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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ㆍ안보분야에 대한 감시ㆍ비판은 시민운동의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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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외교ㆍ안보분야에 대한 감시ㆍ비판은 시민운동의 블루오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6/02] <2008 평화백서> 펴낸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박정은 팀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우리가 흔히 백서라고 하면 국방백서나 외교백서와 같은 정부의 공식 문헌들을 떠올리는데요. 최근 한 시민단체가 그동안 성역으로 여겨졌던 외교, 군사, 안보 문제를 다룬 2008 평화백서를 출간했습니다. 특히 이번 백서에선 평화와 안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모색하고 우리사회 평화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2008 평화백서 출간을 주도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박정은 팀장과 함께 평화백서를 만들게 된 배경과 통일, 외교, 안보 분야 현안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박정은 팀장입니다. 박정은 팀장은 1972년 경북 문경 출생으로 1997년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고 2000년 이화여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0년부터 참여연대 간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으로 미 핵갈등과 한미동맹 현안 모니터를 비롯해 한국군 파병정책과 관련된 국내, 국제연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백서라고 하면 주로 정부에서 내는 경제백서, 외교백서, 안보 백서, 국방백서 이렇게 참여연대에서 평화백서를 만들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프레시안

박정은 :
참여연대에서 평화 군축센터를 만들어야 되겠다고 논의를 한 게 2002년도인데요, 그때부터 주목해서 봤던 게 국방정책이었습니다. 그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국방 백서였고요, 국방부에서 내용을 보시면 다들 아실 거라는 생각을 하는데, 신뢰를 갖기 어려운 내용들이 좀 많습니다. 저희가 대표적으로 이야기 한 게 남북군사력 비교 부분이죠. 그런데 굉장히 좋은 질의 비싼 비용을 들어서 만든 백서인데 내용은 참 부실하고 신뢰도 가지 않고, 이런 것들을 저희가 알고 있기로는 국방부에서 2006년도 백서까지 나와 있는데요, 이런 거에 대당 하는, 시민 사회의 눈으로 보는 통일 이슈에 대한 시민 사회의 관점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백서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국방부에서는 늘 국방 정책의 정당성을 홍보하려고 그런 백서를 만드는 데 평화 운동도 각 현안에 대한 어떤 입장을 분명히 하고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 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겠다, 그런 생각으로 2002년부터 이런 논의가 있었는데 실제 이제야 출간을 하게 된 것입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 하시면서 국방백서에서 믿기 어려운, 신뢰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군사력 비교 이야기를 하셨는데, 쉽게 말하면 남한의 군사력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다 그런 말씀이신가요?

박정은 : 낮게 평가한다는 것은 결과적인 거구요, 비교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대부분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있는 건데, 무기를 한 개의 개수대로 비교한다든가 아니면 국방비에 있어서도 투명하지 않게 비교를 한다던가 하는 방식이 있어서 한국이 계속 열세다, 북한에 비해서 열세다 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많은 분들은, 국방부에 관계하지 않는 분들도 남한이 북한보다는 굉장히 많은 국방비를 수십 년 동안 들여왔기 때문에 그건 가능하지 않다라는 것은 다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죠.

박인규 : 남한의 군사력이 우위라고 일반적으로 생각 하는데,

박정은 : 일반적이 아니라 상식을 뒤집는 백서였던 거죠.

박인규 : 그렇다면 참여연대에서 평화백서를 만든 것은 정부에서 제시하는 여러 가지 안보나 외교에 관한 현안들을 시민의 눈으로 점검을 하고 비판을 해 보자 그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박정은 : 저희가 센터 만들어진 당시부터 지금까지 보면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는데요, 2002년에는 여중생 사망 사건, 그리고 대선이 있었구요, 2002년 10월에 소위 말하는 2차 북핵 위기가 재현이 됐었구요. 2003년에는 이라크 침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3년에는 김선일씨 사망 사건, 그리고 평택 기지를 둘러싼 갈등이 2005년, 9.19 성명부터 해서, 작년에는 아프간 피랍사태 같은 것도 있었죠. 저희가 그런 굵직한 국민들에게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들을 접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과 평화운동이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그것이 뭐냐면 국가 안보에 대한 개념이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우리에게 위협이 되고 있는지, 지켜야 할, 방어해야 할 대상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그걸 지켜야 하는지, 그런 것에 대해서 많은 관점의 차이를 볼 수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 저희가 빨리 극복해야 하는 건 국가 안보 논리, 이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에서 백서에 그런 내용을 많이 담았습니다.

