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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교육정책, 사교육 '걱정'을 넘어 '공포' 불러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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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교육정책, 사교육 '걱정'을 넘어 '공포' 불러일으켜"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6/04]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송인수 공동준비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요즘 우리 아이들, 학교보다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길 만큼 사교육에 대한 부담이 매우 큰데요 지난해 교육부가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의 연간 사교육비 규모는 20조400억원으로 같은 해 전국에 투입된 정부교육예산 26조원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입시와 사교육에 대한 의식을 바꾸고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시민운동단체가 곧 탄생할 예정인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오는 12일에 출범하는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송인수 공동준비위원장과 함께 이 단체의 출범 배경과 과연 사교육 문제에 대한 해법은 있는 것인지 교육 현안에 대한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송인수 공동준비위원장입니다. 송인수 위원장은 1964년 강원도 원주 출생으로 86년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고 1989년 같은 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89년 교직생활을 시작해.. 서울 신림고와 삼성고, 구로고에서 13년간 교사로 근무했습니다. 1996년 '좋은교사운동' 출범에 관여해 활동을 시작했고 2003년 3월, 임기 5년의 '좋은교사운동' 대표로 일하기 위해 학교 교사직을 사임했습니다. 지난 1월 임기를 끝내고 새로운 운동을 시작해 현재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공동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2년 전에 좋은 교사운동 대표로 모신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공동준비위원장으로 모시게 됐습니다. 12일 출범 예정인데 지금 굉장히 바쁘실 것 같아요. 준비는 잘 되고 있습니까?

송인수 : 네. 저희는 원래 3,40명 정도로 작게 시작하려고 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150명 정도를 모시고, 교육계 안팎의 분들을 모시고 출범하게 됐고, 보통 단체가 창립대회 한다면 딱딱한 기념토론회 같은 거 하지 않습니까? 저희는 답이 안 나오는 이 일을 왜 하게 됐는지 저 개인적으로도 사연이 많은데 그 사연을 오신 분들과 나누는 게 중요하겠다 생각해서 조금 문화적인 접근을 시도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축제 같은 걸 하시는 겁니까?

송인수 : 노래하고 고백하고 나누고, 이런 방식으로 우리 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요즘 토론형 모임... 하는데 촛불집회도 그런 것 같은데 그런 생각 언뜻 생각나네요. 좋은 교사운동을 꽤 오랫동안 하셨고, 대표로도 일하셨는데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라는 새로운 단체를 만들기로 결심하셨어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 ⓒ프레시안

송인수 :
개인적으로는 제가 좋은 교사운동을 이끌어 온 지 올해로 13년째인데요, 5년 전에 교사직 퇴직할 때 좋은 교사운동을 딱 5년만 더 일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올해가 임기말이 되고 약속을 지켜야 되는 해죠. 그래서 이사회가 작년에 저한데 물었어요. 1년 후에 그만 두면 뭐할 거냐. 그래서 제가 후임자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출판운동을 하겠다고 했더니 이사회가 거부하더라고요. 왜 나이 마흔살 정도 돼서 한참 일할 나이에 관뚜껑 열고 들어가려고 하느냐. 더 강력한 일을 해라. 생각해 보니까 좋은 교사운동은 교원문제를 다루는 운동인데 그것도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그보다 강력한 운동이라는 게 입시와 사교육문제 해결하는 일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도무지 해답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고 저는 사실 13년 동안 이 문제에 접근하지 않고 계속 피해다녔거든요. 왜냐면 이 문제에 관여하다가 답이 없으니까 제 인생이 낭비될 것 같은 두려움도 있었고, 워낙 또 제가 좋은 교사운동도 하다 보니까 교원평가제도 찬성하고 그러면서 제가 욕을 많이 얻어먹었거든요. 그런데 사실상 입시와 사교육 문제는 이보다 훨씬 욕을 더 많이 먹는 걸 자초하는 일이기 때문에 겁이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피하고 피하다가, 그래도 제가 해야 할 일인가, 그렇다면 어떤 증거를 달라. 마음속으로, 제가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이니까 그런 신적인 증거가 있으면 내가 아무리 답이 안 나오는 일이라도 내 인생을 걸겠다 생각하고, 아주 기적같은 증거 한 가지를 요구했는데 작년에 그 답을 찾다가 죽다 살았어요. 어쨌든 그 증거를 올해 2월 18일에 얻었으니까 안 갈 수 없는 상황 가운데 차출돼 나온 거죠 저도.

