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성우 문선희씨입니다. 문선희씨는 1968년 서울 출생으로 1990년 청주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1990년 KBS 성우로 시작해 현재 프리랜서 성우로 활동 중입니다. 애니메이션 '카드캡터 체리'와 '슬램덩크', '방가방가 햄토리' 더빙을 했고 명화극장, 토요명화 등에서 외화 더빙을 하고 있으며 인간 시대, 무한지대,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다수의 프로그램 나레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3년 KBS 라디오 연기대상 신인 여자 연기상과 작년에는 최우수 여자 연기상을 수상했고 2003년 서울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 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이후 2004년부터 현재까지 성동 외국인 근로자 센터 한국어 자원 교사로 활동 중입니다. 또, 명지대학교 국제교육원 한국어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방송하려니 떨리네요. 발음의 교과서라는 성우분과 하려니까 교정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18년째 성우로 활동하시는데 어떻게 하다가 선생님이 되셨어요?
문선희 : 서울대학교에서 한국어 교재를 만들 때 녹음을 하게 됐어요. 우연한 기회에 이런 분야가 있구나 보통 아나운서나 성우들이 발음을 정확하게 하는 편이잖아요. 그래서 성우 이외에 또 다른 세컨드 잡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될 것 같아서 공부하게 됐죠.
박인규 : 투잡이시네요. 한국어를 잘 하는 것과 한국어를 가르치는 건 다른 거 아니에요? 한국어 선생님 하려면 과정을 거쳐야 되죠?
문선희 : 네. 많은 사람들이 저희가 한국어, 국어를 말하는 모국어 화자다 보니 한국어를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착각하세요. 그런데 보통 영어를 하는 외국인들이 다 잘 가르치는 건 아니니까 , 저희 같은 경우는 한국어 지도자 양성과정을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이상 과정을 공부해야 하고, 지금은 대학교에도 한국어 과정이 많아요
박인규 : 일단 한국어 교사가 되려면 대학에 있는 한국어 지도자 양성과정을 내야 되는 거군요. 그것도 수업료 같은 거 내야 되는 거 아닌가요?
문선희 : 당연하죠. 저 때만 해도, 지금은 한류열풍이다 해서 동남아 지역의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려고 해요. 미국 쪽은 아니지만, 그리고 한국어과가 많이 생겼어요. 지금은 한국어 선생님이 되려면 적어도 한국어 교육 전공 석사 이상이 돼야 되는데 저 때만 해도 양성과정만 수료해도, 점점 수요가 많아지니까.
박인규 : 그런데 대학에서 가르치시기보다는 성동 외국인 근로자센터에서 활동하세요. 그쪽으로 가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문선희 : 처음 공부를 하고 나서 배운 걸 활용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있었고 대학교 때부터 야학을 했거든요.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고 나서는 어디서 봉사해야 되는데, 그때만 해도 제가 마장동에 살았어요. 집도 가까웠고 일요일마다, 봉사라는 차원보다 같이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죠. 일요일 마다 두 시간씩 나름대로 성동 외국인 근로자센터는 굉장히 체계적으로 돼 있어요. 레벨테스트에 의해서 외국인들이 오면 기초반, 입문반, 중급반으로 나눠서 단계별로
박인규 : 그럼 문선희씨는 기초반 선생님이십니까?
문선희 : 기초부터... 지금은 고급반 가르치고 있고요
박인규 : 요즘 어떻게 가르치나요? 토론방식도 쓴다던데,
문선희 : 그렇죠. 기초반이나 중급반, 초급반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주입식 교육처럼 셜명 위주가 많고 고급반 학생들은 말을 굉장히 잘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토론 위주로, 각 나라 문화를 같이 비교하면서 설명한다든지 하면 굉장히 재밌어 해요.
박인규 :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겠지요?
문선희 : 많죠. 외국인 근로자들은 대부분 한국어를 배워야, 다 한국 회사에서 또 한국에서 생활해야 하니까, 그래서 반드시 배워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열심히들 해요
박인규 : 성동 외국인 근로자센터에서는 몇 분이나 한국어를 배웁니까?
문선희 : 배우는 학생들이 한 250명 되고요.
박인규 : 많지는 않네요 어떻게 보면
문선희 : 왜냐면 센터가 가르쳐주는 곳이 서울만 해도 16군데인가 된다고 하거든요.