박인규 : 무엇이 진짜 국가 안보냐, 예를 들면 국방백서에서는 아직도 북한을 주적이라고 생각 하는데 꼭 그렇게 되느냐, 그런 식의 문제의식이군요. 시민들이 바라보는 진정한 안보는 무엇이냐. 그렇다 하더라도 시민단체에서 외교 군사 안보에 관련된 백서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박정은 : 저희가 검찰 권력을 성역이라고 일상적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진정한 성역은 외교 안보 영역인 것 같습니다. 일례로 저희가 2005년에 미군기지 관련한 정부 협상 모니터 보고서를 몇 차례 낸 적이 있습니다. 관련해서 어느 정부의 사이트 등 저희가 정보 접근하기가 굉장히 어렵구요, 정보 공개 자체가 굉장히 어렵고 공개되어 있는 정보가 굉장히 미천합니다. 저희가 찾았던 건 다 미국 의회의 자료, 미국 국방부 자료, 미국 회계 감사원 자료를 찾고 한국과 미국이 미군 기지를 둘러싼 협상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미국 측은 한국의 비용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는지, 그런데 한국 정부는 거기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홍보 하고 있는지 그 미국 자료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거든요. 기본적으로 정보 접근이 안 되는 것이 외교 안보의 영역이구요 그런 위협에 대한 판단에서부터 거기에서 필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 있어서도 소위 말하는 안보 전문가만이 이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고 이런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하는 게 팽배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박인규 : 무엇보다도 외교 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평화군축센터에서 평화 백서단 이름은 아니지만 2003년도와 2005년도에 한반도 평화보고서란 책을 내셨죠? 평화 보고서와 이번 평화백서는 뭐가 다릅니까?

박정은 : 보통은 한반도 둘러싼 쟁점들 있지 않습니까? 남북관계, 북미 핵 갈등, 그리고 한미 동맹, 좀 더 넓히면 한일 관계와 동북아 관계가 있구요, 저희가 파병도 하고 있기 때문에 중동문제를 포함해서 전 세계 국제 평화 문제도 있을 겁니다. 저희가 2003년과 2005년 평화 보고서 같은 경우는 주위 현안에 대한 모니터링에 대안을 담았다면 이번에 저희 평화 백서의 절반 이상 16꼭지는 실제 평화 활동을 하시는 분들 각 영역에서 활동 하는 분들의 활동 내용들을 담았구요 다양한 반핵운동, 반기지 운동, 군 인권 운동 그리고 평화교육운동, 남북 교류 운동을 합쳐서요. 이런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실제 당면한 현안이 무엇인지, 그 현안에 대해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고 남아 있는 과제들,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과제는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담았기 때문에 기존의 보고서보다는 내용이 훨씬 더 방대해 졌고요, 활동들, 저희가 부제로 담은 것도 평화를 기록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활동가들이 많이 참여했다는 게 기존 보고서와의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전부 27명의 필자가 30꼭지의 글을 썼던데 대표적인 분을 소개한다면 어떤 분일까요?

