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티그룹 빌딩 앞에 켜진 빨간 신호등. 월가 상업은행들의 위기를 경고하는 듯하다. ⓒ로이터=뉴시스 |
이제 금융위기는 월가의 최대 상업은행들을 다시 겨냥하고 있다. 이미 자산 규모로 세계 최대 금융기업인 씨티그룹은 3600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주가 하락, 기본자본비율 하락 등 악재 비슷
하지만 월가에서는 씨티그룹은 오히려 양호한 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무너지는 사태를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다음번에 가장 유력한 구제금융 대상은 자산 규모로 미국 2위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이다.
BoA의 주가는 11월 들어 지난주까지 52% 하락했다. 금융주 가운데 씨티그룹 다음으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씨티그룹은 60% 떨어졌다.
씨티그룹과 비교할 때 주가 이외에 기본자본비율(Tier 1)도 '다음번 타자'를 예측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금융업체 조사기관 '크레딧사이츠'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이 예상보다 나빠질 경우 BoA의 기본자본비율은 7.15%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 비율은 6%를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자본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 비율이 7%대로 낮아지면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진다고 분석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웰스파고도 위험 수위다. 웰스파고는 최악의 경우 6.9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씨티그룹의 경우 기본자본비율이 8.64%로 오히려 BoA나 웰스파고보다는 높은 수준인데도 파산 위기에 몰렸다.
이들 상업은행들은 급격히 부실화될 우려를 크게 하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최근 금융위기로 인해 무너진 월가 금융회사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위험 자산이 큰 규모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BoA는 메릴린치뿐 아니라 미국 최대 모기지 대출업체인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을 인수했다. 컨트리와이드 인수 이후 BoA의 모기지 대출 규모는 2500달러에 달하게 됐다.
웰스파고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상업은행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JP모건체이스에 이어 자산규모로 미국 4위였던 와코비아를 인수키로 하면서, 부실대출 비중이 큰 와코비아의 소비자 대출 2600억달러를 떠안게 됐다.
이런 면에서 베어스턴스와 세계 최대의 저축대부조합 워싱턴뮤추얼을 인수한 JP모건체이스도 모기지 관련 부실 가능성이 높아진 상업은행으로 지목되고 있다.
"월가에 1조2000억 달러 추가 수혈해야 할 것"
폴 밀러 프리드먼빌링스램시 애널리스트는
이와관련, 프리드먼 빌링 램시앤드컴퍼니의 폴 밀러 분석가는 "이들 상업은행이 정부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될 것리아고 확신한다"며 "금융업계는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을 수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그룹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한 유럽 최대의 상업은행 UBS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날 미국의 경제전문방송 <CNBC>
UBS는 씨티그룹과 신용손실 1위를 다툴 정도로 부실이 심해, 지난달 스위스 중앙은행과 UBS는 600억달러의 부실 자산 등을 UBS의 장부에서 별도의 법인(배드뱅크)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스위스중앙은행은 540억달러를 배드뱅크 출자와 UBS 대출금으로 지원하고, UBS는 60억달러 규모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등 일부 전문가들은 씨티그룹이 UBS처럼 조만간 또다시 추가 구제금융을 받아야할 처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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