박인규 : 그럼 쉽게 말하면 외국인 근로자 중에서, 지금 150만 명이란 말까지 나오는데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분들은 어디 가서나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가 충분한가요?
문선희 :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모여 있는 밀집지역, 안산이라든지 김포, 이런 곳에는 어느 정도 있는데 그래도 아직은 열악하죠.
박인규 : 좀 더 지원이 필요하다. 외국인 근로자 같은 경우는 수강료를 내는 겁니까?
문선희 : 전액 무료에요.
박인규 : 배우는 학생들도 다르지 않은가요?
문선희 : 처음엔 산업연수생으로들 많이 왔어요. 그래서 어느 기간이 지나면 불법체류자로 있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단속기간이면 학교가 텅 비어요 갑자기. 못 오는 거죠. 그런 어려움들. 그러다가 불법으로 잡혀가는 경우, 이런 어려움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이후 좀 더 그런 불법자보다는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조금 더 안정적으로 공부하게 됐죠.
박인규 : 그 말씀 듣고 나니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정이 나아졌다는 느낌이 들긴 하는데
문선희 : 조금 나아졌어요. 그런 것들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확 바뀌는 건 아니고
박인규 : 한국어만 가르치시는 게 아니라 일터에서 월급을 받았다 사기를 당했다, 그런 분들도 상담을 하셨다는데 기억나는 사례가 있으세요?
문선희 : 저희 같은 경우는 한국어 자원교사, 컴퓨터 자원교사, 상담 자원교사, 파트가 다 나눠져서 해요. 주로 그런 구체적인 사례들은 상담교사 분들이 더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시고 저는 한국어 자원교사기 때문에 들어주는 정도, 이런 어려움이 있구나, 참 힘드셨겠어요... 같이 들어주는 정도밖에 못해서
박인규 : 문선희씨는 발음이 너무 정확해서 학생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문선희 : 학생들이 좋아하고요, 일단 발음이 조금 더 정확한 편이고, 그리고 표현 위주를 보통 저희가 테이프를 거의 성우들이 녹음하거든요. 그럼 틀어주기도 하지만 제가 그걸 해서 버라이어티하게 다양하게 연기도 해가면서 하니까 선생님은 탤런트에요? 물어보기도 하고요
박인규 : 성동 외국인 근로자센터에서 한국인 자원교사 하시는 분들은 대개 어떤 분들인가요?
문선희 : 대부분 선생님들이세요. 국어, 영어 선생님... 거의 선생님들이 많고요
박인규 : 자원교사기 때문에 보수 이런 건 없겠네요. 그야 말로 봉사하시는 거죠?
문선희 : 그렇죠.
박인규 : 문선희씨는 워낙 발음도 정확하고 연기도 하신다니까... 그것 외에 나름대로 한국어를 재밌게 가르치는 노하우가 또 있으신가요?
문선희 :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학생들이 굉장히 힘들어요. 야간에 철야까지 하는 학생들이 많거든요. 한국 분들이 하기 싫어하는 3D잡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것들을 대신 외국 분들이 하시기 때문에 철야까지 하면서도 밤을 샜는데도 불구하고 일요일 그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 오세요. 그럼 사실 굉장히 피곤한데,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하는 거죠. 될 수 있으면 재밌게 즐기면서 그 시간만, 따로 집에 가서 예습 복습 할 수 있는 형편들이 안 되기 때문에 그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게끔 몰입해서 할 수 있는 방법들
박인규 : 재미있게. 한 반에 몇 명쯤 됩니까?
문선희 : 적은 반은 한 8명 10명 이내의 반도 있고요, 넘는 반도 있고요.
박인규 : 그래도 교육환경은 좋은 것 같은데요 그 정도면?
문선희 : 학생들의 수적인 것은 확보돼 있죠.
박인규 : 어느 나라 노동자들이 많습니까?
문선희 : 저희 센터 같은 경우는 베트남이 제일 많고 그 다음 인도네시아, 태국, 동남아의 26개국이 다 있어요. 파키스탄, 이스라엘도 있고 하다 못해. 그리고 가끔 모로코 학생도 있긴 했고요.