박정은 : 저는 한 분 한 분 다 귀중한 원고를 주셨다고 생각 하는데요, 사실 참여연대가 2006년부터 평화 국가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평화 운동을 하면서 지향해야 할 국가상은 무엇이냐 우리가 운동해야 하려면 비전이 있어야 할 것인데, 그것을 평화국가라고 하자, 평화국가라는 것이 기본적으로는 위협에 대한 해석부터 달리 하자라는 의도가 있는 건데, 국가 안보 이데올로기를 뒤집어 보자는 건데요, 평가 이야기를 하면서 이번에도 작년, 제 작년에 큰 국제 심포지엄을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백서에 그 내용을 담으려고 했고, 그런 면에서 현재 평화군축센터 소장을 맡고 계신 구갑우 교수님, 그래서 평화 국가의 이론에 대한 글을 주셨구요, 저희가 늘 생각 하는데 한미 동맹을 포함해서 외교 안보 현안에서 가장 업데이트, 모니터링을 업데이트 하시는 분이 조성렬 박사님이십니다. 박사님 원고도 한미 동맹에 있어서는 저희가 민주화해야 할 대상으로서 한미 동맹을 두시고 거기에 한미 동맹 현안에 대한 정책 결정이나 평가를 담았기 때문에 그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 하구요, 추가를 하자 그러면 국방 분야에 대해서 저희가 날카롭게 비판을 했습니다. 특히 정부의 국방계와 군비 증가 일로의 정책 결정 과정들에 대한 비판을 했는데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이태호 참여연대 합동처장하고 정욱식 평화 네트워크 대표의 원고도 굉장히 귀중하다고 생각 합니다.


박인규 : 아까 말씀하시면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안보와 시민활동가들이 생각하는 안보가 다르다는 말씀 하셨고, 특히 참여연대에서는 평화국가를 지향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진짜 안보는 뭐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평화는 뭐냐, 굳이 설명을 한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박정은 :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의 위협은 뭐고, 방어해야 될 대상은 무엇이고 그리고 방어해야 할 수단은 무엇이냐는 그 세 가지 물음이 있다면 국가 안보는 무정부 상태이죠. 국제 관계가, 그래서 우리는 힘, 군사력을 갖고 최소한의 억제를 갖춘다, 라고 하는데 실제로 억제력을 넘어서는 군비증가를 추구하기 마련이구요, 그리고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는 국가를 두고 있는 거죠. 그래서 그 수단이라는 것이 굉장히 국가 제도라든가 관료 기구라는 것이 국가 안보 중심으로 짜여 있죠. 그래서 어떤 자원의 배분도 국가 중심이구요, 그래서 어떤 자원의 배분도 국가중심이구요, 그러니까 국가 보안법 같은 것, 억압적 정당화 되는 경향도 있고요, 그런데 이것이 과연 안보를 지켜 왔느냐, 미국이 굉장히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고 군비도 많이 투여 하는데, 안전하냐, 그래서 한국이 국방비 많이 늘리고 있는데 여전히 북한의 위협을 말하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비현실적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고요, 그래서 외부의 적이라는 것을 두고 적을 해석하고 규정하는 데에 있어서는 시민사회의 인식이 반영 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적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지구 온난화이고 자연재해 일수도 있고요, 지금 지진 때문에 문제가 많잖아요. 그리고 인권의 문제일 수도 있고 민주주의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사회 양극화에 따른 삶의 질의 악화, 이런 것도 우리한테는 당면한 가장 큰 위협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방어해야 할 대상도 국가가 아니라 개인이고, 사회 구성원이고, 시민사회이고 국제 사회의 구성원들인 것이죠. 그래서 한국이 국가 이익을 위해서 이라크 민중들에게 피해를 주는, 전쟁에 대한 지지라든가 파병은 가능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그 수단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평화를 구축하는 방법도.

박인규 :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안보 개념이 외부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무장 대응, 그리고 보호할 것은 국민이라기보다 국가였다면 앞으로는 지구 온난화라든가 자연 재해라든가 실제로 사람들을 위협하는 식량안보라든가 에너지 안보라는 이야기도 나왔으니까, 그게 중요하다, 그 쪽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박정은 : 그러니까 군사 안보도 여전히 위협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그건 최소의 군사력, 그리고 상호 협력 의존, 협력 관계를 구축함으로서 가능하다는 거죠.

박인규 : 그런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북한의 위협이 크다고 생각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남한의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는 분들이 많고 한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이번 평화백서에서 참여 정부에서 세운 국방 개혁 2020, 그러니까 2020년까지 이러 저러한 군사력을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굉장히 비판적으로 보고 계신 거죠?

