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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 "황당한 국정원, IQ 두자리만 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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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명진 스님 "황당한 국정원, IQ 두자리만 넘어도…"

<민족21> 압수수색 강력 비난…"MB정권은 잡범들 수용소"

통일 문제 전문 월간지 <민족21> 사무실 및 간부 자택에 대한 국정원의 압수수색, 그리고 이 잡지사가 북한의 지령을 받아 활동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민족21> 발행인 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이 4일 기자회견을 열어 강하게 반박했다.

명진 스님은 이날 서울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편의 개그콘서트를 보는 느낌으로 이 자리에 앉았다"며 "<민족21>이 북한 공작기관의 지령을 받아 활동해왔다면 <민족21>과 수십 수백번 협의하고 허가를 내준 정부 역시 북 공작기관의 지령에 놀아났단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국정원이 북한의 지령 통로로 알려진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조 모 부국장에 대해 명진 스님은 "공안당국의 주장처럼 공작원이라고 주장하는 조총련 관계자가 네 번이나 남측을 방문하는 동안 왜 체포하지 않았나?"라며 "그가 간첩이라면 왜 한 번도 그가 공작원이니 만나지 말라고 제지하거나 접촉 승인을 불허하거나 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정부의 태도는 끊임없이 모순적이고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족21>이 지령을 받았던 시점이 2006년이라고 하는데, 지령을 내렸다는 정찰총국은 2009년에 만들어진 조직"이라며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마디로 <민족21>에 지령을 내린 기구가 북한에는 없다"면서 "지령의 주체가 며칠 전에는 (북한 내각 산하) 225국이라고 하고 이틀 뒤에는 국방위 산하 정찰총국이라고 한다. 무엇이 진실인가? 지령의 주체조차 헷갈려 하는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강하게 몰아쳤다.

그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고 잠시 몇 사람을 속일 순 있어도 오랜 세월 속일 순 없다"면서 "<민족21>에 대한 부당한 수사를 계속하면서 <민족21>의 명예를 훼손한다면 모든 책임은 당국이 져야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월간 <민족21> 발행인 명진 스님은 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공안 당국의 수사 및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프레시안(최형락)

"국정원, 국가망신원으로 개명하라"

그는 이번 <민족21>에 대한 수사를 "정치적 의도의 보복수사"라며 "원세훈 국정원장은 사퇴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일 공안당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민족21>이 북 공작기관의 지령을 받아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국가변란을 획책했다면 즉각 폐간하고 발행인인 본인이 모든 법적 책임을 다 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이것이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비판해온 나에 대한 보복적 수사이거나 공안당국의 정치적 의도에 따른 부당한 수사라면 이를 주도한 국정원은 즉각 폐원을 하고 책임자인 원세훈 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법적 책임도 모두 져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특히 원세훈 원장이 국정원을 맡은 후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침입해 노트북을 훔치다 덜미가 잡히는 전례 없는 활약(?)을 펼쳤다"면서 프랭크 라리 유엔(UN)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차량 미행, 리비아와 중국에서 국정원 요원들이 추방되거나 구금된 사례 등 국정원의 실책을 연달아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국가정보원이 아니라 국가망신원으로 개명하기를 정중하게 건의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공안 당국이 피의 사실을 공표했다면서 "판결도 나기 전에, 혐의도 확정되기 전에, 조사도 끝나기 전에 이런 식으로 언론에 흘리는 작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갔던 그 당시의 수사당국과 언론들이 벌였던 행태"라며 "건국 이후에 가장 추잡스럽고 더러운 정권으로 명명될 만한 이런 짓들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황당무계하다"며 "아이큐 두 자리만 넘어도 이런 식의 조사는 안 할텐데 이해를 못할 정도의 수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황색 찌라시만도 못해"

