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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한반도, 평화로운 관리가 최우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한반도포커스'] 남북 모두 '무리수' 경계해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발간하는 <한반도포커스> 11호(2011년 1·2월호)를 전재합니다.

<한반도포커스>는 극동문제연구소의 교수진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반도 문제 관련 정책소식지입니다. 이번 11호는 '북한 신년공동사설과 한반도'를 주제로 6편의 글이 실렸습니다. 1월 첫째 주 동안 매일 1편씩 소개됩니다. (☞11호 전체 내려받기)

1972년 설립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북한·통일 문제에 관한 연구와 정책 제안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최고의 민간 연구기관입니다. <편집자>


▲ 지난해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사태 2010년을 돌이켜볼 때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된 듯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남북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사건이 전환적 의미를 갖는다고 3일 신년 특별 연설에서 밝히기도 했다. ⓒ뉴시스


2010년을 시작하면서 필자는 이 지면에서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면서도 한반도의 미래를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유관국 지도자들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1년 전 필자는 당시 한반도 정세에 비추어 "한반도의 냉전적 잔영을 제거한 가운데 한반도와 동북아에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미래 역사를 열기 위해 일대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한 처지"를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한반도 비핵화, 평화협정 체결, 북미관계정상화, 남북관계 발전, 동북아 협력안보메카니즘 구축 등 탈냉전프로세스의 핵심 과제들을 달성하기 위해 핵심 당사국들인 북한, 미국, 한국 삼국이 대타협의 정신으로 전략적 결단을 해야 할 절호의 시점이 바로 2010년이다. 핵심 당사국들의 국내 정치적 환경과 다가오는 정치일정 및 지난 해 힘들여 축적해온 동력을 감안할 때 금년을 놓치면 앞서 열거한 핵심 과제들은 다시 한 번 미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 이수훈, '권두언: 2010년, 결단의 해' <한반도 포커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2010)

지난 1년 간 필자가 촉구한 결단은 어느 하나 성사된 것이 없다. 모두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버렸다. 장기간의 개점휴업상태에 빠진 6자회담은 말할 것 없고, 북한 비핵화는 더욱 악화됐다. 남북관계는 더 이상 악화될 여지도 없이 최악으로 내달았다. 3월에 '천안함 사태'라는 참혹한 사건에 연이어 11월에는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도발을 감행하는 미증유의 사건이 발발했다.

군사국가인 북한의 무력도발과 우리 정부의 미흡한 안보태세가 결부되어 빚어진 사태였다. 일순 평화는 사라지고 전쟁가능성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안보환경이 조성됐다. 북미관계도 적대성이 이전보다 더하다. 평화협정이나 북미관계 정상화 문제도 일보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거의 모든 과제들이 뒷걸음질을 쳤다.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국책연구원들이 발간하는 보고서들은 한반도 정세를 비관적 전망으로 일관하고 있다. '제3차 핵실험 감행'을 예측하는 보고서도 나왔고, 서해5도 직접 침공 가능성을 위시한 여타 다양한 형태의 북한 도발을 가능성으로 제시하는 보고서도 주목을 받았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들이라고 본다. 그리고 2011년의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일관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필자는 2011년의 과제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자 한다. 요약하자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안정적인 관리가 2011년의 핵심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한반도에 조성된 군사적 대결상황과 그것이 반영된 대립적 동북아 질서를 완화하는 데 외교적 에너지를 결집해야 한다. 이 상황은 우리에게 일대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관국 모두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패배의 게임'이기 때문에 시급히 종지부를 찍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남북 간 군사적 대결은 해소되어야 마땅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반도의 위기가 동북아 질서를 후퇴시키고, 그 질서가 투사되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초래하는 현 국면의 악순환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둘째, 대북강경책으로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를 물을 때 별로 긍정적인 답을 찾기 어렵다. 보수정부가 흔히 내세우는 '튼튼한 안보'도 허점투성이였음이 증명됐다. 비핵화를 최고의 외교안보 과제로 내세웠지만 북핵문제는 오히려 이전보다 악화되었다. 대북강경정책을 구사하는 과정에서 동북아 외교에도 난맥상이 드러났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그 예가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대북강경정책을 수정해 대화와 외교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다룰 필요가 있다.

셋째, 현실적 안목을 갖춘 외교안보전문가들 중에 한미동맹을 경시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미흡한 자위력에 비추어 한미동맹을 굳건히 발전시켜 나가는 문제와 한미동맹만 강화하면 나머지 남북관계나 한중관계 등이 부수적으로 잘 관리될 수 있다는 인식은 차원이 전혀 다르다. 한미동맹강화노선은 균형의 견지에서 적실성이 떨어지고, 동북아 지정학에 비추어 실용 노선이 아니라 이념 노선일 개연성이 높다.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구도와 경제적 실리를 따져볼 때 어느 한 국가에 과잉되게 쏠리는 것이 바람직한 외교노선인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넷째, 한미동맹 강화와 연동되어 있는 문제가 바로 한중관계다. 급기야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경향성을 띤 국제정치학자들도 중국을 미국과 더불어 포괄해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 정부는 이전에 어렵사리 쌓아왔던 한중 양국 간의 정치적 신뢰를 상당히 훼손했다. 현 정부는 한중관계를 이전의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로부터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

그런데 정작 "전략적"이라는 이름에 값하는 대화와 정책공조가 일어나고 있는가는 의문이다. 천안함 외교를 계기로 한중관계는 눈에 띄게 악화되었다. 상대방에 대한 인식에도 상당한 혼선이 빚어진 것 같고, 국민들의 인식에도 파장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무엇보다 중국을 중시해 상호이해, 상호존중, 상호신뢰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의 노력이 있어야 하고, 그런 토대위에 실리적 견지에서 협력해나갈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

다섯째, 6자회담 재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현재 북핵문제를 비롯해 여타 동북아의 안보와 평화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다자대화틀은 6자회담뿐이다. 이 틀을 활용한 외교를 펼쳐야지 개점휴업상태를 너무 오래 지속하면 점차 재개의 동력이 떨어진다. 중국이 중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서 북한을 설득하고 새로운 제안을 만들어 나오면 한국과 미국이 수용하는 방향이 옳다. 6자회담을 이런 저런 상황을 빌미로 미루면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접근하며 북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현상을 돌파하고 재개의 동력을 마련하는 데 한국정부의 전향적 사고와 입장이 필요하다.

2011년의 한반도 정세는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주요 국가들의 2012년 정치일정을 앞두고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남북관계는 2012년 대선과 관련된 정치적 고려와 득실 계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더구나 남북 간에는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해 있고 정치적 냉기가 극단적으로 치달아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남북을 막론하고 무리수를 경계해야 할 한 해가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가 기본적이면서도 최우선 순위로 되어야 할 것이다.

* 원제 : 권두언-2011년을 평화롭게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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