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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오바마, 호화 휴가 즐길 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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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오바마, 호화 휴가 즐길 때냐"

"경기부양책, 부패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성패 좌우"

지난 미국의 대선에서 당파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처신에 대해 실망감과 함께 강력한 경고를 하고 나섰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주말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Barack Be Good(오바마, 똑바로 행동하라'라는 칼럼(
원문보기)을 통해 호화로운 해변가 저택에서 연말 휴가를 즐기는 오바마 가족의 행태에 대해 "질겁했다"면서 오바마 정권이 '부패'에 빠질 우려를 강하게 피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오바마 당선자에게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을 촉구해온 학자이지만,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 정권은 그 어느 정권보다 깨끗해야 한다는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 <편집자>

▲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가족. ⓒ로이터=뉴시스
"경제회복 이끌려면, 정치개혁가부터 돼야"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특출한 정치개혁가였다. 그는 정부를 훨씬 크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훨씬 깨끗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오바마도 똑같은 일을 할 필요가 있다.

부시 행정부는 정치개혁의 반면교사였다. 하지만 부시 정권의 관료들은 훌륭하고 정직하게 국정을 운영하는 문제에 골머리를 앓을 이유가 없었다. 실패를 하면 바로 그것이 정부가 제대로 하는 일은 없다는 '정부 무용론'의 증거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와 달리 오바마 정권은 1930년대 뉴딜 정책이 당면했던 처지와 매우 비슷한 상황에 놓일 것이다.

차기 행정부는 뉴딜 때처럼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한 뉴딜 때처럼 오바마 행정부는 불신을 조장하기 위해, 부패나 권력 남용의 조짐만 보여도 그것을 이용하려는 정치적 반대세력에 직면해 있다.

루스벨트는 이처럼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적 여건 속에서도 비교적 무난하게 헤쳐나갔다. 최근 전미경제조사국(NBER)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932년 전만 하더라도 공공구제사업은 정치적 부패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세간의 인식이 팽배했다. 뉴딜의 대규모 구제사업들은 사상 유례없는 부패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940년 경에는 부패와 정치 개입 혐의는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루스벨트는 정부의 역할을 확대하면서도 어떻게 청렴한 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가? 무엇보다 뉴딜 프로그램 초기부터 감독을 철처히 했기 때문이다. 공공사업진흥청(WPA)에는 강력하고 독립적인 감찰기구가 설치됐다. 1940년 의회가 WPA를 조사한 결과 이 감찰기구가 적발하지 못했던 중대한 위반사례는 한 건도 없을 정도였다.

또한 루스벨트는 정치권이 경기부양책에서 정치자금을 얻어내는 길을 차단했다. 루스벨트가 일반 국민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 것도 경제회복을 위해 감내할 고통을 뚫고 나가는 데 기여했다.

"경기부양책, 신속한 집행보다 투명한 집행이 더 중요"

그렇다면 오바마 행정부를 위한 교훈은 어떤 것들인가?

첫번째, 경제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집행은 지나칠 정도로 투명해야 한다. 신속한 경기부양을 위해 몇가지 절차를 생략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은 돈이 어떻게 쓰이느냐를 크게 염두에 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 감독기구는 강력하고 독립적이어야 하며, 내부고발자는 부시 행정부 때처럼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보상을 받아야 한다.

두번째, 구제계획은 정치자금 제공과는 거리가 멀어야 한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는 최근 "구제계획이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차기 행정부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차기 행정부와 민주당 진영은 루스벨트 때처럼 대중과 유대감을 최대한 형성하도록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오바마가 현재 누리고 있는 높은 지지도에 기대지 말라.

"대중과의 강력한 유대감 구축해야"

현재의 높은 지지는 그가 성공할 것이라는 대중의 기대에 따른 것이다. 오바마는 상황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조차 유지될 굳건한 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런 면에서 출발부터 잘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캐롤라인 케네디를 상원의원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은 '민주당 귀족층'이라는 공화당 진영의 비난을 불렀다.

또한 오바마 가족들이 호화로운 해변가 저택을 임대했다는 보도에 질겁한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대통령 당선자 가족이 멋진 휴가를 보내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그 상징성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미국인들이 재정파탄의 공포에 질려있는 때에 이런 것들은 우리가 보고 싶어할 모습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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