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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도 고혈압ㆍ당뇨병처럼 예방ㆍ치료 가능한 만성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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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암도 고혈압ㆍ당뇨병처럼 예방ㆍ치료 가능한 만성병일 뿐"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7/10] 국립암센터 이진수 신임 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한국인의 사망률 1위는 바로 암이라는 사실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돕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암 발생률이 계속 높아지는 등, 암은 모든 인류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질환 가운데 하난데요 일부에서는 암치료를 '암과의 전쟁'이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암환자 진료는 물론 국가 암관리사업을 지원하는 국립암센터의 새로운 수장이 탄생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국립암센터 이진수 신임원장과 함께 새로운 수장으로서의 포부와 계획을 들어보고, 우리나라 암치료 수준과 신약 개발 등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국립암센터 이진수 신임원장입니다. 이진수 원장은 1950년 전북 익산 출생으로 1974년 서울대 의과대를 졸업했고 2007년 같은 대학에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76년부터 2년간 거제보건원 초진소장을 맡았고 79년 최신 의학을 배우러 미국으로 건너가 1982년부터 2001년까지 세계적 암 치료 병원인 텍사스 의대 MD앤더슨암센터에서 전임의와 교수로 활동했습니다. 2001년엔 미국 최고 의사(America's Top Doctors)에 올라 미국 의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2001년 귀국해..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과 폐암센터장,연구소장 등을 지냈습니다. 12차 세계폐암학술대회 조직위원장과 대한암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지난달 국립암센터 신임 원장으로 취임했습니다.

박인규 : 우선 축하드립니다. 국림암센터의 수장을 맡으셨는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이진수 : 중책을 맡아서 부담이 크고, 또 한 가지는 새로운 일을 맡아서 큰일을 잘 이끌어내고 우리나라 암관리시스템, 암환자 진료, 제약 보건산업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소명을 받았다 생각하고 거기에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서 사실 전임 원장이신 박재갑 원장님을 모신 적 있는데요, 이진수 원장님이 2대째 되시는 거죠?

이진수 : 박재갑 원장님이 1,2대 하시고 3대 원장님으로 유근영 원장님이 계셨고 제가 4대 째입니다.

박인규 : 신임 원장으로서, 그동안 죽 암센터에 계셨습니다만 원장이 되시면 뭔가 새롭게 이전과는 달리 뭘 해보겠다 생각이 있으실 것 같은데, 구상하고 계신 사업 같은 게 있습니까?

이진수 : 제일 중요한 건 전임 원장님들이 만들어 놓은 기반이 튼튼해서 이제는 국립암센터 하면 모든 국민들이 선호하는 암진료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한 국가 암정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암관리정책을 수행하는 사업단과 연구소가 있는데 연구소에서 나온 업적이 환자들에게 직접 쓰여질 수 있는 이런 이행성 실용화 연구가 구현되는 것이 제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새로운 암치료기술을 연구해서 적용하는

이진수 : 암치료기술, 새로운 항암제 개발, 또한 국가 암관리사업으로 이끌어내는 것까지도 해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예전에는 암 전문병원이 국립암센터 하나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국내 유수의 민간병원에서 암센터가 많이 생기고 있어요. 경쟁상대가 늘어난 걸 수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진수 : 국립암센터의 역할을 암치료기관, 병원으로도 인식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13만 명의 암환자들이 생기기 때문에 국립암센터 혼자 소화하기에는 부담이 커요. 다 할 수 없고, 겨우 512병상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우리가 담당할 수 있는 부분이 적거든요. 그런데 대학병원에서도 입원환자의 40~50%가 실제 암환자들이었어요. 암, 하면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얘기 못하고 쉬쉬하는 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국립암센터의 암진료 전문병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환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있었거든요. 이제는 각 대학병원에서도 암환자들이 공개적으로 암을 갖고 있다고 알리고 치료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국립암센터가 기여 같으면 질병 중심의... 암종 중심의 센터제를 운영했는데 그것도 처음 시도한 거였거든요. 이런 것이 다른 대학병원에서도 인식돼서 센터 중심의 암센터를 운영하겠다. 그리고 이 환자들이 폐암인 경우에도 예를 들면 폐가 나쁘대요. 이런 게 아니라 폐암으로 치료받아야 됩니다. 간암으로, 위암으로 치료받아야 돼요. 그런 분위기가 됐다는 게 굉장히 좋은 거고

박인규 : 오히려 공개되고 관련기관들이 생기는 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진수 : 그리고 본인이 자기 치료에 대해서 결정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고. 환자들에게는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박인규 : 저희가 예전에 박재갑 전 원장 모실 때는 금연 때문에 모셨는데, 이진수 원장님도 금연과 암과의 관계에서 금연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시는 입장인가요?