박인규 : 찾으신 답이라는 게 어떤 겁니까?

송인수 : 워낙 복잡한 문제고 개인적인 부분이기도 한데, 법을 하나 바꾸는 일과 관계있습니다. 제가 휴직을 못해서 퇴직하지 않았습니까. 5년 전에. 노조만 휴직제도가 있거든요. 저는 그러지 못해서 결국 퇴직하고 말았는데

박인규 : 그 말씀은 전교조 소속이 아니면 퇴직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송인수 : 네. 그래서 교원실천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결극 저처럼 후임자가 퇴직해야 되는 거니까 그럼 안 되겠다 생각해서 저와 같은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휴직제를 개정하는 일을 했으면 하고 제가 5년 동안 발버둥쳤는데 해결이 안 됐어요. 그거 바꿔주시면 제가 이 일에 뛰어들겠다 마음속으로 결심했는데 희한하게 2월 18일에 바뀌었고, 제가 그 얘기를 했더니 주변 사람 하는 얘기가 하기 싫으면 하기 싫다고 말해, 핑계 대지 말고... 이러면서 웃더라고요. 그런데 바뀌었죠.

박인규 : 사교육 문제가 사실 답이 없다.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많은 사람들이 사교육 문제가 크다 심각하다 얘기하는데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송인수 : 저는 두 가지로 보는데 어려운 문젭니다. 왜냐면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인들이 단순하게 하나 있는 게 아니고 우리나라 교육정책 전반이 다 사교육과 관련이 있어요. 학벌사회, 대학서열주의, 학교교실부실문제, 국민의식문제, 많은데 이것이 일단 굉장히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하나 있고요. 저는 그 문제보다 더 핵심적 원인은 피해당사자들이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보면 누구 한 명 죽으면 그 죽음이 헛되지 않게 새로운 운동이 하나 생기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입시경쟁 때문에 한 해 아이들이 150명 내지 200명 죽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8천 명이 죽었어요.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만. 이것은 70년대 월남 가서 5,6년 전쟁 때문에 죽은 숫자가 6천 명인데, 월남전에서 죽은 한국군 장병보다 많은 숫자가 죽은 거예요

박인규 : 매년 150명에서 200명이 자살하는 건가요

송인수 : 자살 중에서 성적비관자살이에요. 청소년 자살에 수많은 요인이 있지만 우리 꽃다운 청소년들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숫자가 8천이나 되는데요 세상에 피해 당사자인 국민들이 일어나지 않고 이 문제를 풀겠다고 자임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 피해 당사자가 일어나지 않는데 어떻게 정치권이 대신 풀어주겠다고 나서겠습니까. 저는 그렇기 때문에 피해 당사자들이 일어서지 않는 것이 큰 문제 중 하나고. 그 다음 저는 우리 문제가 아무리 풀기 어렵다 하더라도 풀릴 수 없다고 절망해선 안 된다. 왜냐면 미국의 흑백차별 문제 있잖아요? 제가 보면 우리나라 입시경쟁문제와 비교해 볼 때 그 문제가 훨씬 쉽다고 말할 수 없어요. 그 사회도 아직 많이 못 풀었지만 상당한 정도 풀어냈어요. 왜냐면 그 사회에서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 자기 인생을 건 사람들이 나타났거든요. 루터 킹 목사부터 시작해서 자기 인생 걸고 죽었어요. 수많은 피해 당사자들, 흑인들, 양심적인 백인들이 나서서 피흘리고 감옥 가고 그러면서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거든요. 저는 문제를 푸는 길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객관적으로 문제를 푸는 길이 존재하는 게 아니고 그것에 자기 생을 거는 사람들이 나설 때 길이 열리는 거다. 이렇게 저는 생각하고. 저는 사실 우리나라 군부독재 문제도 양심적인 학생이나 시민들이 피흘림을 통해서 풀어냈잖아요. 그런 전통이 있었는데 왜 그런 승리의 유산을 유독 입시와 사교육 문제 해결하는 일에는 적용하지 않는가. 우리 기성세대가

박인규 : 도저히 풀릴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라도 우리가 힘을 합쳐서 부딪쳐 보면 답이 나올 수 있다.