박인규 : 그럼 그 분들도 의사소통 하려면 결국 한국어를 배워야 되겠네요
문선희 : 해야지요. 동남아 지역이기 때문에 영어를 쓰는 학생들이 간혹 있지만 대부분 다 어쨌든 한국어로 단어로 시작해서 바디랭귀지로 시작해서 의사소통을 하고 있죠
박인규 :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어를 좀 어려워하죠? 어떻습니까?
문선희 : 어려워하는데요, 대부분 이 분들이 회사, 공장에서 한국 분들과 접해 있잖아요. 아줌마 아저씨하고. 그래서 오히려 대학에서 학생들과 비교해 보면 말하기가 빨리 습득되는 것 같아요. 매일 듣고, 공장 이런 데서는 라디오를 늘 틀어놓기 때문에. 그래서 한국 노래를, 노래방 가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한국 노래를 최신 가요까지 너무나 정확하게 잘 알고들 있어요
박인규 : 실전한국어, 야전한국어를 배우신 거군요
문선희 : 네. 오히려 문법, 발음 이런 것들을 좀 어려워하는데, 듣고 말하기는 어느 정도 빨리 습득되는 것 같아요.
박인규 : 가르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건가요?
문선희 : 특별히 어려웠던 건 없는 것 같아요.
박인규 : 재미가 있다
문선희 : 네. 그리고 학생들에게 오히려 많이 배우니까요 늘. 그리고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못 사는 나라 분들이 더 예의가 있고 순수하고 인간적이고요. 그래서 그 분들 뵈면 항상 더 많은 걸 느끼고 배우니까, 뭔가 가르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박인규 :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자원 한국어교사로 시작해서 지금 대학에서도 강의하시죠? 명지대. 거기선 유학생들 가르치는 거죠? 속된 말로 출신성분이 다른데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문선희 : 저희 학교는 중국 학생들이 대부분 많고요. 중국 학생이 대부분, 일본 학생 이런데, 아무래도 대학교에 오는 학생들은 아직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부모님 돈으로 오는 친구들이다 보니 때론 하기 싫으면 귀찮아하고, 하다가 공부라는 게 항상 정체기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꾀도 내는데 반해서 근로자 분들은 연령도 많으시고 나름 자국에서 다 인텔리세요. 그래서 그쪽에선 굉장히 의욕과 의식을 갖고 계신 분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오셨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서 배우셔서 훨씬 열심히들 하세요.
박인규 : 학습동기나 학습성취도는 훨씬 높겠네요
문선희 : 네. 많은 차이가 있어요
박인규 : 성우를 하시다가 한국어 선생님을 4년 이상 5년째 하고 계시니까, 하시면서 한글, 또 한국어에 이런 맛이 있구나. 전에는 잘 몰랐던 외국인들에게 가르치다 보니 그런 것도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문선희 : 배우면 배울수록, 한국사람이면서도 문법은 참 어렵구나라는 측면도 있고요. 세종대왕님이 역시 훌륭하신 분이구나. 한글은 아름답다는 측면보다는 과학적인 언어구나 여기 공감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존칭어가 있다는 것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예의나 도덕, 이런 것들을 지키게 해주는 또 하나의 힘 같아요. 그래서 참 좋은 언어구나 하는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박인규 : 선생님 하시면서 한글사랑이 깊어지신 거네요
문선희 : 그런 것도 있죠.
박인규 : 지금 실례지만 결혼하시고 애도 있으시죠?
문선희 : 제. 저희 애가 아직 어려요. 8살인데 4살 때부터 같이 다녔거든요.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사랑방모임이라고 야외활동도 해요. 그런 때 같이 데리고 다니면 같이 같은 수준에서 한국말을 해요. 외국인 학생들과 우리 아이와, 같이 말, 단답형으로 시작하면서 아이 수준에서 습득해가는구나 이런 걸 공감하기도 하고. 그리고 사실 어떤 날은 힘들고 아프고 피곤할 때 가족들의 모임에서 잘 빠지게 될 때, 아, 오늘은 정말 가기 싫다, 이런 때도 있고. 아침에 일어나기 싫을 때 좀 더 자고 싶은 생각이 있다가도 가서 그들의 눈을 보고 얼굴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바뀌는 제 모습을 보면서, 아 이게 힘의 원동력이 되는구나. 그리고 역시, 내 자신이 겸허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 되니까 참 좋은 것 같아요
박인규 : 외국인 근로자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그 분들이 우리 사회에 정착하게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도움이 필요한데, 말과 글을 아는 것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아요. 아직은 말하자면 공급이 부족하다, 그런 측면에서, 혹시 이 방송 들으시는 분들 중에서 혹시 외국인 교사 하시고 싶은 분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일단 학교를 나와야 되네요?