이진수 : 제가 주로 다루는 암이 폐암이었기 때문에, 흡연과 암의 관계는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에요. 전체 암의 20%는 담배 때문에 생기고, 관련해서 발병되고. 전체 암 사망의 30%는 흡연과 관련이 있다고 돼 있거든요. 국립암센터의 미션이 암발생률과 사망률을 낮춰서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 측면에서 보면 금연운동은 가장 핵심적인 운동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실제 흡연과 폐암과 관련성이 있다고 국립암센터의 의견을 내는 것도 제가 주도적으로 했던 일입니다.

박인규 : 암을 줄이기 위해서 금연은 반드시 확산돼야 된다.

이진수 : 금연을 확산하기보다는, 금연은 담배 피우는 사람 얘기고 담배 안 피우는 사람, 특별히 청소년들은 담배 안 피우게 하는 것. 처음부터 습관을 들이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제가 모두에 한국인 사망원인 1위가 암이라고 소개해 드렸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암환자 현황이랄까요? 몇 분이나 되시고, 얼마나 발생하고 있습니까?

이진수 : 국립 암센터에서 전체 암 등록사업을 주관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 자료에 의하면 1년에 13만 명 정도의 새로운 암환자가 발생한다고 해요. 2002년도 자료에서는 우리나라에서 25만 명 정도의 암환자가 있다고 했는데, 현재 추세로서는 35만 내지 45만 정도 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실제 암환자 발생률, 발생자가 늘고 있는 겁니까

이진수 : 숫자적으로 늘고 암 발생률 자체도 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 원인은 뭐라고 보세요?

이진수 : 제일 중요한 원인은 세 가지인데, 제일 중요한 것은 노령화입니다. 암이 발생하는 연령이 대개 후반부터 생기는데 돌림병, 전염병이나 다른 병으로 미리 돌아가시면 암 진단받지 않고 암 없이 사망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60,70까지 사는 것이 다반사고 평균수명이 여자는 85세 이상 남자는 75세 되니까 당연히 그렇고. 그렇더라도 그 언더라인... 근본원인은 흡연인구의 증가, 그리고 식이습관의 변화가 가장 큽니다. 담배를 피우더라도 누구는 암에 안 걸렸다, 그러더라도 대부분은 암에 걸릴 나이가 안 됐든지 유전인자가 굉장히 좋아서 발암물질에 대해서 분해하는 효소가 좋다든지 이런 게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암을, 폐암을 위시한 거의 모든 종류의 암에 걸린다고 돼 있고 암이 아니면 심장병, 뇌졸중, 말단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그렇게 해서 전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큽니다.

박인규 : 이진수 원장님도 흡연의 유해성을 강조하시는 군요.

이진수 : 건강관리하는 것 중 가장 첫 번째는 좋은 음식 이런 것보다 금연이에요. 어린 자녀들에게 흡연습관 가르치지 않고 심지어는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담배 피우는 것 나쁘다

박인규 : 저희들끼리는 암이 늘어나는 건 현대사회에는 스트레스가 많아서, 공기나 수질이 오염돼서,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보다는 고령화, 흡연이 더 큰 모양이죠

이진수 : 더 크죠. 그리고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다고 그러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은 상황에서 암에 더 걸리느냐, 해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전쟁포로로 잡혀갔던 사람과 그렇지 않은 군 경력자들을 보면 전쟁포로로 잡힌 사람이 스트레스가 많았는데도 암 발생이 높지 않다. 아니면 어린 자녀를 잃어버린 부모와 그렇지 않은 부모를 비교했을 때 자녀를 먼저 보낸 부모가 스트레스였을 텐데도 불구하고 암발생률이 더 높은가, 그렇지는 않다. 그런데 담배 피우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끊으라고 하면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다고 하고

박인규 : 끊는 스트레스가 더 걱정이다

이진수 : 자기변명 비슷하게 그런 건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처했을 때 그걸 어떻게 해소하느냐. 혹시 담배 피우는 것으로 스트레스 해소하시는 분이 있다면 암에 걸릴 위험성이 100%, 10배 20배 높아지니까 담배 안 피우시고 다른 방법으로 푸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저희는 사실 보통 암이라고 하면 속된 말로 죽을병이라고 생각하고, 오죽하면 암을 선고받았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진수 원장깨서는 암이라는 건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만성병이다. 관리하면 낫는 병이다, 아주 독특한 해석을 내놓으셨어요. 어떤 의미입니까?