송인수 : 왜 사람들이 그렇게 덤벼들지 않냐면 자기 인생을 너무 귀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왜냐면 그 인생 다 바쳐도 문제해결로 올라가는 계단 100개 중에서 내 생애를 통해서 두세 개밖에 풀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면 자기 인생 낭비한다는 생각이 드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문제를 푸는 바른 자세는 자기 인생을 하찮게 여기는 것. 내 인생 아무 것도 아니다. 하나 풀다가 죽겠다는 마음. 그 다음 저는 한창기 사장이라고 뿌리 깊은 나무 편집장, 그 분이 그런 얘길 하셨더라구요. 가치 있는 일에 돈을 가랑잎 태우듯 태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저는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나서면 그 사람 생애를 통해서 계단 두세 개 만들고, 또 다른 사람이 그 사람 등을 밟고 두세 개 만들고 그러면서 풀리는 것이지 한 번에 풀리는 것은 없다.

박인규 : 사교육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모범답안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사교육이 문제된다면 사교육을 없애면 되는 거 아니냐. 실제로 5공 때 그런 시도가 한 번 있었고, 물론 위헌판결을 받았지만. 지금 단체 이름이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에요. 사교육을 없애겠다는 사교육 걱정을 없애겠다는 건지. 사교육 걱정을 없애겠다면 그건 어떤 건지 궁금하네요.

송인수 : 저는 이 단어. '사교육 없는 세상'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이 단어가 갖는 의미가 큰데요. '사교육 걱정 없는'에서 '걱정'을 뺀 상태로 이름을 처음 지었다가 제 아내와 3일 동안 부부싸움을 했어요. 당신 사회주의운동 하는 거냐. 모든 사교육과 한 판 싸우겠다는 거냐. 그리고 또 그런 자세가 적절치 않다. 제가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닌데, 모든 사교육을 다 부정하는 게 아니고 비교육적인 입시사교육 문제는 풀어야겠다. 그리고 2만원 5만원 아까운 정도로 줄여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고요. 사교육을 유발시키는 원인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운동을 하자. 그 원인 중에서는 아까 말씀하신 제도와 구조 문제도 있지만 사람들의 의식문제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 직면하는 운동을 하자. 이런 생각을 해서 사교육 걱정을 끼치는 다양한 환경과 의식의 문제를 해소하는 방식의 운동을 해야겠다. 그러다 보니 이 것은 이해당사자인 어떻게 보면 사교육 종사자들까지도 품을 수 있는 운동이라고 봐요. 그 분들조차도 사실상 이런 식의 비인간적인 사교육을 해소하는 일이라면 내 이해관계가 조금 손해봐도 괜찮다는 분들이 저는 의외로 우리 사회에 많다고 봅니다.

박인규 : 도저히 답이 없을 것 같지만 한 번 부딪쳐 보자는 송인수 위원장의 생각에 동참하시는 분들이 어떤 분들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송인수 : 우선 제가 공동 준비위원장으로 학부모 운동가로 명망이 높으신 윤지희 대표가 저와 함께 책임을 지고 있고요.

박인규 : 주로 학부모들이신가요?

송인수 : 학부모들이라든지 교원, 기업, 변호사, 이런 분들이고, 공동초대인격으로 몇 분 있습니다. 손봉호 총장, 만화가 박재동씨, 영화제작자 이승재씨 또는 류승완 감독이라든지 MC 김제동씨가 나오셔서 같이 토크쇼를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저희 운동을 소개해 주는 역할을 하시고요

박인규 : 사교육에 종사하는 분도 동참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그런 분들이 동참하시는 분이 있나요?

송인수 : 그럼요. 지금 전화를 저한테 여러 분들이 하십니다. 특히 사교육 관련된 분들이 저한테 하시는 말씀이, 최근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사교육 관계돼서 너무너무 공포스럽다. 그 분은 학원 원장이기도 하지만 본인 스스로 자녀를 기르는 학부모에요. 학원 원장으로서는 좋을 수 있는데, 그런데 우리 아이 입장에서 너무 부모로서는 공포스러워서 내가 학원 관계자지만 이 문제는 풀려야겠다. 이렇게 참여의사를 밝히셨어요.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박인규 : 출범식 당일에는 김제동씨가 MC를 봐서 여러 가지 체험도 얘기하고 사교육 관련 토론을 한다고 하셨는데, 일단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출범하면 사교육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어떤 겁니까?

