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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이승헌 교수, 조선일보 상대로 민·형사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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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이승헌 교수, 조선일보 상대로 민·형사소송 제기

"'흡착물질 조작했다' 발언 안 했는데 했다고 왜곡"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정부의 조사 결과에 과학적 의문을 제기해 온 이승헌 미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가 18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조선일보가 지난 3월 21일 "천안함 조작은 과학공부 안해도 알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자신의 발언을 왜곡하고, 하지도 않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적시했다는 이유다.

이승헌 교수의 대리인인 최강욱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기자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는 조선일보사와 편집국장, 기자들을 상대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그간 이승헌 교수가 정부의 천안함 결론에 대해 각종 기고와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던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국방부는 천안함 잔해(A)와 어뢰 추진체(B)에서 나온 물질과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모의폭발실험에서 나온 물질(C)이 모두 같은 산화알루미늄이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세 물질에 관한 에너지분광분석(EDS) 데이터가 모두 같기 때문이라고 한다.(A=B=C)

(2) 그러나 정기영 안동대 교수, 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 지질과학과 분석실장이 A, B 물질을 실제로 분석한 결과, 어뢰 폭발로 생성된 흡착물질이 아니라 침전물질이라는 결론이 나왔다.(A=B≠C)

(3) 국방부가 'A=B=C'를 주장하기 위해 A와 B의 EDS 데이터와 C의 EDS 데이터를 같아지도록 조작한 게 틀림없다. 결론적으로, C에 관한 EDS 데이터가 조작됐다.


▲ 3월 21일자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 캡쳐

그러나 조선일보는 3월 21일 기사에서 이승헌 교수가 "물리학자 명예를 걸고 말하는데 (천안함 잔해에 남은) 흡착물질(A)은 조작한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C에 관한 EDS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이 교수의 말이 'A를 조작했다'는 말로 둔갑한 것이다.

또 조선일보는 "이(승헌) 교수는 천안함 잔해에서 발견된 흡착물질(A)이 북한의 어뢰 추진체에 남아 있는 물질(B)과 동일하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A≠B'라는 주장을 한 적이 없다.

그밖에 이 교수는 조선일보가 "(천안함 문제는) 과학을 공부 안 했어도 설명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담긴 진의를 교묘한 편집으로 왜곡, 마치 과학적 근거도 없이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이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이 교수가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며 오프더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말한 걸 기사로 쓰면서 그마저도 왜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기사 : "조선일보, '왜곡 안 하겠다' 약속 안하더니 결국 왜곡")

이승헌 교수 측은 소송에 앞서 지난 4월 초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냈다. 중재위는 두 차례의 심리를 통해 조정을 시도했으나 양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 불성립'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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