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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도 '미네르바'…오래 전에 '유로존 위기'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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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도 '미네르바'…오래 전에 '유로존 위기' 예측

<뉴욕타임스> "독학 블로거, 기존 경제분석 모델 비웃어"

유럽의 재정위기가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가 유럽의 한 60대 블로거의 사례를 통해 거시경제학자들의 무능력을 꼬집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신문은 9일 "오래전부터 유로존은 유지될 수 없다고 거듭 예측해온 영국 태생의 한 블로거의 경고에 대해 주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면서 '독학 이코노미스트' 에드워드 휴(61)를 소개했다.

휴는 스페인에서 파트타임 영어 교사로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인터넷 공간에 자신의 경제 분석과 예측을 끊임없이 글로 올렸다.

특히 그는 "노령 인구가 증가하고, 근검절약 정신이 투철한 독일인들과 상대적으로 젊고, 신용카드를 펑펑 써대는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사람들과 유로를 함께 쓰면서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처럼 어리석은 정책 판단은 없었다"고 경고했다.

▲ 에드워드 휴.
IMF도 도움 요청하는 이코노미스트로 떠올라

<뉴욕타임스>는 "요즘 유럽의 부채위기가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유로 가치가 떨어지고, 유로존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미국의 백악관 정책결정자들을 비롯한 유력인사들이 그의 방대한 글들을 '필독자료'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는 스페인 경제 분석에 대해 그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유럽 정부들이 부채 문제에서 벗어나 성장세를 회복하는 문제가 심각한 현안으로 떠오르자 비로소 그의 통찰과 지혜를 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각종 신문 기고, TV와 라디오 출연, 여러 정책관료들과의 면담 등에서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거의 동일하다. 스페인을 비롯해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고 이탈리아 등 유로존 국가들은 유로화라는 공통 화폐에 묶여 있어 환율을 상승시켜 수출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공공 및 민간의 임금을 20% 정도로 삭감하는 등 비용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이런 상황을 예견해 유로존의 존속이 어렵다고 예측한 근거로 '인구학적 요인'에 주목했다. 현대 거시경제학 모델에 비중있게 반영되지 않는 요인이다.

그는 "고령 사회가 되면 신규주택을 구입할 20~40대 인구가 적기 때문에 저축을 많이 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나라는 신용통화에 의존한 성장을 한다"면서 독일과 상대적으로 젊은 다른 유로존 국가들을 비교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독일은 평균 연령이 45세로 더 고령화되고 있는데, 인구는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수출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반면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은 부채에 의한 소비에 몰두해 왔다. 특히 신규주택과 소비재 수요로 주택거품이 형성되고, 임금은 상승해 독일과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처럼 검소한 나라들과의 산업 경쟁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잡다할 뿐 근본적으로 쓸모없는 경제분석모델에 매달려"

그렇다면 수많은 경제학자들은 왜 휴처럼 유럽의 재정위기를 예측하지 못했을까? 이에 대해 휴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잡다할 뿐 근본적으로 쓸모없는' 경제분석 모델에 의존하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는 결과도 놓친 것"이라면서 "대혼란이 초래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리버풀 태생인 휴는 명문 런던정경대(LSE) 출신이지만 모든 분야에 대한 넘치는 지적 호기심으로 박사학위는 물론 풀타임 교수 직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전대미문의 금융위기 속에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그로부터 '까막눈'이라는 비난을 받는 처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유로존의 문제가 심각하게 떠오르면서 그의 이런 비판은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 관료 출신으로 현재 유명 블로거이기도 한 브래드 드롱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교수는 "휴는 나에게 소중한 정보 통로가 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영국 런던의 투자연구소 베어리언트 퍼셉션의 조나단 테퍼는 "휴는 유럽 내분의 불균형에 대해 매우 명확한 분석을 해왔으며, 이코노미스트나 분석가들의 시야에 이런 문제가 포착되기 오래 전부터 위기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면서 "그는 생각하는 기계"라고 찬사를 보냈다.

<뉴욕타임스>는 "유럽, 특히 스페인에는 아직 미국의 주택거품 붕괴를 예측해 명성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같은 이코노미스트가 없다"면서 에드워드 휴가 그런 반열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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