<조선일보>가 3일자 '민족21, 천안함 폭침 주도한 北정찰총국 지령받아' 제하의 기사에서 "공안당국은 월간지 <민족21> 관계자들이 북한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아 활동했다는 단서를 확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2일 알려졌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 명진 스님 ⓒ프레시안(최형락)
그는 "<조선> 등의 언론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도 물을 것"이라며 "(<조선> 등의 보도행태는) 공안기관의 브리핑을 앵무새처럼 읊음으로서 스스로 붓의 역할을 저버린 서글픈 한국 보수언론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그는 "언제부터 조선일보가 국정원의 기관지가 됐나"면서 "차라리 발행인을 원세훈으로 바꿀 것을 정중히 권한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에 대해 그는 육하원칙도 갖추지 못한 악의적인 보도라며 "이게 발행부수 제일을 자랑하는 '메이저 신문' <조선>의 기사 내용인가"라고 질타하고 "황색 '찌라시'만도 못한 이 따위 기사를 실어 놓고 한국사회의 색깔논쟁을 부추기는 것"이라 비판했다.

그는 "<민족21> 중의 누구누구도 아니고 전체가 지령을 받았다는 것은 어떻게든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정보 출처인) '공안 당국'도 국정원인지 검찰인지도 명시가 안 돼 있다. 출처도 알쏭달쏭한 기사"라고 말했다. 그는 신도들이 기사를 보고 상처를 받았다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명진 스님 흠집내기 위한 수사" 의혹제기…국정원 "말이 안되는 얘기"

정창현 <민족21> 대표도 "8월 3일자 <조선> 기사와, <민족21> 사무실에 대한 무단 촬영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제기할 예정"이라며 "확인 취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일한 내용을) 인터넷에 게재하거나 보도한 다른 언론사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국정원은 <민족21> 관계자를 압수수색하면서 이 사건은 <민족21>에 관계된 것이 아니라 일부 구성원의 혐의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은 저희가 지령을 받은 주체나 지령의 내용, 어떤 행동을 했다는 등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정원은 (안영민 전 편집주간과 정용일 편집국장) 두 사람에게 '인정하고 일을 끝내자, 그러지 않으면 이 사건을 <민족21>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압박성 발언을 했다"며 "확정되지 않은 혐의에 대해 언론사 편집국을 압수수색하는 것이 정당한 수사 방향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사실상 (언론사) 문을 닫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국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면서 그 배경으로 "명진 스님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지속적으로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기 때문에 <민족21>이 거론된 부분을 명진 스님과 연결시켜서 스님의 활동에 흠집을 내고 막기 위한 그런 차원에서가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정원은 전면 부인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런 의혹에 대해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민족21>을 타겟으로 (수사를) 한 게 아니다. 왕재산(사건)을 조사하다 보니 피의자가 불려왔는데 소속이 <민족21>이었던 것"이라며 "<민족21>을 대상으로 수사했다거나 민주노동당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다"라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말했다. 이는 국정원이 지난 3일자 <조선>의 보도 내용과는 상반되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또 국정원 측은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은 피의자 두 사람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 사건을 잡지사 전반으로 확대하겠다고 압박했다'는 정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 정창현 <민족21> 대표가 3일자 <조선일보> 기사를 가리키며 반박하고 있다. 정 대표는 해당 보도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안(최형락)

명진스님, 거침없는 MB 비판 '여전'

명진 스님은 이날도 정권 전반에 걸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현 정권 인사들에 대해 "본인들은 탈세하면서 일반 국민이 탈세하면 잡으라고 하고, 다운계약서 등 '잡범'수준의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정치지도층"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 MB정권은 '잡범들 수용소'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라며 "국민들에게는 법질서를 지키라고 하면서 온갖 법을 위반하고 부패와 비리를 저지르는 그런 집단들이 모여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명박 씨가 한 말중에 가장 가슴에 와닿는 말이 에디오피아 가서 '나는 십장이다'라고 한 것"이라면서 "맨날 거짓말만 하다가 저건 진실을 얘기하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에 대운하 할 때 '로봇물고기' 만든다고 했으면서 그 로봇물고기는 어디갔나"라고 물으며 "그렇게 말을 잘 뒤집으면 남대문 시장에서 빈대떡 장사를 하라. 잘 뒤집어 좋은 것은 빈대떡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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