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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왜곡 안 하겠다' 약속 안하더니 결국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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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왜곡 안 하겠다' 약속 안하더니 결국 왜곡"

천안함 1주기 앞두고 보수언론 총공세 '헛발질'

오는 26일 천안함 침몰 사고 1주기를 앞두고 그간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에 문제점을 제기해 온 과학자·전문가들에 대한 보수언론의 공세가 시작됐다.

선두에 선 <조선일보>는 21일 이승헌 미 버지니아대 물리학 교수,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학 교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 등 천안함 조사의 모순을 지적하는 이들을 싸잡아 공격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들이 제기하는 천안함 조사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따져보지는 않은 채 과학자·전문가들을 '과학적 소양이 없는 비전문가'라고 몰아세우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는 문제의 핵심을 벗어난 것으로 관련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과학자 주장 검토도 안 하고 몰아붙여

이승헌 버지니아대 교수는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조선일보>의 기사는 그동안 내가 해 온 주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쓴 것"이라며 "워싱턴 특파원과의 통화 내용도 왜곡됐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기사에서 이승헌 교수가 "물리학자 명예를 걸고 말하는데 (천안함 잔해에 남은) 흡착물질은 조작한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승헌 교수는 "나는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모의폭발실험에서 나온 흡착물질에 대한 에너지분광분석(EDS) 데이터가 조작된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천안함 잔해에서 나온 물질은 흡착물질이 아니라 침전물질이라는 게 정기영 안동대 교수(지구환경과학과) 등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또 "이 교수는 천안함 잔해에서 발견된 흡착물질이 북한의 어뢰 추진체에 남아 있는 물질과 동일하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나는 그런 주장, 즉 천안함 잔해에서 발견된 흡착물질이 어뢰 추진체에 남아 있는 물질과 동일하지 않다는 주장을 한 적이 없다. 두 물질은 같다"며 "모의폭발실험에서 나온 건 산화알루미늄 흡착물이 분명한데, 그에 대한 EDS 데이터가 천안함 선체와 어뢰에서 나온 침전물의 EDS 데이터와 같기 때문에 그건 결국 폭발실험 EDS 데이터가 조작됐음을 뜻한다는 게 내 주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캐나다 매니토바대 지질과학과 양판석 분석실장이 처음에는 흡착물질을 깁사이트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수산화알루미늄,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라고 주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중요한 것은 양 박사가 지목한 세 가지 물질 모두 수산화알루미늄 계열이라는 것"이라며 "그것은 폭발의 결과로 나온 산화알루미늄이 아니라는 의미인데, 구체적인 물질명이 바뀐 것은 전혀 핵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21일자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 캡쳐

<조선>, '왜곡 안 하겠다' 보장 요구 거부

아울러 <조선일보>는 이 교수가 "천안함 문제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다 이해할 수 있다"며 "과학을 공부 안 했어도 설명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허술한' 것이라는 뉘앙스가 배어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이 나와 인터뷰를 하자기에 '서재정 교수가 답할지 모르니까 그 분과 인터뷰하라'고 했더니 그 특파원이 '서 교수는 물리학자가 아니니까 이 교수와 인터뷰하고 싶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그래서 나는 '흡착물질 문제는 과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몇 번만 설명을 들으면 알 수 있고 서 교수는 학부에서 물리학을 공부해서 과학적 소양이 많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인데, 그걸 마치 아무나 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란 식으로 왜곡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이 인터뷰를 하자고 몇 번 전화했는데 내가 인터뷰를 거부하며 오프더레코드(비보도) 전제로 말한 걸 기사로 썼고, 그마저도 왜곡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왜 조선일보 인터뷰를 거부했느냐'는 질문에 "조선일보는 그동안 나를 사이비과학자라고 부르고 내가 일본에서 한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실력이 없어서 일본에서 한다'는 식으로 폄하했다"며 "또 우리의 주장을 그대로 실은 적도 없고 왜곡만 했기 때문에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신문이 갑자기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편집 책임자가 이메일을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내 주장을 왜곡하지 않겠다는 걸 보장한다면 인터뷰하겠다'고 했더니 '그렇게는 못 하겠다'고 해서 나도 인터뷰를 거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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