문선희 : 네. 적어도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 양성과정을 6개월 이상 되는걸 공부하셔야 되고요
박인규 : 예를 들어 내가 자원교사를 하고 싶은데, 수강료는 못 내겠다. 무료로 안 되나, 이런 건 없습니까?
문선희 : 그런 건...그리고 요즘은 봉사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서 우선순위가
박인규 : 적어도 자격증을 따라. 6개월 이상 배워라. 그 다음에는
문선희 : 그리고 나서는, 그런 센터나 이런 곳이 또 찾아보면, 요즘은 인터넷이 있으니까 얼마든지 알아보실 수 있거든요.
박인규 : 혹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한국어교육과 관련해서 인터넷 사이트 같은 게 있나요?
문선희 : 네. 학교와 더불어 연관성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박인규 : 알겠습니다. 성우를 모셨으니까 질문하고 싶은데... 사실 저희 어렸을 때는 식구들이 둘러앉아서 라디오 드라마도 많이 듣고, 어떻게 보면 그때가 성우의 전성시대 아니었나 생각도 드는데, 문선희씨는 어떻게 하다가 성우가 되신 거예요?
문선희 : 저는 사실 이런 대담프로 너무 좋아해요. 방송인이 되고 싶어서... 어렸을 때부터,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방송인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좀 더 구체화시키면서, 아나운서는 얼굴이 덜 예쁘니까... 그리고 좀 더 생명력이 긴 직업이 어떤 게 있을까 해서 성우를 선택하게 됐고, 공채시험을 봤는데 운이 너무 좋게
박인규 : 몇 대 몇이었어요 경쟁률이?
문선희 : 156대 1이었거든요.
박인규 : 성우가 되려면 방송국의 공채시험을 통하는 수밖에 다른 건 없습니까?
문선희 : 그렇죠 아직은
박인규 : 성우가 되려면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목소린가요? 발음인가요
문선희 : 예전에는 목소리가 굉장히 중요했어요. 그래서 정말목소리만 들어도 어 성우 같다. 그런 목소리의 중요성이 있던 시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실 그렇지 않고, 지금은 TV연기나 영화 연기자들도 개성있는 분들이 주인공도 하시고 하잖아요. 개성있고 연기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박인규 : 개성있는 목소리, 물론 발음도 정확해야 되고
문선희 : 그런 건 기본이 돼야 하고요
박인규 : 그런데 각 방송사에서 성우 공채를 한다고 하면 거기를 보는 사람들은 나름 준비를 해야 될 거 아닙니까? 어떻게 준비합니까?
문선희 : 지금은 학원이 굉장히 많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연극영화과 출신들이 많이 들어왔다면 지금은 학원에서 많이 공부하고 이미 만들어져서 들어오는 친구들이 많아요. 이미 많은 걸 배우고 들어오는 친구들이 많아서, 예전에는 들어와서부터 걸음마부터 시작했는데 지금은 갓 들어온 친구들이 굉장히 마이크 앞에서 떨지도 않고 잘 하더라고요. 많이들 준비하고 들어오죠.
박인규 : 제가 아까 라디오 전성시대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요즘은 TV드라마도, 외국 드라마나 영화, 전부 다 더빙을 해서 성우 분들이 어떻게 보면 일거리였는데 요즘은 원어를 좋아하다 보니 성우들이 속된 말로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말씀도 하시는데 맞는 겁니까?
문선희 : 외화 더빙을 주로 하는 분들에 한해서는 아무래도 좀 그렇죠. 왜냐면 말씀하신 대로 자막 방송의 원어를 듣기 원하시는 분들도 많아졌고, 요즘은 인터넷으로 다들 좋아하는 거 보고 싶은 거 바로 클릭해서 볼 수 있는 시대가 되다 보니 영화가 많이 밀려서 지금은 토요명화, 명화극장도 새벽 시간대에 해요. 그래서 그런 어려움들이 있기도 한데요. 눈을 조금만 돌리면 다른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도 많거든요.
