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美 "北미사일 요격실험 3회 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美 "北미사일 요격실험 3회 했다"

MD예산 확보 총력전?…北로켓-MD-동북아정세 고차방정식

미국 국방부는 25일 북한이 미 본토를 겨냥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이미 3차례의 요격 실험을 마쳤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MD)국의 패트릭 오라일리 국장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의 전략군 소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MD 청문회에 출석해 "제한적이고 초보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알래스카에서 응전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3차례 (요격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오라일리 국장은 3번의 실험을 통해 현재 미국의 MD 체계로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상당히 많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동시에 상공에 쏘아 올리게 되면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北미사일보다 MD 예산 확보와 관련된 듯

오라일리 국장의 발언은 이달 들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설이 불거졌고, 지난 10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본토를 향한 미사일 발사준비를 계속한다면 미국은 이를 요격하기 위한 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그가 밝힌 MD 실험은 과거 수 년 간 실시된 것을 종합 집계한 것으로, 게이츠 장관의 '요격' 발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 보인다. 오라일리의 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방예산 감축 방침에 따라 MD 예산이 삭감의 표적이 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MD 정책은 현재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대통령 선거 운동 때 '기술적으로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재고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보아 MD에 대해 회의적이며, 따라서 경제위기를 명분으로 관련 예산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의회 연설에서도 병력 규모와 군인들의 급료 및 복지혜택은 늘려나가겠지만, 냉전 시대의 불필요한 무기는 줄이겠다고 말했다. MD가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고 있는 현실로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이 MD를 '냉전 시대의 불필요한 무기'로 볼 가능성은 있다.

요격 시도 실제 가동 어려운 까닭

북한이 실제 미사일을 쐈다고 해도 미국이 MD 체제를 가동해 요격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오라일리 국장이 밝힌 대로 '제한적이고 초보적인' 실험 결과만 가지고 실제 요격에 나섰다가 실패할 경우 미 군부와 군산복합체는 치명상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실전에 쓰인 적이 없는 MD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찰스 맥키어리 국방부 작전실험평가국장이 이날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보낸 서면자료는 이를 뒷받침한다.

맥키어리 국장은 자료에서 대포동 2호와 같은 장거리 미사일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대상으로 한 '지상발사형 중간단계 방어(GMD)' 요격실험에서 MD는 '제한된 능력'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매키어리 국장은 단거리·중거리 미사일을 대상으로 한 해상 이지스함(이지스 BMD)과 최종단계 고고도 전역방어(THAAD)의 요격실험에서는 목표물을 탐지·추적·요격하는데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해 일부 분야에선 MD가 성공 단계에 들어섰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설령 미국의 요격 시도가 성공한다고 해도 '실험용 인공위성'을 요격할 수 있느냐는 국제법적인 논란이 불거지는 한편, 무엇보다 '공격'을 당한 북한이 가만있지 않을 게 분명해 실제 요격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美 전문가들, 미사일 요격에 '물음표'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 미사일 요격에 신중론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 같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 연구기관인 글로벌시큐리티의 찰스 빅 선임 연구원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26일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일본 상공을 지나 약 41도의 기울기로 남태평양 방향으로 날아가 미국 영토인 하와이에 미치기 훨씬 전에 지구 궤도에 도달할 것"이라고 추정, 이 경우 북한의 미사일은 "미국 영토 어느 곳에도 가까이 접근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빅 연구원은 이어 "미국이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겨냥해 발사돼야만 한다"며 "기술적으로는 주일 미 해군이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겠지만 북한은 이를 전쟁 행위로 간주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주장하는 북한에 대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나서 제재를 가하는 조치 외에는 별다른 게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선임 연구원은 "미국이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 아직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실제 요격할 개연성은 낮다"며 "설사 미국이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한다 해도 북한의 사후 대응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새로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할 수 있고 미국의 요격을 군사 행위로 여겨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크게 고조될 수도 있다"며 "북한이 보복 수단으로 다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한 해군이 침입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재단 소속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역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미국이나 동맹국들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요격하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다며, "미사일을 요격한다면 북한은 '미국이 도발 행위를 했다'며 자국에 쏟아질 비난을 미국으로 전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도 25일 국제위기감시기구(ICG)의 대니얼 핑크스턴 수석 연구원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경우 동아시아의 위기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한다면 북한은 이를 6자회담에서 탈퇴하면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구실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北방송, '인공위성' 및 '우주의 평화적 이용' 강조

한편,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25일 자신들이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인공위성이며 우주 공간에 대한 평화적 이용권은 어느 나라에나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 방송은 이란의 인공위성 오미드 발사 성공 사례를 거론하며 "우리 공화국의 평화적 우주진출과 이용 정책은 시대발전에 부합되는 정당한 것이며, 이를 막을 힘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평화적인 우주이용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전에 평화적인 우주연구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을 꾸려놓았다"며 "지금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발전하는 현실과 국제적 추세에 맞게 우주를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24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광명성 2호'의 발사를 예고한 것에 국제사회가 장거리 미사일 시험용이라며 우려를 표시하는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이어 방송은 이란의 위성발사는 "국력을 시위"하는 것이자 우주개발·이용에서 "독점권이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미국 등이 이란의 위성운반 로케트 발사에 대해 탄도미사일 기술개발용이라며 "시비질"하고 있으나 이란은 "개의치 않고" 우주진출 경쟁에 더욱 적극 나서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북한의 '의지'를 우회 표명했다.

이어 방송은 "우주 개발과 그 이용이 평화적 성격을 띠고 인류의 복리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이라면 "누구도 시비질하며 뒷다리를 잡아당기지 말아야 한다"며 "우주 과학기술 경쟁도 평화적 환경에서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모두에게 이롭고 인류의 문명발전도 그 만큼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베트남, 인도, 태국, 벨로루시, 베네수엘라 등 많은 발전도상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우주 이용에 달라붙고 있다"고 상기시키고 "우리 나라도 국제사회의 한 성원국으로 우주진출의 선택권, 우주 과학기술 경쟁에 나설 당당한 권리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