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당시 28만 관객이면 지금 5,6백만은 될 겁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당시 28만 관객이면 지금 5,6백만은 될 겁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28] 1970년대 얄개 시리즈의 청춘스타, 이승현씨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극장에서 1970년대 청춘영화의 대명사 '고교 얄개'가 31년 만에 재 상영 돼 중년 팬들의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이 얄개 시리즈의 주역이었던 배우 이승현씨가 최근 음반을 내고 가수 활동을 시작하면서 팬들 앞에 다시 섰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영화 '고교 얄개'의 주인공 이승현씨를 초대해 그를 최고의 하이틴 스타로 만들었던 얄개 시리즈에 대한 추억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1970년대 얄개 시리즈의 청춘스타, 이승현씹니다. 이승현씨는 1966년 영화 '육체의 길'에 아역배우로 데뷔해 영화 '고교얄개' 등 얄개 시리즈 20편을 비롯해 4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1974년 대종상 특별상과 1977년 백상예술대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80년대 중반 캐나다로 건너가면서 배우 활동을 접었다가. 지난 3월 음반 '잘 될 거야'를 내면서 다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박인규 : 안녕하십니까?

이승현 : 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박인규 : 이렇게 만나봐서 반갑습니다.

이승현 : 감사합니다.

박인규 : 고교 얄개가 1977년도에 상영이 됐는데 저도 그 당시에 그 포스터를 보고 얼굴이 기억이 나는데 얼굴은 그대로 신 거 같네요. 조금 살은 좀 찌셨네요.

이승현 : 네, 살이 좀 졌습니다.

박인규 : 벌써 30년이 흘렀어요.

이승현 : 예, 30년이 넘었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여기저기 언론에 많이 나와서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래도 지난 30년 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뭐, 긴 얘기겠지만, 좀 짧게?

이승현 : 네, 외국 생활을 좀 한 10여년 이상 오래 있었습니다. 제가 86년까지 활동을 하다가 86년도에 캐나다로 유학을 가서 외국 생활을 좀 많이 돌아다니다가.

박인규 : 캐나다뿐만 아니라 필리핀 영국도 계셨다고 그러던데…….

▲ ⓒ프레시안

이승현 :
네, 영국, 터키……. 좀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연기생활한 지 벌써 20년 이상 가까이 이번에 다시 복귀를 해서 여러분 앞에 이렇게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박인규 : 국내 들어오신 건 최근인가요?

이승현 : 네, 국내에 한국에 완전히 들어온 것은 딱 올 해 10년 됐습니다.

박인규 : 아, 10년 전에 들어오셨군요.

이승현 : 네, 98년도에 들어왔습니다.

박인규 : 10년 전에 들어오셨으면 그 때부터 바로 연예활동을 시작하시지?

이승현 : 아무래도 모든 것이 다 많이 바뀌었고요. 시스템 자체가 바뀌어서 참, 그때는 좀 저 혼자하기로는 굉장히 힘든 점이 많았어요.

박인규 : 하긴 또, 98년도는 IMF 위기 직후여서 연예계도 어려웠겠군요.

이승현 : 사회도 여러 가지로 참 혼란스러웠던 시기였고. 특히 다시 복귀한다는 게 물론 다시 복귀를 해야 되는데. 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도 다 바뀌었고. 그러다보니까 참 혼자하기가 어떻게 뭐부터 해야 될 지 참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박인규 : 지난 10년간 국내에 들어와서 암중모색을 하시다가 이번에 데뷔를 한 건데. 사실은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까지 하이틴스타, 배우였단 말이에요. 이번에 가수로 말하자면 늦깎이 데뷔를 하셨어요. 가수를 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승현 : 네, 이번에 사실 저를 기억하시는 모든 분들은 얄개 이승현이 한 20년 만에 다시 스크린에 복귀했다. 연기 다시 한다. 그럼 물론 반가워하시는 분들도 많겠죠. 그렇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외국에 나가있다가 이승현이가 다시 돌아와서 연기,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 나왔다. 그럼 전 본업이 연기자니까 당연히 연기 하는 거죠.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오랜만에 나오는데 여러 팬들 앞에 또 대중들 앞에 뭔가 조금이나마 조금 다른 모습으로 변화된 모습으로 여러분들한테 가까이 갈 수 없을까 그래서 이번에 이 '잘 될 거야'라는 노래를 음반을 내서 여러분들한테 인사를 드렸습니다.

박인규 : 음반제목, 곡 제목이 '잘 될 거야' 뭔가 이승현씨의 소망과 기대를 담은 것 같기도 하고. '잘 될 거야' 란 노래를 만들게 된 어떤 계기가 있습니까?

이승현 : 이 '잘 될 거야'는 저도 참 힘들고 어려웠던 생활이 많았고요. 그래서 저한테도 포커스가 맞춰지는 노래고요. 또 요즘 참 사회가 굉장히 각박하고 어렵지 않습니까?

박인규 : 힘들죠.

이승현 : 네, 힘들고 어려운 사횐데. 좀 그래도 조금이나마 이 '잘 될 거야' 노래제목 자체가 참 희망이 보이고 또 이 가사도 굉장히 건전합니다. 그래서 저보다도 못한 사회 그늘진 곳에서 사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분들한테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되고 웃음을 드리고 좀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이 가사 '잘 될 거야'를 정말 작사가 이건우 선생님께서 너무 심혈을 기울여 주셔가지고. 너무 희망적으로 잘 써주셨습니다.

