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로저 코언(Roger Cohen)은 14일(현지시간) 'Magic and Realism'이라는 칼럼(원문보기)를 통해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파워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버락 오바마가 '매직파워'를 발휘하는 대통령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 ⓒ로이터=뉴시스 |
그는 미국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으로 20일 취임식을 앞둔 오바마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등 험난한 악재들에 직면해 있다면서,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만이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독특한 장점을 위기극복의 국민적 에너지를 불러 모을 '마력'으로 발휘할 것을 강조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 <편집자>
힐러리 클린턴이 상원 청문회에서 언급한 '스마트파워'는 목적을 위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외교, 경제, 군사, 사법, 정치, 문화 등 모든 수단을 쓰겠다는 뜻이다.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를 결합한 스마트파워라는 개념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충분히 겪었던 '멍청한 파워'보다는 낫다. '멍청한 파워'는 친구들을 멀어지게 하고, 무력을 선호하고, 미국의 도덕적 권위를 손상시켰으며, 목적 없는 전쟁으로 이끌었다.
미국 국민이 오바마를 선택한 이유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에게 내가 기대하는 것은 '스마트파워'를 뛰어넘는 것이다. 나는 '현실적 마력(magical realism)'을 원한다.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이자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20일)을 앞두고 이처럼 많은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역사적 순간은 드물다.
오바마는 취임 선서 이후 백악관에 들어가 1930년대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위대한 가능성에 대한 신화는 각종 악재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데,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경기침체는 취임 후 최소한 18개월 지속될 것이며, 재무부의 재원은 거덜나고, 미국은 빚더미에 빠져있고, 신뢰는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현실이다. 하지만 오바마는 항상 뭔가 상서로운 기운을 뿜고 있다. 이것은 '마력'이다. 만일 스마트파워로 충분했다면, 미국인들은 힐러리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뽑았을 것이다.
미국인들은 스마트함을 넘어서 조국과 세계가 분열의 위기에 놓인 시대에 통합과 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특별한 자질을 선택하는 것이 지상과제임을 직관적으로 이해했다.
미국인들은 1932년을 되돌아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대공황으로 황폐해진 경제상황 속에서 가진 취임사에서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 뿐"이라면서 "조국은 지금 당장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루스벨트는 취임 첫 100일 동안 부흥의 시동을 걸기위한 각종 법안과 연설 등을 쏟아내며 행동이 뭔가를 보여줬다.
"지나친 현실주의는 오바마 망칠 것"
오바마는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면서 기대를 낮추는 발언을 해왔다. 그런 예상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지나친 현실주의는 그를 망칠 것이다.
하버드 대학 출신의 스마트함은 하와이 출신다운 요소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오바마는 두가지 큰 무기를 갖고 있다. 역대 웬만한 대통령보다 뛰어난 연설능력, 그리고 미국 국민들과의 연대감이다. 오바마의 마력은 여기에서 나온다. 루스벨트의 노변담화처럼 국민과의 연대감을 직접적인 방식으로 보존해야 한다.
오바마의 취임연설은 국민의 심금을 울릴 표현력을 갖추지 못했던 조지 부시의 썰렁한 8년 집권 이후라는 점에서 반드시 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이제 힘과 정보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시대이기에 새로운 미국은 겸손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배경은 주목해야 한다. 오바마가 이런 여건을 이용해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낼 마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만, 미국의 위기를 극복할 에너지를 불러 모을 수 있다.
스마트파워는 번영의 21세기를 약속하지 못한다. 오바마도 현실적 마력을 발휘하는 데까지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살만 루시디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것이 인류가 받은 저주일 수 있다. 서로 너무 달라서가 아니라, 너무 똑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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