이진수 : 지금까지 암에 대한 선입관이나 자기 경험에서 나온 얘긴데요... 실효가 좋은 치료가 없었을 때, 그런 경험에서 암에 걸린 사람 보니까 고생하고 돌아가시더라, 이런 얘기 하거든요.

박인규 : 가산만 탕진하고 돌아가시더라

▲ ⓒ프레시안

이진수 :
그렇게 얘기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암이 중요하다고 얘기할 때는 전체 사망자 수가 25만 명 정도 되는데요, 그 중 암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6만9천 명, 거의 7만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네 명 중 한 명이 암으로 돌아가시니까 중요한 병이라고 하는데 다르게 표현하면 4명 중 3명은 암이 아니더라도 다른 병으로 돌아가시는 거예요. 그래서 나이가 들면 언젠가는 돌아가시게 돼 있다는 걸 우리가 숙명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그걸 잊고 있다가 암 진단을 받으면 갑자기 죽음을 연상하게 되는 게 우리 현실이거든요. 과거의 경험 때문에. 그래서 많은 분들이 암을 선고받았다고 하는데 선고가 아니라 진단받았을 뿐이에요. 고혈압 진단받았다고 해서 선고받았다고 하는 사람들 없거든요. 고혈압을 만성병이라고 인지하고 약 먹으면서 가지고 조절하면서 산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암도 똑같은 상황이에요. 관리하고 치료받으면서 사는데 도리어 암은 조기 발견되면 수술하고 나서 완치되는 경우도 있고, 수술을 못하면 방사선 항암치료로 완치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종류의 암은 대표적으로 소아백혈병은 수술도 못하고 방사선치료도 안 하는데 항암제 치료만으로 8,90% 완치됩니다. 지금까지 갖고 있는 인식의 변화가 우리가 앞으로 암 진단을 받고 사는 것도 있고 주위 사람이 암에 걸렸을 때 대하는 태도도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박인규 : 암은 못 고칠 병, 불치병이 아니라 고칠 수 있는 병이라는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군요.

이진수 : 불치병이라고 해도 괜찮아요. 그런데 늙는 병, 노화는 불치병이거든요. 그 병이 낫는 건 돌아가시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에요. 돌아가실 때까지는 갖고 사는 병이라고 생각하시고, 그때까지 운동도 하고 직장생활도 하고 좋은 일도 많이 하고 그러잖아요. 암도 그런 병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지금까지 암 치료 과정에서 힘들었기 때문에 두려움이 겹치는데 요즘은 치료하면서 직장생활도 하시고 여행도 다니시는 분들 많아요

박인규 : 혹시 암 전문의로서 암선고라든가 암은 죽을병이라는 인식을 버리라고 하셨는데 일반인들이 암에 대해 갖고 있는 상식 중에 이건 정말 잘못된 거다, 지적하실 만한 게 있습니까

이진수 : 암 걸리면 죽는다고 얘기하는데, 암 걸리면 죽는 게 아니고 살아있는 사람은 죽는다고 생각하시면 딱 좋아요. 암 치료받고 건강하게 사시는 분들이 나 암 치료하고 살았다고 얘기해야 되는데 그런 사람들 얘기 한 하고 부고란에 보면 누구누구 숙환으로, 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얘기들이 자꾸 나오거든요. 실제 우리나라에서 지금 5년 생존율이 암완치율은 아니지만 5년 살면 그 병으로 죽을 가능성은 적다고 표현하는 거거든요. 5년 생존율이 현재 46.2%가 돼서 2명 중 한 명은 암 진단받고 그 병으로 안 돌아가시고 살 수 있다. 완치는 안 되지만 치료받으면서 5,6년 사는 사람이 국립암센터에서도 벌써 나와요. 항암제 치료받으면서 사시는 분들이

박인규 : 미국의 유명하다는 병원에서 오랫동안 암 치료를 하셨고, 우리나라 암 치료 수준과 미국이나 선진국의 암 치료 수준 어떻게 보십니까?

