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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발사 본격 준비중" 발표 北의 노림수는?

내달 8일 최고인민회의 선거 전후 유력…美 대응 촉각

북한의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24일 '시험통신위성'인 '광명성 2호'를 운반로켓 '은하 2호'로 발사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1998년 발사한 발사체가 인공위성 '광명성 1호'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은 그것을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간주하고 '대포동 1호'로 명명했다. 북한이 이번에도 '인공위성'을 주장하는 이유는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북한의 탄도미사일 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18호를 위반한 것이라는 시비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인공위성과 미사일은 '표리의 관계'이기 때문에 북한이 실제로 인공위성을 발사한다 하더라도 발사체의 정치군사적인 의미는 미사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인공위성 개발 및 실험 강하게 정당화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현재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운반로켓 '은하 2호'로 쏘아 올리기 위한 준비 사업이 함경북도 화대군에 있는 동해 위성발사장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그러나 발사 시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화대군 위성발사장'은 1998년과 2006년 미사일을 시험발사가 이뤄진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을 의미한다.

대변인은 이어 "이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리나라(북한)의 우주과학기술은 경제강국을 향한 또 하나의 큰 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우주개발전망계획에 따라 우리는 1단계로 가까운 몇 해안에 나라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통신, 자원탐사, 기상예보 등을 위한 실용위성들을 쏘아올리고 그 운영을 정상화할 것을 예견하고 있다"고 말해 이번 발사가 향후 있을 일련의 위성 실험의 일환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대변인 담화는 "우주는 인류공동의 재부이며, 오늘날 우주의 평화적 이용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자호 북한은 "우주개발과 평화적 이용정책"에 따라 "1980년대부터 자체의 힘과 기술로 인공지구위성을 쏘아올리기 위한 연구개발 사업이 줄기차게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국내정치용이자 대미협상용…"상황 반전 여지 있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은 이달 초부터 시작됐다. 이에 대해서는 오바마 신임 미 행정부의 눈길을 끌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던 북한은 이제 미국과의 협상을 앞당기기 위해 실제 행동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최근 만난 북한 측 인사들이 "2012년 강성대국으로 가는 길에서 우리는 기다릴 시간이 없다. 미국이 빨리 대화에 나오지 않으면 우리는 빨리 쏘겠다"며 시험발사를 기정사실화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로켓 발사의 '디데이'가 내달 8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기준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북측 인사의 말을 전했다.

북한은 1998년에도 7월 26일 제10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한 뒤 8월 31일 '광명성 1호'를 발사했다. 그 후 북한은 9월 5일 제10기 1차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김정일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함으로써 본격적인 '김정일 체제'를 개막했다.

그러한 과정과 유사하게 북한은 내달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뒤 인공위성(혹은 미사일)을 쏘고, 제12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를 열어 김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하며 2012년까지 '강성대국 건설' 목표를 강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장거리 로켓 카드가 대미 대화 재촉용임과 동시에 북한의 국내정치적 필요성에 의해서도 고려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군사기술 향상의 확인, 강성대국의 징표라는 국내정치적 이유, 대미협상용 이렇게 세 가지 의미가 있다"라며 "그러나 지금이라도 국내정치적 목적을 상쇄할만한 미국의 협상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면 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그러나 "안보리 결의안 1718호는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기술'을 포괄적으로 명시했다"며 인공위성을 쏘면 1718호 위반 논란을 피해갈 수 있다는 주장과 다른 견해를 내놓으면서, "또한 미국이 이미 1718호 위반이라고 못을 박은 상황에서 미사일을 쏘게 되면 오바마 행정부가 취임 초기 행사할 수 있는 대북 이니셔티브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막는 게 중요하고 상황이 풀어질 여지는 남아 있다"며 "긴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 협상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조속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와의 대화가 시작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때문에 미사일을 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도 인공위성을 내세우는 이유가 될 것"이라며 "강성대국이라는 명분으로 인공위성을 쏘겠지만 실제로는 미국에 대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영철 현대사연구소장은 "6자회담은 그것대로 하고, 북미 직접대화를 하게 된다면 본격적인 정치·경제회담으로 만들자는 의미도 있다"며 "북미 정치·군사회담으로 가면 결국 핵문제와 군축 문제까지 다루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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