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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그런 정신으로 어찌 싸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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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그런 정신으로 어찌 싸우나

[윤재석의 '갑론을박']<1> 武人의 생명은 勇氣

그야말로 시나리오를 짠 것처럼 순서에 입각해 착착 진행되는 형국이다. 사안에 대한 시민사회나 군의 충정어린 우려는 우이독경에 불과하다.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과 성남비행장 고사(枯死)작전 말이다.

한나라당까지 성남비행장 枯死 나서

드디어 한나라당까지 나섰다. 오늘(15일)자 조선일보 1면 톱 "모든 군사공항 주변 일괄 규제완화 검토"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어제 전국 군사공항 주변의 고도제한 같은 규제 등을 일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다.

해당 매체의 공신력에 비춰 추가 취재 필요성이 없지 않지만, "도심에 있는 군사공항 등의 경우, 오래 전에 설정해 놓은 규제들이 많아 당으로 민원이(!) 계속 제기되고 있으니 규제들이 과연 현실에 맞는지를 합리적으로 점검하고, 과도한 규제는 없는지 일괄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는 임태희 정책위의장의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발언까지 인용한 걸 보면 터무니없는 추측 기사는 아닌 것같다.

아울러 "군사공항의 상당수가 과거에는 도시 외곽에 있었지만, 도심이 커지면서 시내 중심에 위치하게 됐고, 성남지역만 해도 서울공항 때문에 고도 제한을 받아 도시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등 문제가 많으니 이번 기회에 전국적으로 검토해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홍준표 원내대표의 발언도 실었다.

"차제에 도시 군사공항 다 없애자!"

여기에 "성남, 수원, 대구, 광주, 청주 등 전국적으로 10개가 넘는 도심 군사공항 때문에 피해 받는 주민들이 1000만 명이나 되고 과도한 규제 때문에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소음피해 등도 심각하다"는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의 지원사격 발언까지 있었다.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과(!) 관련, 일부 신중론을 펴는 의원을 빼놓고 한나라당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무늬만 녹색성장을 내세운 이명박 대통령의 토건주의 철학을 현실적으로 수용하자는 것이 그 하나. 그에 더해 군용비행장이 있는 지역구 출신 현역의원들로선 이번이 오랜 숙원을 해결할 절호의 찬스기회로 총대를 메는 형국이다.

실제로 지역구에 수원공군기지(K-13)를 두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국방력을 약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대안을 내놓으면서 도심공항은 이전하고, 이전한 공항 자리에는 경제 살리기를 위한 성장동력 산업단지를 유치해 육성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지난 8일자 <프레시안 시론> '오호 통재 대한 공군'에서도 지적했다시피, 일국의 수도라면 수도와 국가원수의 안위를 위해서도 군사비행장의 완벽한 포진이 필수요소다. 하물며 주적을 코앞에 두고 있는 대치 상황임에랴.

그런데 서울공항을 내쫓으려다 활주로 각도 변경이라는 편법으로 고층건물 신축 허용을 시사하는가 했더니, 이젠 모든 군용비행장 주변의 규제 완화를 하겠단다. 종국에 가선 "방 빼!"라는 얘기가 ? 나올 게 뻔하다.

김용갑 前 의원도 개탄

오죽하면 진보 진영에서 '보수꼴통'으로 폄하하는 김용갑 전 한나라당 의원조차 안쓰러운 말문을 열었을까.

한나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김 전 의원은 그제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보수정권인 이명박 정권이 제2롯데월드를 허용키로 한 것은 아이러니다. 만일 좌파정권에서 지금처럼 활주로를 3도 틀어서 제 2롯데월드를 허용해주겠다고 했다면 보수단체에서 반대 집회와 서명운동을 하고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보수인 이명박 정부가 이렇게 하니까 이러지도 못하고 참 곤혹스럽다"며 "그렇다고 안보에 문제가 있는 것을 그냥 방관하고만 있을 수는 없고, 반대할 것은 반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총체적으로 볼 때, 한나라당은 제2롯데월드 건과 관련해선 당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안보 강화'에 대해선 관심이 없이 오직 주군에 대한 맹종과 함께, 찬스를 살린 이익 챙기기(해당 지역구의원의 경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空軍 계속 함구하면 '역사의 죄인'

거기다 제1야당이라는 민주당은 이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아는지 모르는지 오불관언이다. 하기는 그 당이 언제 안보에 관심이 있기나 했나.

결국 믿을 곳은 군 밖에 없는데, 요즘 군, 특히 공군 하는 모양을 보면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위에서 찍어 누르는 대로 그저 따라갈 뿐, 도대체 영혼이나 있는지 궁금하다. 그런 약한 몰골로 '초전박살', '필승공군'을 외칠 수 있는가.

필자 이메일: blest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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