이진수 : 치료수준 자체는 우리나라가 뒤지지는 않아요. 그런데 제일 큰 문제는 우리 의료시스템 때문에, 미국에서는 오후 세션에 제가 환자 15명을 보면 많이 봤다고 저희 간호사 선생님이나 주위 선생님들에게 수고했다고 위로를 받는데, 한국에서는 환자 보는 숫자가 50, 60명이 돼야 되니까 티피컬하게 세 시간 기다려서 3분 진료한다. 이런 것들이 있어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속 시원하게 얘기를 한 번 못해보는 거예요. 진단받고 나서 암입니다 하면 믿음이 안 간다 해서 서너 군데를 다녀야 겨우 암인가보다. 하거든요.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하는 데도 큰 영향을 받아요

박인규 : 치료수준보다 치료문화, 인프라가 문제다.

이진수 : 치료문화가 중요하고 또 혹시 차이가 난다면 미국에서는 신약개발을 해서 항암제 임상시험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약이 시장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임상시험 중인 약에 참여하고 쓸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기회가 적다는 게 5,6년 전까지 얘기였는데 이제는 다국적 제약회사가 미국뿐만 아니고 한국에도 그런 인프라가 돼 있다고 해서 새로운 신약들을 한국 마켓에 들어와서 임상시험을 하고 있어요

박인규 : 사실 많은 분들이 암 같은 경우는 최소한 세 군데는 가봐야 확실하다는 게 상식처럼 돼 있거든요

이진수 : 상식처럼 돼 있는데 의사 입장에서는 환자가 왔을 때 암이라는 진단을 붙이기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충격이 크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으면 암이라는 얘기를 안 해요

박인규 : 의사들도 나름대로 신중하게 한 것인데 환자들이 못 믿는 의료문화가 문제가 되는군요

이진수 : 굉장히 중요해요. 미국에서는 의사가 얘기하면 100% 믿고. 하지만 세컨 오피니언을 들어보겠다 하는데 한국에서는 100% 안 믿고 의사들의 의견을 들어서 환자나 보호자들이 결정하겠다, 그런 게 있어요. 한국에서 많이들 반 의사 됐다고 하는데 반 의사의 맹점, 거기서 나올 수 있는 폐해 너무 커요

박인규 : 개인적인 질문도 드려볼까 합니다. 이력을 보니까 대학 졸업하신 후 거제도에 가서 보건소장을 한 2년 하시다가 미국에 가셨고. 또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 20년 이상 활동하시다가 2001년도인가 귀국하셨어요. 미국에 가신 것도 궁금하고 한국에 다시 들어오신 것도 궁금하고. 어떻게 된 사정입니까?

이진수 : 제가 74년에 의과대학 졸업하면서 미국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 당시는 한국에서 봉사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미국 가는 건 어떻게 보면 조국을 배신하는 행위다, 그런 생각까지 했거든요. 그 당시에는 무의촌 문제가 굉장히 심각해서 이걸 어떻게 해결하느냐, 정의섭 전 보사부장관께서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하셨어요. 거제보건원이라고 해서, 거기서는 커뮤니티메디슨이라는 지역사회의학, 의료전달체제를 확립해야 되겠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질환 중에서 진짜 전문의가 필요하지 않고 특수훈련을 받은 보건간호사들이 치료할 수 있는 게 거의 70%고, 한 30%는 의사의 판단과 진료가 필요하다, 이런 시스템이었거든요. 그런 것에 뜻을 둬서 거제도에 내려갔었죠. 2년간 있으면서 76년도에서 78년도까지

박인규 : 거기서 계속 활동 안 하시고 미국에 가게 되신 건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이진수 : 거기서 하다 보니까 외부에서 들어간 사람들이 하는 것도 있지만 결국 자체역량, 지역사회 내의 리더들의 자체역량계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미국에 가서 선진의료시스템도 배우고 암에 대해서도 배우고 이런 계기가 있어서 가게 됐습니다.

박인규 : 보도를 보니까 어머님이 젊으신 나이에 암으로 돌아가셔서 암을 연구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셨다던데요.