박정은 : 방금 북한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여전히 위협적인 세력으로 보고 있다는 건데, 제 생각은 북한이 돌출 행동을 할 수는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다지 위협적인 국가 상대로 보기보다는 오히려 중국과 일본을 말하는 국민들이 훨씬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국방백서에서 저희가 처음으로 문제 제기 한 것도 역시 누구를 위협으로 둘 것이냐 인데, 물론 북한을 두고 있는데, 국방 관계자들은 비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북한을 절대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국을 이야기 하거든요. 중국을 염두에 둔 구축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죠. 국방개혁2020이라는 것이, 그래서 가장 근본적으로는 위협과 안보에 대한 해석부터 저희가 문제 제기를 했던 거구요, 중국을 위협의 대상으로 둘 것이냐, 그리고 국방비를 연 621조원을 투여하겠다는 거죠. 2020년도까지, 그러니까 연 9~10% 증액을 시키겠다는 거죠. 지금 그것이 가능하겠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있는 건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사회보장 문제, 사회 질의 문제가 한국에 있어서는 다른 OECD국가와 비교해서 굉장히 낮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잖아요. 그 반도 미치지 않는데 국방비 같은 경우에는 다른 나라 한 자리 숫자임에도 불구하고, 국가 예산을 차지하는 퍼센트가, 한국은 10%가 늘 넘거든요. 자원 왜곡이 있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협으로 두고 어떤 무기를 사려는지, 거기에는 국방부적인 문제, 그리고 50만 명을 감축하려고 하는데, 이것도 너무 많다, 지금 69만 명이라고 하는데요, 이 정도 병력을 유지 하려고 하니까 돈이 계속 들어가는 거구요, 경상비가 50% 이상 들어가는 겁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은 북한의 위협이든 중국의 위협이든 이른바 군사지역 확충이 비현실적이고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신데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안보를 유지할 수 있는 겁니까?

▲ ⓒ프레시안

박정은 :
저희가 말하는 게 비현실적이다, 이상적이다고 말씀 하시는데, 제가 앞서서 말씀 드린 것처럼 우리가 군사력을 늘려 봤더니 그리고 한미 연합 전력까지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랬더니 되돌아오는 건 북한이 값싸게 사용할 수 있는 무기. 대량살상 무기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가죠. 그리고 한미 간의 동맹과 밀괄 동맹에 대응해서 중국도 엄청난 군비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서로의 안보를 유지 시켜주는 방식이냐 이건 저희가 볼 때는 저희가 말하는 국가 간의 상호 의존, 협력 이런 것 보다는 훨씬 더 불안하고 위험한 군사 안보 논리라고 생각 하는데요, 그런 면에 있어서는 외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우리나라가 가장 못하고 있는 건 제가 보기에 외교력인 것 같아요. 어느 나라에 가도 하다못해 파병을 한다고 해도, 파병의 원칙이라는 게 있어야 되는데, 그 나라에서 어떤 기여를 하게 되는지, 그 나라의 갈등의 원인이 뭐고, 어떤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미국의 요구만 있으면 보낸다는 게 한국 외교의 현실입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동북아 평화에 있어서 가장 요원하고 빨리 구축해야 할 것이 외교력 신장이고요, 그 외교력을 군사력을 가지고 위협을 하고 살 수는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박인규 : 동북아의 군비 경쟁을 막기 위해서 한국이 외교력을 좀 발휘해라, 그런 주문이신데, 실제로는 중국이든 일본이든 군비 경쟁을 하고 있고, 한국은 사실은 미국의 동맹국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상적이긴 하지만 되겠느냐, 이렇게 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박정은 : 따라가는 것이 우리가 아무리 해봐야 안 된다는 거고요. 일본은 사실은 국방비가 증가 추세가 아니고 정체이거나 감축 증세입니다. 오히려 군사를 많이 빼고 있는 거죠. 그리고 중국은 총체적으로 미국이 대중국봉쇄정책이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다 알려져 있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계속 그런 식으로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고요. 아까 저희가 외교력을 말씀드렸는데, 또 그만큼 중요한 게 시민사회의 평화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서는 군사력 가지고는 안 된다는 건 지금 확인 된 거고, 시민사회가 어느 정도 평화역량을 가지고 있느냐, 그리고 국제 시민 사회하고 평화 연대를 할 수 있느냐, 그런 역량은 정말 중요한 전쟁 억지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약간은 시사적이긴 합니다만, 우리 국민들은 평화하면 남북 간의 평화를 가장 중시하고 있을 텐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관계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박정은 : 저는 지금 출구가 없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는. 출구가 안 보인다고 평가를 하고 있는데요, 실제 북미 간의 최근 진전 움직임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반해서 한국은 손을 놓고 있다고 저희는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비핵개방 3000이라는 것이 산술적인 계산 자체로도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임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일궈놨던 6·15 선언, 10·4 선언에 대한 인정을 하고 있지 않고 있죠. 저는 그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북한이 현 정부와 무엇을 갖고 협상을 할 것이냐. 그 바탕이 전혀 없습니다. 지금 쌀 지원 문제도 시기가 굉장히 중요한데, 스스로 지원을 해서 관계를 터도 될까 말까인데, 어떤 전제조건을 자꾸 단다는 거죠.

