속하며 이는 전쟁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미국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가 있다'면서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지만 결국 WMD를 찾지 못했다는 사례를 들며 이란과 전쟁을 한다면 이는 '이라크전의 재탕'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
☞원문 보기) <편집자>

▲이란의 수도 테헤란 북동부 30km 거리에 위치한 산악지대의 시설물. 지난 2009년 위성사진으로 촬영된 이 시설물에 대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는 주장이 제가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라크전 때 부시에 속고도 정신 못차렸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비난한 IAEA의 보고서에 대해 "우리는 (미국의) 핵폭탄 2만 기에 대해 2기의 폭탄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노 유키야(天野之弥) IAEA 사무총장을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칭하며 "아마노 총장은 미국이나 그 동맹국들의 핵무기에 대한 보고서는 발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어쨌든 그건 사실이다. 아마노 총장은 미국의 핵무기(현재 '겨우' 5133기밖에 안 된다)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노는 이스라엘, 영국, 프랑스의 WMD에 대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보고서는 대부분 서방 정보기관이 IAEA에 물어다 준 정보를 기초로 하고 있다.

아마노 총장은 우리가 경력 있는 일본 외교관들이 응당 그러하리라고 기대할 정도만큼만 불편부당하고 미국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면이 있다. 오직 냉소적인 사람들만이 2003년 콜린 파월 당시 미 국무장관의 유엔(UN) 연설과 아마노 총장의 발표 간의 유사성을 지적할 것이다. 당시 파월 장관은 시험관을 들어 보이며 이라크가 세균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우리를 확신시켰다.

이라크는 핵무기도 개발하고 있다고 알려졌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이야기한 '스모킹 건'(확실한 증거)도 나중에는 행방불명이 됐다. 이라크의 'WMD'에 대한 이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미국과 미국의 잘 속아넘어가는 동맹국들은 이라크를 침공했다. 수십만 명이 죽었지만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 교훈도 배우지 못한 것처럼 (이란에 대해) 같은 일을 또 하려 한다.

우리가 한 번 속았다면 속인 사람의 잘못이다. 그러나 두 번 속았다면 우리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8년 전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 야심에 대해 우리가 들었던 것과 같은 종류의 보고서를 같은 정보기관이 이란에 대해서도 생산했다. 이들은 그때와 똑같이 매우 편견에 찬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서방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또 한 번 중동 국가에 대한 공격에 휘말렸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말 걱정하고 있지는 않다. 리비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단지 공습만이 행해질 것이고 우세한 항공력을 지닌 (서방) 측은 공습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은 리비아보다 열 배나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미국이나 영국 시민들이 얼마나 될까? 10%? 5%? 이란은 부분적으로 민주적이고 기술도 발달된 나라이며 이웃나라를 침략한 역사도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사악한 불량배들에 의해 다스려지는 하찮은 독재국가가 아니라는 것은? 아마 비슷할 것이다. 전쟁이 며칠 간의 공습만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것에 대한 흥미로운 예외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런 질문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 나라에서는 이란을 공격하는 것이 좋은 생각인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많은 이들은 이란 공격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모사드와 신베트 등 이스라엘의 양대 정보기관들도 같은 입장이다. 전 모사드 수장이었던 마이어 다간은 지난 1월 이란 공격에 대해 자신이 들어본 "가장 멍청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란 공격을 원하는 (또는 미국이 자신들을 위해 대신 해주기를 바라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공개적인 방식을 취했다. 만약 서방의 강대국들이 즉각 행동하지 않으면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것이고 아마겟돈(종말)이 다가올 것이라고 그들은 경고했다.

이들의 주장에는 두 가지 잘못된 점이 있다. 첫째, 증거다. (IAEA 보고서를) 전부 믿는다 해도 보고서가 보여 주는 것은 이란이 필요할 때 빠르게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지식과 장비를 원한다는 것일 뿐이다. 필요한 경우라 함은 이스라엘의 핵 위협이나 파키스탄에서 시아파를 증오하는 젊은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는 일 등을 말한다.

보고서에 나온 '증거'들은 이란이 실제로 지금 핵무기를 만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또 현재 그럴 의도가 있다는 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리고 비상시 빠르게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지식과 장비를 가지는 것은 IAEA의 규칙에 의하면 완벽히 합법적이다.

둘째, 배경 논리다. 지금 핵무기를 만드는 것이 알려진다면 이란은 경제제재라는 너무나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며 국제 외교 무대에서 고립될 것이다. 비밀이 유지된다 쳐도 억지력이라는 관점에서 이는 완전히 무의미하다.

만약 이란이 핵무기를 원한다면 '억지력'이 유일한 논리적 이유가 될 것이다. 핵무기로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은 자살행위이기 때문이다. 아마디네자드가 지적했듯이 이란은 기껏해야 몇 기의 핵탄두를 가질 수 있을 뿐이다. 미국은 수천 기, 이스라엘은 수백 기, 심지어 파키스탄도 수십 기는 갖고 있다.

이란 지도자들이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면 핵 억지력에 대해 고민하는 데 1분의 시간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이란은 누구든 자신들을 공격한다면 군대를 동원해 페르시아만의 원유 수송로를 완벽히 차단함으로서 세계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충분히 의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협박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서방보다는 더 이성적이다.

최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의 대화를 기억하는가? 사르코지가 "더 이상 네타냐후를 참지 못하겠다. 그는 거짓말쟁이다"라고 하자 오바마가 "당신은 싫증났겠지만 나는 그를 매일 상대해야 한다"고 답했다는 것 말이다. 오바마는 왜 매일 네타냐후를 상대해야만 할까? 짐작건대 이란 폭격에 대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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