이진수 : 네. 74년도에 의과대를 졸업했는데 당시 어머니가 암으로 진단받고 75년도에 할머니도 자궁암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위암으로 돌아가셔서 의사로서 어떤 한계점 같은 걸 느꼈고. 그때만 해도 어머니가 위암으로 진단받고 항암치료를 제가 직접 해드렸는데 그때도 그렸어요. 악성 위염이다. 위암이란 말씀을 못 드리고 효과가 별로 없었죠. 돌아가시니까 회한 같은 것도 있고, 우리나라에서 암이 이렇게 되고 가족 내에서 암이 발생하다 보니 암에 대해 연구하고 치료법을 개발해야 되겠다 그런 의지가 있었던 것 같아요

박인규 : 미국에서 아메리칸 톱 닥터에도 선정되시고 하시면, 사실 국내에 들어오기 쉽지는 않은데 암센터에 다시 들어오게 되신 건 박재갑 전 원장님께서 세게, 속된 말로 당기신 건가요

이진수 : 어떻게 보면 미국에서 살면서 이민 1세로서 한계점에 부딪히고, 또 한 가지는 한국에 돌아오겠다 봉사하겠다는 마음도 갖고 있었는데 암이 특수한 질환으로 한국 정부에서도 특화된 센터가 필요하고 치료 연구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국립암센터법을 만들어서 설립했거든요. 2001년도에 정식 개원하게 됐는데 국립암센터에서 새로운 기관을 만들면서 새로운 치료, 새로운 선진 의료기술 내지는 그런 아이디어의 수혈이 필요했어요. 저도 한국에서 봉사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래서 23년 동안의 미국생활을 마치고 귀국하게 됐죠.

박인규 : 사실 2001년부터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 폐암센터장, 연구소장을 하셔서 처음부터 국립암센터를 키워 오신 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암 예방, 관리, 치료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가 가장 부족한 부분은 이런 거다, 이걸 확충해야 한다, 어떤 게 있을까요?

▲ ⓒ프레시안

이진수 :
우리가 앞장서는 것부터 얘기할게요. 국립암센터가 전문의료기관으로서 국민들에게 알려졌지만 관리사업을 하고 연구소가 같이 있는 어떤 삼각편대를 이용해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에요. 그리고 미국에서도 1971년도에 닉슨 대통령이 그 당시 캔서 액트... 암법을 만들어서 NCI에 모든 암 연구의 기획과 예산지원을 총괄적으로 했어요. 그 사업의 결과로 새로운 BT, 관계 연구논문이 많이 생기고 제약산업도 신약개발도 많이 되고 .그래서 전 세계 신약마켓의 50%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고 하거든요. 그게 연구로 끝나는 게 아니고 연구가 산업화까지 이뤄져서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는 길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걸 국립암센터에서 5년 10년 후에는 산파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겠고. 또 한 가지는 암관리사업이 우리 센터에 주어진 미션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것이 되거든요. 미국에서 예를 들어 자궁세포종 검사가 자궁암 예방, 조기검진, 사망률 감소에 획기적인 역할을 한다는데 캔터키지역에서는 아직도 떨어지지 않아요. 그것을 국민들의 인지, 지식을 높여주고 태도변화를 하도록 사업화하는 것도 국립암센터가 갖고 있는 유일한 조직책이자 이걸 통해서 획기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스템이에요. 중국에서도 이 시스템을 배우려고 하고 있고.

박인규 :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 현대인들이 암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라든지, 암에 대한 일반인들의 충고의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진수 : 많은 분들이 암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예방이 좋다는 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잘 알려진 예방수칙, 상식들을 모아서 보건복지부 국림암센터에서 예방수칙 10개를 내놨어요. 첫 번째가 담배 피우지 말고 다른 사람 연기 맡지 말기. 그것부터 시작해서 조기검진하는 프로그램에 5대 암 검진사업을 하고 있으니까 그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기... 10개가 있는데 그 외 다른 것을 자꾸 하려고 해요. 기본을 잊어버리고 다른 걸 하면 더 좋다고 하지 마시고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알려진 것, 담배 피우지 말자, 운동하자, 매운 음식, 짠 음식 적게 먹자, 이런 것. 간염바이러스 백신 맞고 검진하게 되고 이런 검진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이런 것에 충실하면 암 예방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불조심 하더라도 불났을 경우에는 끄는 방법이 필요하니까, 치료에 긍정적으로 참여하셔서, 가지고 치료하면서 살 수 있는 만성병이다. 예방할 수 있고 치료하면서 살 수 있는 만성병이라는 인식변화가 암환자가 암환자를 간호하는 가족들에게도 중요한 모멘텀이 될 거 같습니다.

박인규 : 금연을 비롯한 생활습관만 제대로 해도 암은 안 걸릴 수 있고 또 암에 걸렸다 해도 제대로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병이다. 자신감을 가져라. 앞으로 예방과 치료에 관해서 많은 역할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국립암센터 이진수 신임원장과 함께 새로운 수장으로서의 포부와 계획을 들어보고 우리나라 암치료 수준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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