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空軍, 이젠 커밍아웃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空軍, 이젠 커밍아웃을!

[시론] 제2롯데월드, 대통령 목숨까지 담보로?

8일자 <프레시안 시론> '嗚呼 通哉 大韓 空軍'에서 우려했던 것은 바로 지금과 같은 사태다. 그 글에서 내가 제기했던 논지는 성남비행장(K-16, 서울공항이란 명칭은 오도의 여지가 있다)의 전략적 중요성을 도외시한 정부의 제2롯데월드 신축허용 방침이 토건주의에 경도된 안보불감증의 극명한 사례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공군 스스로 목소리를 내라고 주문했다.

수도권 방어 輕공격기부대 原州로

그 직후 공교롭게도 공군이 제시한 KA-1 경(輕)공격기 대대의 원주소재 제8전투비행단(K-46)으로의 이전안을 국방부로부터 승인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KA-1 대대는 평시엔 북한 특수부대의 침입을 막고, 전시엔 북한 지상군 침투를 저지하는 역할을 맡은 부대다.
공군은 이 안이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이전하는 것으로 제2롯데월드와 관련이 없다고 친절하게 부연 설명까지 했다. 문제는 KA-1 대대가 원주기지로 이전할 경우, 그에 따른 비용 발생은 차치하고라도 특수부대 침투나 전시에 서해안이나 서부전선까지 날아오는 데 시간이 걸려 전술전략상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참고로 공군이 비행안전성 우려와 관련해서 애써 해명한 "제2롯데월드와의 관련성 없음"주장은 군색한 변명이다. 작년 초 제2롯데월드 재추진설이 등장했을 때 이미 KA1-대대 이전 불가피성(확정이 아님)이 제기된 바 있다.

롯데, 대통령 전용기까지 내쫓아?

그런데 어제(11일) 정부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공군은 최근 서울 잠실에 제2롯데월드가 신축되면 성남비행장을 이용하는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를 김포공항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조종사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가해 성남비행장이 군용비행장으로서의 기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할 뿐 아니라 비행착각으로 인한 대형 참사가 우려되며, 특히 국가원수의 안위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충정이 담긴 제안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공군의 제안은 관련부처 협의과정에서 최종 수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 전용기가 김포공항으로 옮겨가면 제2롯데월드 신축에 따른 비행안전성 논란이 증폭될 것을 우려한 정부(구체적으로는 국방부)의 반대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내놓은 국방부의 다음과 같은 해명이 걸작이다.


"국방부와 공군은 서울기지의 작전운영 능력과 비행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모든 대안을 실무 검토해왔다. 그 결과 대통령 전용기는 활주로 방향을 변경하고 비행안전을 위한 필요장비를 보강한다면 제2롯데월드를 신축해도 비행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실무 검토 과정에서 보다 확실한 판단을 하기 위해 국토해양부, 항공안전본부 등 관계기관과도 협조했다."

국방부, "이전하면 위험성 인정" 거부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제2롯데월드 부지에서 5.5km 거리에 있는 성남비행장은 제15혼성비행단 소속 전투기와 미 육군 2사단 2 항공여단 2대대(2-2AVN 2nd battalion) 소속 항공기, K-46기지 이전이 승인된 KA-1 대대 경공격기, 북한지역 정찰기, 대통령 전용기, 외국귀빈 탑승 항공기 등이 이용하는 분주한 기지다.

따라서 K-16기지에 대한 총체적 상황과 문제점 및 해결책에 관해선 공군이 가장 잘 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성남비행장 비행 안전과 관련해 제기되는 우려를 희석 또는 무마하기 위해 준전문가 그룹인 국토해양부와 항공안전본부의 평가를 들이대는 상식 밖의 행태를 보였다.

마치 한반도 대운하 기도에 대해 환경학자, 토목공학자, 경제학자로 이뤄진 교수그룹의 논리적 문제 제기에 대해, 목사 출신의 대운하 비전문가와 행정관료 출신의 대운하 비전문가 장관이 어깃장을 놓았던 것처럼 말이다.

공군 1호기의 김포 이전 제안을 수용할 경우 증폭된 성남비행장의 안전 문제가 큰 부담이되었을 것이다. 공군1호기 이전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롯데 측이 부담할 수 없다고 버틴 것도 또 다른 이유라는 것이 군 소식통의 전언이다.

오늘(12일)자 국민일보 1면 최현수 군사전문기자는 공군의 새로운 방침을 보도했다. 제2롯데월드 완공 시 공군1호기의 이착륙에 안전이 결코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GPWS외에 별도의 경보장치를 달고, 제2롯데월드에도 ACAS라는 충돌방지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공군, 확실한 입장 천명을

알려진 대로 국방부와 공군은 그간 △서울공항 이전 △동·서편 활주로 모두 10도 조정 △동편 활주로 3도 조정 등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고, 이들 방안에 따른 비용을 롯데 측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해왔으며, 최근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마지막 안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왠지 모르지만 정부는 갖가지 무리수와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롯데 측에 최혜(最惠)를 하사하려 애쓰고 있다. 그 소소한 내막이야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정말 이대로 두어야 하는가.

사실 요즘 공군이 보여주는 몸짓은 사안의 심각성에 비춰 심히 나약하고 어정쩡하다. 애초부터 제기돼 왔던 비행안전성과 안보 문제를 공개적으로 확실하게 제기하든지, 아니면 완전히 벌거벗고 정부의 토건주의 시책에 코드를 맞추든지.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 때문에 참모총장까지 경질된 판 아닌가. 뭐가 그리 두려운가. 한 대에 수백억 원씩 하는 항공기에, 한 명 양성하는 데 수십억 원이 소요되는 조종사의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목숨, 게다가 수도권 방위와 국가원수의 안위가 달린 문제다.

공군, 이래도 계속 침묵할 것인가!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