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엄기영 사장은 <PD수첩>을 지킬 용기가 있는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엄기영 사장은 <PD수첩>을 지킬 용기가 있는가?

[최진봉의 뷰파인더] 방문진 '시사프로그램 통·폐합' 요구의 숨은 뜻

문화방송(MBC) 노조가 엄기영 사장의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눈치보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관련 기사 : 방문진 "<PD수첩> 등 MBC 시사프로 통·폐합하라")

방문진의 해임 압박에 '뉴MBC 플랜'을 발표하며 외부의 압력에 흔들림 없이 MBC를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던 엄 사장이 최근 방문진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어, 과연 MBC 경영진이 방문진의 무리한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문제는 엄사장이 이처럼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동안 여당 성향의 방문진 이사들의 무리한 요구가 날로 도를 더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MBC의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 통폐합 요구다. 여당 성향의 방문진 이사들은 지난 23일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MBC 경영진에게 <시사 매거진>, <뉴스 후>, <PD수첩> 등 MBC의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들을 통폐합할 것을 요구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왜 갑자기 시사 프로그램의 통폐합을 요구하고 나왔을까?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한 시사 프로그램을 대폭 줄여, 언론의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 기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밖에 이해될 수 없다.

▲ 방송문화진흥회 김광동 이사가 프로그램 통폐합을 거론한 MBC 시사프로갬 <뉴스후>, <PD수첩>, <시사매거진2580> 등의 로고. ⓒ프레시안

'권력 감시' 피하고 싶은 권력, 시사 프로그램 통폐합 요구

여당 성향 방문진 이사들의 시사 프로그램 통폐합 요구는 언론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을 MBC에서 없애려는 시도로 어느 곳에서도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무리한 요구다.

언론학에서 가르치는 언론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은 환경 감시 기능이다.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임받아 사회적 권력 기관에 대해 감시와 견제의 기능을 수행해야 하고 각 언론사들은 이를 위해 시사프로그램과 탐사 프로그램들을 제작, 방송하고 있다.

그중 MBC의 <시사 매거진2580>, <뉴스 후>, <PD수첩> 등은 대표적인 시사, 탐사 프로그램으로 우리 사회 권력기관들의 문제점들을 집중적으로 취재하여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프로그램들이다. 특히, MBC의 시사 프로그램들은 그동안 우리사회의 논란이 되는 문제들에 대해 심도 있는 취재와 문제 제기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 왔다.

그러던 것을 이명박 정부에 의해 새로 임명된 여당 성향 방문진 이사들이 MBC 경영진에게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편성된 시사 프로그램들을 축소하라고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기능을 축소하라는 요구나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시사 및 탐사 프로그램의 축소는 결국 언론의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 기능의 축소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엄기영 사장은 용기가 있는가

MBC 시사 프로그램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부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여당 성향 이사들은 이들 프로그램을 눈엣가시로 여겼던 것이 틀림없다. 여당 성향 방문진 이사들이 'MBC 시사프로그램 통합 및 축소'를 요구한 것은 MBC의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기능, 권력 감시 기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MBC 경영진은 방문진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언론의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을 축소 또는 억압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언론의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의 상실은 결국 국민의 알권리의 상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얼마 남지 않은 임기를 보장 받기위해 원칙을 벋어나 적당히 타협하는 행위는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짓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