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에코버블(eco-bubble)'로 불리는 환경산업이 새로운 거품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또다른 거품으로 과거의 번영을 추구하려는 향수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로이터=뉴시스 |
크루그먼 교수는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Life Without Bubbles'라는 칼럼(원문보기)에서 "미국 경제가 새로운 거품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탈피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최근 버락 오바마 차기 미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집권 초기 2년간 1조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에 대해 적극 옹호했다. 특히 그는 이 방안이 효과를 발휘하는 조짐을 보인다고 섣불리 재정지출을 삭감하는 등 긴축재정으로 돌아서는 것은 큰 실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 <편집자>
차기 미 행정부가 어떤 대책을 시행하든 몇 개월, 아마 1년 정도 끔찍한 경제상황을 겪게 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그 이후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내년말 경제가 안정되기 시작한다면 2010년은 상당히 낙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미국 경제, 예전처럼 풍성한 시대로 돌아가지 못할 것"
하지만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으로 경제가 회복되면 예전처럼 풍성한 시대로 돌아갈 것으로 보는 논평들이 매우 많이 있다. 실제는 그렇지 않다. 현재의 위기를 겪기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없다. 오바마 행정부 관료들이 이 점을 이해하길 바란다.
지난 몇 년간의 번영은 증시의 막대한 거품을 대체한 주택의 대대적인 거품에 의존한 것이다. 이제 부시 행정부 시대의 주택거품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소비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되겠지만, 미국인들은 주택대출을 현급지급기처럼 이용하면서 저축은 거의 하지 않던 2005~2007년 때처럼 소비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무엇으로 소비 공백을 메워 경제를 떠받칠 것인가? <어니언>이라는 풍자적 신문은 몇달 전 '경기침체에 시달린 나라는 새로운 투자 거품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기사로 하나의 가능한 해답을 제시했다.
"새로운 거품, 사상 유례없는 규모 요구할 것"
하지만 새로운 거품은 소비와 주택시장의 위축에 따른 공백을 채우기 위해 기업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유례없는 수준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지만, 의지할만한 것이 못된다.
지속가능한 경제회복 방안으로 보다 타당한 것은 미국 무역적자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수출을 확대하고, 국산품 소비를 더 많이 함으로써, 소비나 투자지출 거품없이 완전고용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택거품 붕괴에 따른 공백을 벌충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무역적자가 감소하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다.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수입품과의 경쟁을 이겨낼 능력은 어떻게 생기는가. 무역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제조업 상품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美무역적자, 획기적 감축 쉽지 않다
하지만 미국의 제조업 분야는 부동산과 금융산업에 치여 홀대를 받아왔기 때문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획기적으로 감소하는 변화는 세계 경제가 감당하기 힘들 수 있다. 특히 중국 경제의 상당 부분은 미국에 대한 수출에 기반을 두고 있어,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려면 매우 힘들 것이다.
요약하자면, 미국의 경제가 재정적 경기부양없이 번영하는 단계에 도달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대공황 2.0을 우려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경기부양책을 자제하라는 압력이 커질 것이다.
차기 행정부가 이런 압력에 너무 일찍 굴복하면, 그 결과는 1937년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 등으로 선회하면서 미국을 심각한 경기침체로 몰아간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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