▲ ⓒ프레시안

송인수 :
대안을 만드는 건 조금 시간이 걸리고요, 그 전에 이 문제를 내 문제, 우리 가정, 우리 집안의 문제로 고립시키지 않고 우리 모두의 문제로 함께 공유하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다. 말하자면 피해 당사자들이 지금 자기 이웃을 경쟁상대로 생각하면서 계속 무한경쟁으로 가는, 그래서 모두 다 실패자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경쟁상대가 아니라 나눔의 상대로 전환시켜서 이 과제를 우리 사회의 과제 또는 우리의 과제로, 공동체의 과제로 붙들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저는 그렇게 나눔이 있으면 그 속에 위로가 있고 희망이 있고 상처가 치료되고. 그래서 그 과정을 통해서 지식이나 지혜가 공유되기 시작하다. 저는 그렇게 보고 그런 속에서 대안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저는 처음에 국민 모두가 당사자들이 나눔과 위로의 장 속에 나오는 게 필요하다. 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그것이 시작돼서 팽창돼서 오프라인으로 나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사람들이 그럼 대안을 찾자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 대안을 찾는 것도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게 아니고 국민들이 탐색하고 국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대안. 저는 교육 문제 복잡하지만 전문가들에게 맡길 만한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박인규 : 사교육 경쟁에서 내가 이웃을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피해자라는 걸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공감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겁니까?

송인수 : 저는 그래서 저희 사업 중 하나는, 사교육 걱정 희망 나눔 수기공모전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물론 경험도 나누는데, 경험을 나눌 때 성공의 경험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성공한 사람 많지 않아요. 대개 실패경험이거든요.

박인규 : 내가 사교육으로 인해서 이러저러한 피해를 입었다.

송인수 : 네. 괜히 겉으로 잘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거의 모두 실패의 경험을 안고 삽니다. 그 때 사람들이 놀라는 거예요. 나만 실패가 아니었구나. 왜 우리가 다 실패자로 낙인찍히며 살아야 되는 거냐. 그럼 우리가 찾자, 이렇게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수기공모전부터 먼저 시작하고 내년에 정책대안 국민공모전을 하려고 합니다.

박인규 : 올해는 일단 사교육의 피해를 나눠보고, 거기서부터 내년에는 사교육피해를 줄이거나 없애기 위해서

송인수 : 대오가 형성되는 거죠. 그런데 저는 예컨대 조기유학 사람들이 부러워하거든요. 그러나 실패해서 몰래 귀국한 사례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박인규 : 저희들은 대개 성공사례에만 많이 주목하고 있죠. 약간 다른 얘기긴 한데, 이런 식의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돈과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재정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실 겁니까?

송인수 : 재정문제가 좀 쉽지 않은데요 저는 일단 정부로부터 지원은 안 받으려고 합니다. 누가 돈을 주느냐에 따라 돈 내는 사람을 기쁘게 하기 마련이거든요. 어떤 조직이든지. 정부가 돈을 주면 정부를 기쁘게 해야 되고 기업이 돈을 주면 기업을 기쁘게 해야 돼요. 우리는 누구를 기쁘게 해야 되냐면 국민을 기쁘게 해야 돼요. 그래서 국민의 주머니를 열어야 한다. 천원 한 장 국민이 열려고 하면 그 분들 마음 속에 열망하는 것에 응답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그런 마음을 갖기 때문에 저는 정부 돈 받지 않고 국민들의 주머니를 여는 운동을 해야 한다. 올해만 해도 사무실 준비하는 데 1억 정도의 경비가 필요했는데 아무 것도 없이 시작했는데 모금을 통해 다 해결됐고요. 그 다음 매달 천만원 정도의 재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부분도 이미 후원으로 전액 다 해결됐고, 출범도 하기 전에. 제가 그걸 보고, 사람들이 만원 2만원 내는 것도 힘들어 하는데, 저희 후원자 중에서 제일 많이 내는 액수가 10만원이에요. 그 분들이 10만원 기부하면서 너무 미안해 하는 거예요. 그걸 보고, 사람들이 가치있는 일이라면 맨땅에 헤딩할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박인규 :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해결하겠다. 앞으로도 자발적인 기부가 많아야겠네요.반면 최근에 교육 관련 시민단체가 너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걱정도 하고, 더 나아가서는 교육단체가 아니라 무슨 편가르기 하는 거 아니냐. 진보적 교육단체, 보수적 교육단체 이래서 좀 문제가 있다. 실용적 대책을 마련해야 되는데, 이런 비판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송인수 : 우리나라에 이념적 긴장이 많은 건 사실이고요. 또 비판을 주로 많이 하는 부분도 있는데 사실 대안도 많거든요. 문제는 그것을 국민이 채택하지 않고 있는 거고. 저희는 진보냐 보수냐는 중요하지 않다. 저는 목표를 크게 세 가지로 보는데요, 사교육 걱정을 줄여야겠다. 비교육적 입시사교육은 정말 현저하게 줄여야겠다. 2만원 내지 5만원 내도 아까운 정도로 줄여야겠다. 그리고 학생들의 입시고통을 줄여야겠다. 이게 첫 번째고. 두 번째 목표는 교육의 질은 높여야겠다. 사교육은 줄였는데 교육의 질이 낮으면 문제잖아요. 그래서 사교육 걱정도 줄어들면서 교육의 질은 높아지는, 그러면서 국민들이 참여해서 스스로 선택하는 결론이 된다면, 그 결론이 어떤 결론이든지 저는 문제 없다. 그래서 저는 지금 진보적 대안이든 보수적 대안이든 관계 없이, 저는 꿩 잡는 것이 매라고 어떤 대안이든지 실제로 우리 교육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면 열린 마음으로 대하면서 그 가운데서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에 적합해야 되고, 또 매뉴얼화시켜야 되고. 그래서 저는 어떤 생각을 하냐면, 우리 운동이 재야교육부다. 비판만 하는 게 아니고 실제로 현실에 탑재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는 정책운동기구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역대 모든 정부가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 공언했고 나름대로 여러 가지 대책을 냈어요. 대표적인 게 방과후 학교, 또는 EBS 수능강의 이런 것들을 했는데, 성과랄까 한계 어떻게 보십니까?