박인규 : 방송 외에도 활동을, 어떤 겁니까?
문선희 : 예전에는 라디오와 영화가 전성이었다면, 지금은 애니메이션. 주로 성우가 되고자 하는 분들 분들도 보면 애니메이션을 보고 성우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고요. 그래서 애니메이션 시장이 굉장히 커지고 케이블TV도 많아졌고
박인규 : 외국영화 시장은 줄었지만 또 다른 시장이 있다
문선희 : 네. 그리고 CM이나 다큐멘터리라든지 교재라든지, 여러 가지 소리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고요. 또 저 같은 경우는 한국어로 영역을 넓혀간다면 또 어떤 분들은 스피치 영역에서, 화술, 이런 부분에서 대중강의 이런 것들을 시도하는 분들도 계세요.
박인규 : 갈수록 글보다 말이 중요한 시대기 때문에 활동영역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겠네요
문선희 : 네. 눈을 조금만 돌리면 되는데 아직까지는 우리 후배들도 선배들이 했던 영역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박인규 : 문선희씨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겠군요. 지금 현역에서 활동하시는 성우 분들이 몇 분이나 되십니까?
문선희 : 전체 협회 가입된 공식 성우들은 한 600여 명 되고 있어요
박인규 : 많지는 않군요. 혹시 성우를 지망하는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성우가 될 수 있다. 조언해 주신다면?
문선희 : 일단은 성우도 철학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삶의 철학. 그런 것들을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나 생각해 보면, 어디나 적용되는 얘기겠지만 책을 많이 읽어야 돼요. 책을 많이 읽어야 다양한 삶 속에서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생기고. 나이대와 상관없이 정말 여러 가지 폭넓게 이해해야 내가 그 사람들의 삶을 흉내가 아니라 표현할 수 있게 되니까, 일단 책을 정말 많이 읽어야 되고, 이제는 멀티시대잖아요. 그래서 엔터테이너를 요구해요. 다양한
박인규 : 말씀하신 재미가 있어야 된다.
문선희 : 그리고 지금은 성우다 하면 성우만을 요구하지 않고 이제는 노래도 잘 해야 돼요. 만능이 돼야 하기 때문에, 그런 자기계발에 좀 더 많이 노력하면 꿈이 있으면 이뤄진다
박인규 : 며칠 전 건국대 로스쿨 원장 하시는 분, 여자로 법대 학장 하시는 분이 오셨는데 그 분은 법률가도 도를 닦는 거다, 그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성우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으면 안 된다는 거군요. 5년째 한국어 선생님을 하시는데 앞으로도 계속 하시겠지요. 그것 관련해서 혹시 못다 하신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문선희 : 사실 좋은 분들도 굉장히 많지만 아직도 의식과 태도의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예전에 못 살았을 때 아메리칸드림 해서 미국이나 잘 사는 선진국에 가서 그런 어려운 시절이 있었잖아요. 겪어 보지 않았다고 해서 또는 저희보다 조금 못하다고 해서 천시하거나 경시하는 태도는 정말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그런 분들이 많고요. 인종에 대한 차별, 백인, 미국 분 그런 분들이다 하면 대우해 주고
박인규 : 같은 외국인도 백인은 위로 보고 동남아 분들은 아래로 보고
문선희 : 그렇죠. 영어를 할 줄 알면 조금 더 인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런 태도들
박인규 : 어렸을 때 일본 사람에 대해서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하다. 한국사람은 강자에 강하고 약자에 약하다고 했는데 그런 한국의 특성이랄까 그런 게 발휘됐으면 좋겠습니다.
문선희 : 네 그런 게 바뀌어야 될 것 같고, 학생들이 반말부터 배워 와요. 그런 태도에서도 알 수 있죠. 그런 것들이 많이 고쳐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에요.
박인규 : 외국인근로자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사람들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국어 선생님으로, 또 성우로 많은 활동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문선희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지난 5년 동안 외국인 근로자들의 한국어 선생님으로 활동한 성우 문선희씨와 함께 한국어 선생님이 된 계기와 꾸준히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 그리고 그 보람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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