박인규 : 북한이 요구해야 된다?

박정은 : 요구해야 된다. 심한 게, 하게 된다면 보내주겠다, 이건 차라리 안 주니만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출구를 못 찾고 있는 정부다, 쇠고기 협상 문제도 있지만, 외교 안보, 통일 정책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총체적 난국이다 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인도적 지원은 즉각 재개해야 된다?

박정은 : 즉각 재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남북 간의 평화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만약 평화국가라는 것을 지향을 한다면, 예를 들면 이라크 전쟁이라든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입장이 분명해질 텐데, 저희는 전투 부대 같은 것도 파견돼 있고 그렇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박정은 : 저희가 2003년도부터 파병 문제에 전념을 해왔는데요, 정부가 애초에 파병을 하면서 내세웠던 논리는 사실이 아니라는 건 국민이 다 압니다. 오로지 계속 한국군을 파병한 이유는 미국의 요청, 하나거든요. 미국도 철군을 하겠죠, 정권이 바뀐다 라면요. 한국 정부는 거기에 또 따를 것이냐. 이런 것에 대해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한국 외교의 현재에 대해서 좌절을 하게 되는 거죠. 우리가 스스로, 사실 전쟁은 재난인데, 재난을 겪고 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어떤 평화 정책을 갖고 있느냐, 전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쿠르드에 한국군을 파병을 했는데, 이라크 어를 하는 사람을 파견을 해서 현지에 정착하는 데, 부대시설을 구축하는 데, 통역사를 보낸다던가, 그 지역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태, 그러면서도 그 지역의 어떤 평화를 정착하도록 하는데 대한 정책도 부재한 상태, 오로지 미국의 요청만 있는 그런 외교력이라고 하면, 사실은 앞날이 뻔 한 거죠. 국제사회의 호응도 받기 어렵고.

박인규 : 우리가 세계적인, 또는 국제사회의 평화 문제에 개입하거나 관여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대해서 깊이 알아야겠다, 그런데 아직은 그런 능력이 대단히 부족한 것 같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 오늘은 2008 평화백서 출간을 주도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박정은 팀장과 함께, 평화백서를 만들게 된 배경과 통일, 외교, 안보 분야 현안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시민운동이라고 하면 권력 감시, 환경 생태, 소비자 운동, 이런 것들을 떠올리는 데요, 사실은 외교 안보라든가 특히 평화 분야에 관한 운동은 그렇게 많이 않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 박정은 팀장이 보시기에 우리나라 시민사회 평화운동, 어디까지 와 있다고 보십니까?

박정은 : 다른 나라의 비해서는 한국의 평화운동 역사가 굉장히 짧습니다. 굳이 독재시절까지 돌아간다고 하면 간간히 없던 건 아니지만, 사실은 아프간 전쟁 이후에 한국의 평화운동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고요, 본격적인 것은 이라크 침공 이후입니다. 역사는 굉장히 짧죠. 그에 비해서 평화운동의 저변이 굉장히 팽창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국제 분쟁에 대한 관심도 굉장히 많아지고 있고요,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 평화운동이 굉장히 없다는 거죠. 그래서 남북 간의 대북 인도적 지원하는 단체들은 있는데, 남북 간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거나 모니터링 하는 건 아주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예를 들어서, 북한 인권문제 같은 경우는 일부 단체, 민주화 운동을 하지 않았던 단체들이 지금 북한 인권만 얘기하는 기현상도 있긴 한데 많은 시민운동에서 북한 현지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부분을 놓쳤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북한 인권도 많이 놓쳤고요, 국방에 대한 감시는 정말 블루오션입니다. 방위산업, 국방산업이라든가. 특히, 방위 사업체를 포함해서요. 그런데 이거에 대한 정보 접근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시민들의 정책 감시가 어려워지고 있는 거죠.