송인수 : EBS 같은 것은 일부 성과가 있죠. 농어촌 지역이나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상당한 의미가 있었는데, 지금은 상당히 한계가 있고 사설 인터넷강좌 쪽으로 많이 쏠림현상이 있고. 그리고 정부가 문제를 풀어서 이런 EBS 수능강의 등을 통해서 2만원 내지 5만원 정도의 절감효과가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현실적으로 올해도 조사해 보니까, 작년이었죠. 학생 한 명당 28만원 정도 쏟아붓고 있는데 2만원 5만원 그게 얼만큼 피부에 와 닿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결국 문제를 정부가 핵심원인에 직면하지 않고 주변부 문제를 건드리면서 거기에 정책역량을 결집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핵심문제를 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핵심문제는 적어도 초중고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대학교육, 좋은 대학을 많이 만들고 서울대학, 그리고 저 밑에 2등 하는 대학도 한 10개 이렇게 하는 게 아니고 1등 하는 경쟁을 할 수 있는 대학도 30여개 정도가 매년 엎치락 뒤치락하는. 그래서 한 반에 3,40명 중에서 한 20명 정도는 어느 대학을 가든 크게 자존심 상하지 않는 좋은 대학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대학경쟁은 그런 식의 교육과정의 경쟁이라든지 졸업생의 질 경쟁이 아니라 입학생의 성적경쟁 중심으로 가고 그 다음에는 경쟁이 없죠.

박인규 : 사교육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은 초중고에 있는 게 아니라 좋은 대학을 많이 만드는 데 있다. 생각을 해봐야 되겠네요.

송인수 : 물론 고등학교 문제도 중요한 문제긴 합니다.

박인규 :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여러 가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을 이끌어가는 담당자로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사교육 걱정을 늘릴 것 같습니까 줄일 것 같습니까?

송인수 : 저의 판단이 중요하진 않고요, 일반 시민들의 판단이 중요한데 저희 사무실에 전화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걱정이란 표현보다 공포라는 표현을 씁니다. 너무 공포스럽다. 개인의 문제로 풀기에는 너무 힘들고 어찌할 길이 없다. 그런데 이게 평범한 시민들이 하는 얘기가 아니고 소위 말해서 중산층 이상의 학부모들, 그리고 자녀를 나름대로, 스스로 교육시키는 일들을 가정에서 해왔던 분들이 이제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들을 굉장히 많이 하고

박인규 : 이명박 정부 스스로는 교육을 자율화시키는 걸 내세우고 있는데

송인수 : 자율이 결과적으로 입시 한줄서기 경쟁으로 회귀하니까 생기는 문제죠

박인규 : 예를 들면 대입자율화 이런 부분들이 학생들의 입시경쟁을 강화시킨다고 보시는 겁니까?

