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 등에 보도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이날 두바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금융 위기로 인해 미국 금융기관들이 입을 신용 손실이 3조6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면서 "이런 예측이 맞는다면, 미국 금융 전체가 지급 불능 상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로이터=뉴시스 |
그는 "미 금융권이 보유한 현금은 1조4000억 달러 뿐이기 때문에, 미국의 금융 시스템 자체가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루비니 교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촉발되는 현재의 금융 위기가 12단계에 걸쳐 일어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몇년 전에 제시해 적중시켜 세계적인 금융 위기 전문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경제학자다.
마크 파버 "위기 만든 장본인들의 구제 정책에 회의적"
이처럼 불길한 '예언'은 최근 미국 정부가 2차 구제 금융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국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위장된 선물에 불과하다"면서 이 방안이 실패할 것으로 경고한 것과 맞물려 파장을 더하고 있다.
'닥터 둠'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 전략가 마크 파버도 19일 미국의 금융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금융 정책 주체들에 대한 강한 불신을 밝혔다.
파버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준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인위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문제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면서 "이들이 금융 시스템 구제의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 자체가 정책 효과에 대해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미국 금융계 전체의 지급 불능 사태를 경고한 루비니 교수는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도 분기마다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이 - 3.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선진국들의 동반 경기 침체로 인해 신흥시장 국가들도 경착륙을 피할 수 없어 전 세계 경제가 -0.5%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루비니 교수는 19일(현지 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RGE모니터'에 게재한 경제 전망에서 "이번 경기 침체는 2차 대전 이후 가장 길고 혹독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제 겨우 침체국면의 절반을 지났을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7년 12월 시작된 이번 경기 침체가 연말까지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며, 2010년이 되어서나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기업들의 대량 감원 사태가 이어지면서 실업률은 내년초 9%까지 치솟고, 주택가격은 내년 중반까지 고점 대비 44%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제 성장률, 5% 이하로 급감할 것"
루비니 교수는 미국 이외의 나라 중 영국도 올해 GDP 증가율은 -2.3%를 기록하고, 유로존은 -2.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의 경제 성장률도 -2.5%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고, 중국은 경착륙으로 평가되는 7%도 못되는 5% 이하로 성장률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로 국제유가의 대표적 기준 원유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평균 30~4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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