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새로운 역사 창조'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일까.
20일(현지시간) 오바마가 취임 연설을 하는 순간에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 지수는 하락하고 있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2.13포인트(4.01%) 급락한 7949.09로 거래를 마감됐다.
다우지수, 역대 대통령 취임일 사상 최대 폭락
다우지수가 지난해 11월20일 이후 꼭 2개월만에 8000선이 다시 무너진 것이다. 112년의 역사를 지닌 다우지수의 이날 낙푝은 역대 대통령 취임일 중 사상 최대다.
나스닥 지수는 88.47포인트(5.79%)나 폭락한 1440.8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44.90포인트(5.28%) 내린 805.22로 마감해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급락했다.
뉴욕증시는 오바마 취임이라는 호재보다는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로 휴장한 전날 "오바마 경제팀도 구태의연한 구제금융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 더 큰 악재로 작용했다.
오바마의 취임식에 앞서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미국의 2차 구제금융계획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하고, 세계적인 투자전략가 마크 파버는 "금융위기를 일으킨 장본인들이 마련하는 구제책의 효과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등 혹평을 쏟아낸 것이다.
대형 상업은행주, 폭락장 주도
특히 투자은행들에 이어 상업은행들의 연쇄 파산을 경고해온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의 은행들이 안게 될 신용손실이 3조6000억 달러에 이르는 반면, 현금 보유는 1조4000억 달러에 불과해, 전체가 지급불능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상업은행발 2차 금융쇼크를 더욱 분명하게 제시해 큰 충격을 주었다.
실제로 자산규모 미국 1위인 상업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대형 상업은행 웰스파고가 추가적인 자본 조달이 필요하다는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제기되면서 이날 20% 넘게 급락했다. 씨티그룹도 17% 이상 떨어졌고, 뉴욕 멜론은행은 14%가 떨어지는 등 금융주들이 폭락장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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