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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의 최전선 요새 금문도, 이제는 관광지…서해 5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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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의 최전선 요새 금문도, 이제는 관광지…서해 5도는?

황해-홍해, 금문도-오키나와의 공통점은?

10.4 남북정상선언 4주년을 맞아 인천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 '한반도 평화체제와 서해평화의 섬'에서는 서해와 비슷한 역사적·구조적 맥락을 가진 비교 사례들이 제시돼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접경지역에 설치된 '홍해해양평화공원'은 10.4 선언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스라엘의 해양생물학자인 데이비드 자카이 홍해해양평화공원 매니저는 5일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포럼 주최 학술회의에 참석해 "(해양평화공원은) 양 국가 간의 좋은 관계에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홍해해양평화공원은 1994년 양국 간의 분쟁이 종식된 이후 아카바만(灣)에 설치됐다.

자카이 매니저는 프로젝트 초기에 요르단의 항구도시 아카바에서 산호 보호를 주제로 한 소규모 워크숍을 진행했다면서 "하지만 산호보다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국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끝났음에도 증오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었던 양국 간에는 "사람을 모으는 것이 중요했다"면서 "생태학적인 주제가 '모일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 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양국 생태계 조사를 위해서는 서로 대화를 해 조사 방법론을 통일해야 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를 해야 했다. 다수의 회의가 진행됐고 나중에는 요르단 측에서 대표가 오면 내 집에서 자고 가기도 할 만큼 친해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으로 유사 정책과 법규를 집행하는 해양공원사무소의 관리행정능력이 강화됐고 양국 과학계와 자원 관리자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과 협력 활동이 더욱 공고해졌다"고 평가했다. 자카이는 "이스라엘 정부와 요르단 정부는 전후 평화협정을 맺는데 성공했다"며 이는 한국과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해상평화공원은 일종의 '완충지대'라며 분쟁국가 사이에 평화수역 혹은 평화지대를 두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많은 사례가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도-파키스탄의 시아첸 협곡, 이라크와 쿠웨이트 사이의 평화공원, 남북 키프로스 사이의 그린벨트 등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남북 간에 공동으로 운영할 서해 해양연구센터를 설립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대표적인 이유로 어족자원과 생태계의 보존을 들었다. 특히 백령도의 물범(천연기념물 331호)은 1940년대 초반 8000마리에서 1980년대 2300마리로, 2006년 274마리, 2007년 139마리까지 급감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로 선정된 물범인데, 그때까지 얼마나 보존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어족자원 감소와 환경오염으로 서해의 어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남북 모두 적극적으로 관할권을 내세우지 않는 백령도 북쪽의 작은 무인도 미력리도를 중심으로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고 제안했다. 또 그는 <심청전>의 무대인 인당수가 바로 백령도 근방임을 상기시키며 관광자원 개발과 남북경협 사업인 복합해상공단, 해주항 개발 등 복합적인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포격으로 인해 연평도에서는 짙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뉴시스

서해5도, 금문도, 오키나와

대만의 진먼다오(金門島, 금문도), 일본 오키나와(沖繩)와 서해 5도를 비교하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대만 진먼현(縣)의 리워시(李沃士) 현장은 이날 학술회의에 참석해 "중국과 대만 간의 관계가 대립에서 화해협력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리 현장은 "진먼은 더 이상 주변의 섬, 변경이 아니라 해양과 대륙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리 현장은 특히 1990년 9월 11일 중국과 대만 적십자회가 진먼에서 만나 체결한 '진먼 합의'는 중국과 대만이 갈라진지 40년 만에 처음으로 체결된 협정이라면서 그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대만과 중국 본토 간의 교류가 시작된 협정은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40년 단절의 역사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관광으로 현을 발전시키고 문화로 진먼을 일으킨다는 전망을 세웠다"면서 과거 냉전 시기의 유산인 갱도, 철책, 지휘소 등 군사시설물이 현재는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쟁터를 하나의 기념단지로 만들었다"며 "100명의 중국 예술가들에게 부탁해 평화의 벽, 평화의 종 등 여러 평화의 상징물들을 만들어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평화의 종은 (중국군이 진먼에 쏟아부은) 포탄을 이용해 만들었다. 전쟁의 유적물로 평화의 상징을 만든 셈"이라고 덧붙였다.

오타 마사히데(大田昌秀) 전 오키나와현 지사는 "오키나와가 일본 본토와 관련해 항상 군사적 또는 정치적 담보물로서 일본 정부의 목적을 달성하는 물적 수단으로 제공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류쿠(琉球) 시절부터 평화를 사랑해온 오키나와가 군사 기지가 된 현실을 개탄했다.

주일 미군 후텐마(普天間)기지 이전 논란에 대해 오타 전 지사는 "오키나와인들은 미일 양국 정부가 오키나와의 당사자를 제쳐두고 후텐마 비행장을 오키나와 본섬 북부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 지구로 이전하려는 계획에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타 전 지사는 과거 2차대전 당시 오키나와의 경험을 예로 들며 "잔혹무도한 처사의 대부분은 적군인 미군 병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군인 구 일본군 장교에 의한 것"이었고 2차대전에서 발생한 일본인 사상자의 77%가 민간인이었다면서 "무엇을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백영서 연세대 교수는 "(서해 5도와 진먼, 오키나와) 세 곳은 동아시아 냉전의 최전선에서 그 구조적 모순을 집약적으로 겪어 왔다는 공통된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세 곳 모두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국경이 겹치는 경계의 섬으로서 세계 차원의 패권적 지배체제가 동아시아에서 작동하는 핵심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세 곳의 섬들에 대한 비교 연구가 갖는 의미에 대해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는 핵심 현장을 평화 가능성이 현실화돼가는 핵심 현장으로 바꾸는 목표의 절박성과 정당성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먼, 오키나와, 서해 5도를 연결하는 역사평화벨트를 탐방하는 여행 프로그램의 공동 개발·운영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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