박인규 : 그러니까 박 팀장은 시민사회 차원의 평화운동보다는 지금 정부나 국가에서 하고 있는 감시가 급선무다?

박정은 : 어떻게 보면 참여 연대가 권력 감시 단체기 때문에, 저희도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권력 감시, 정책 감시에 훨씬 집중하고 있는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좀 많은 평화운동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게 옳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 정부의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정보 접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외에 다른 어려움도 있습니까?

박정은 :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기본적으로 국민들의 인식이라는 것이 국가의 이익과 나의 이익을 동일시하는 문제, 그리고 나의 희생은 어렵다 하더라도 다른 이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거죠.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런데 그런 인식의 전환이 굉장히 필요한데, 한국 현실에서는 이게 참 요원해 보인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는 아주 작지만 서서히 평화운동이 팽창하고 있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보는 데요, 그래서 기본적인 토대가 될 수 있는 평화 교육에 많이들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평화운동이.

박인규 : 많은 분들이 남북 간의 평화가 더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아프간이나 이라크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느냐, 그런 국제적인 평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박정은 : 저는 그런 발상에는 별로 동의가 안 되는데요. 한반도 중심주의라는 게 있습니다. 국가 중심주의, 민족주의적 경향도 있는데, 일례로 이런 거죠. 같은 예일지는 모르겠는데, 정치작전권 환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얘기를 합니다. 평화운동에서. 그러면 평화 운동이 한국의 군사 조건을 갖는 것이 우리의 목표인 것이냐 라고 생각을 하면, 한국군 전시작전권을 행사했을 때 문제는 무엇인가를 우리는 봐야 되는데,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권을 받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냐,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 자신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박인규 : 그럼, 전시작전권 회수한 것에 궁극적인 목표는 어떤 것입니까? 말하자면, 이라크 파병 같은 걸 안 한다, 이런 겁니까?

▲ ⓒ프레시안

박정은 :
그렇죠. 전시 작전권에 있어서는 파병 문제까지 연관 지을 것 같진 않고요, 전시에 지휘권을 행사하는 문제일 텐데, 작전 계획과 다 맞물려 있을 겁니다. 작전 계획이라는 게 북한의 굉장히 공격적인 작전 계획이 한미연합사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러면 한국이 북한에 의해서 어떤 인식을 하고 있는지, 그래서 혹시 전시가 됐다고 한다면, 최소한 북한을 넘어가지 않겠다든가 최소 윤리적인 관점을 갖고 있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 가져오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냐 라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거죠.

박인규 : 말씀을 쭉 듣고 보니까 우리나라의 평화운동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게 아닌가 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앞으로 하실 일이 많을 것 같고요, 앞으로 평화백서가 계속 매년 나오게 되는 건지 궁금하기도 한데,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 삼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정은 : 저희가 평화백서를 가능하다면 지금 추진 중인데요, 일어하고 영문판으로 낼 것을 준비하고 있고요, 평화백서를 매년 냈으면 좋겠지만, 격년으로 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참여연대가 시작은 했지만, 앞으로 평화백서 작업은 많은 평화운동 활동가들이 모여서 전문가 그룹과 모여서 편집을 하고 기획도 하고 그렇게 추진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혹시 평화군축센터에 상근으로 일하시는 분이 몇 분이나 되세요?

박정은 : 세 명입니다.

박인규 : 한 삼 십 명은 돼야 될 것 같은데. 한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정은 : 고맙습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2008 평화백서 출간을 주도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박정은 팀장과 함께 평화백서를 만들게 된 배경과 통일, 외교, 안보 분야 현안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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