송인수 : 그렇죠. 대입자율화라는 건 결국 대학이 학생들 선발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거고, 그럴 때 대학이 지금 학생들을 성적으로 한줄세우기 경쟁, 결과적으로 그런 부분이 많고. 이런 상황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사실상 대비할 수 있는 길은 이런 식의 입시경쟁을 위한

박인규 : 일각에서는 특성화고교라든가 마이스터고교, 이런 것들은 다양화시키는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데요

▲ ⓒ프레시안

송인수 :
마이스터고교는 공고에 해당되는 거니까 큰 문제가 아니고, 지금 문제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4.15조치 부분인데요, 0교시 부활, 야간자율학습 연장, 학교를 학원화시키는 정책들이라든지 중학교 일제고사 부활, 이런 것들이 국민들을 상당히, 특히 학생들을 공포스럽게 만들고. 두 번째로, 사실상 그래서 학생들이 소위 말해서 미친소 미친 교육 해서 광장으로 뛰쳐나오고 있는 거고. 저는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면 조만간 자율형 사립학교100개를 만드는 정책이 시행될 텐데 이것은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교육의 대재앙이라고 생각합니다. 4.15 조치는 법적으로 환수 가능할 수 있거든요. 시,도 교육청에 줬던 권한들을 다시 회수하면 되는 거니까. 그러나 입시명문사립학교를 100개 만든다면 학교를 다시 뜯어고칠 수 없어요. 끝장나는 겁니다. 지금도 50여 개 특목고를 위한 중학교 입시경쟁이 상상을 초월하는데, 100개 들어와서 150개가 되면 학생들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게 아니고, 특목고는 좁았을 때는 반에서 한 명 내지 두 명 정도의 경쟁이었는데, 이게 늘어나니까 10등 안에 드는 애들이 전부 다 경쟁하는 거고, 이게 150개 되면 한 반에서 중간 이하 되는 애들도 전부 다 이 경쟁에 뛰어드는 거고, 일반 고등학교가 한 2000개 되는데 150 개 학고 만들어 놓으면 나머지 1800개 그 학교 다니는 애들은 또 어떻게 되는 거고. 이게 70년대 우리 교육의 문제를 고스란히 반복시키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이 100개 학교가 교육과정이 굉장히 자율화되고 고품질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지 않습니다. 지금도 외고라든지 이런 학교가 정말 교육과정이 뛰어나냐, 그렇다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 많거든요.

박인규 :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여태까지의 특성으로 봐서는, 세워 놓은 여러 가지 교육정책을 밀어붙일 것 같은데,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십니까?

송인수 : 저는 빨리 국민들의 민심을 잘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회귀시킬 것은 빨리 회귀시켜야 한다. 4.15조치 같은 것은 다시 대부분의 것들은 다시 회귀시켜서 교육부가 책임지고 틀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 다음 자율형 사립고는 정말 정책적으로 시행하면 안 됩니다. 지금 그것으로 가기 위한 사전포석을 굉장히 치밀하게 세우고 있는데 그래선 안 되고 국민들이 이것은 똑바로 응시해야겠다. 그리고 이것만큼은 막아내야겠다.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스스로 생각해도 답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교육 문제를 정면으로 부딪치겠다, 해서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라는 단체를 곧 출범시키는데요. 전국의 학부모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송인수 : 현 정부나 과거 정부의 잘못을 일일이 얘기하면 한도 끝도 없어요. 그런데 저는 우리 국민들이 문제가 있을 때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 나서는 것도 일단 굉장히 중요하다. 스스로 교육문제를 푸는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문제를 바로잡고 대안을 만드는 일에 나서야겠다. 그렇게 안 하면 절대 정치권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국민에게 해로운 것도 부르짖어도 부르짖어도 해결해 주지 않는데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해결되겠습니까. 저는 그래서 국민들이 더 이상 이 문제를 남의 문제나 해결 불가능한 문제로 놔두지 말고, 함께 결집해야 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박인규 : 신영복 선생이, 여럿이 함께 가면 그게 바로 길이 된다고 하던데요. 일단 송인수 위원장이 앞에 가시면서 많은 분들을 끌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으로. 앞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송인수 : 예.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오는 12일에 출범하는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송인수 공동준비위원장과 함께 이 단체의 출범 배경과 과연 사교육 문제에 대한 해법은 있는 것인지 교육 현안에 대한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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