박인규 : 어려움에 계신 모든 분들이 이 노래를 듣고 좀 힘을 내자.

이승현 : 네, 용기를 가지시고 꿈을 갖고.

박인규 : 음반이 많이 팔립니까?

이승현 : 네, 지금 노래 반응은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박인규 : 최근에 고교얄개가 77년 이후 31년, 사실 32년 만에 재개봉됐어요. 그래서 그 극장이 예전에 화양극장이라고. 서대문에 있었는데. 제가 알기론 문을 닫으려고 그러다가 이게 잘 되는 바람에 계속 하게 됐다 그런 얘기도…….

이승현 : 하하하, 옛날엔 동시상영을 하는 극장이었죠?

박인규 : 직접 그 극장에 가보셨나요?

이승현 : 예, 이 고교얄개가 재상영하기 전에 시사회를 했습니다. 관객들을 모셔서. 그 때 제가 우리 같이 출연했던 꼬마신랑 김정훈씨하고 저하고 가서 팬들 앞에서 찾아주신 관객 앞에서 무대 인사를 드렸습니다.

박인규 : 반응이 어떻던가요? 폭발적이었습니까?

이승현 : 아유, 굉장히 좋아하시고요. 오랜만에 보니까는 아주 전부 다들 흡족해 하시더라고요.

박인규 : 언론보도를 보니까 지방에서 주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오기까지 했다고 그러던데…….

이승현 : 네, 지방에서도 많이 오셨더라고요.

박인규 : 저는 사실은 얄개란 거를 책으로 본 세대거든요. 조흔파 선생이 쓴 그 학원에 연재됐던. 얄개란 말을 아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를 거예요. 얄개가 무슨 뜻이죠?

이승현 : 얄개가 원래는 얄궂은 개구쟁이란 뜻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참 저한테는 정말 이 얄개라는 이미지가 굉장히 너무 좋아요.

박인규 : 지금도 사실은 얼굴 보면 약간 얄개 이미지가 남아있는데.

이승현 : 그렇습니까?

박인규 : 배우를 시작하신 게 얄개가 처음은 아니고?

이승현 : 아니죠.

박인규 : 소개를 드렸습니다만 66년도면 아마 굉장히 좀 꼬맹이, 유치원 때였을 것 같은데……. '육체의 길' 이라면 제가 굉장히 꽤 우리나라에서도 알아주는 영화라고 기억을 하는데요. 어떻게 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섰습니까?

이승현 : 저희 어머님하고 아주 굉장히 친한 친구 분이 충무로에서 그 때 숙박업을 하셨어요. 여관을 하셨는데. 그 여관에 충무로의 영화감독님들이 많이 투숙하시면서 시나리오를 작업을 하셨습니다.

박인규 : 이른바 장기투숙하시면서 거기서 자고 그러셨군요.

이승현 : 그렇죠. 책도 쓰셨는데. 근데 마침 그때 '육체의 길' 제 데뷔작 감독하신 조긍하 감독님께서 그 여관에 계시면서 저를 몇 번 보셨는가 봐요. 제가 거기 자주 놀러갔으니까요. 엄마 따라서요. 그러니까 우리 어머니를 부르시더니 댁의 아드님이 굉장히 까불고 잘 놀고 귀엽게 생겼는데, 나 영화감독인데 이번에 '육체의 길'이라는 영화를 내가 들어간다. 마침 6살짜리 막내아들 역할이 있는데. 오줌싸개 역할이었어요. 제가 키 이렇게 하고 소금 받으러 다니고. 한번 좀 댁의 아드님 잘 할 것 같은데, 끼가 있어 보이는데 한 번 출연 시켜 보지 않겠느냐? 그래서 우리 어머니가 그냥 뭐, 그 때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아 뭐, 영화감독님이 우리 자식 픽업해주시는데 얼마나 감사해요. 그래서 그냥 재미로 그래요, 한번 시켜 보겠습니다. 그렇게 계기가 돼서 그 영화 '육체의 길'로 제가 데뷔하게 된 동기가 된 겁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쭉 해온 거죠.

박인규 : '육체의 길'에서부터 '얄개'까지는 약 한 10년 정도의 시간이 있는데 그럼 그 중간에도 계속 많은 영화에 나오신 겁니까?

이승현 : 아, 그럼요. 뭐 드라마, 영화 계속 번갈아가면서 많은 활동을 했죠.

박인규 : 네, 그러니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배우의 길에 들어선 거로군요. 저희가 아역배우 출신하면 많은 분들이 일단 안성기 씨를 떠올리고?

이승현 : 대표적인 인물이죠.

박인규 : 그 외에 또 뭐, 그 당시에 같이 활동했던 아역 배우로 김정훈씨 있고. 또 어떤 분들이 있습니까?

이승현 : 그 다음에 뭐, 강주희씨, 얄개의 제 여학생 파트너를 했죠.

박인규 : 그 분도 아역배우를 오래 하신....?

이승현 : 원래 아역 출신입니다. 그 다음에 뭐, 후배들은 굉장히 지금도 많고요. 손창민씨랄까. 임예진씨도 원래 어렸을 때 아역 배우였고.

박인규 : 임예진씨도 한때 하이틴 스타로 꽤 날렸던…….

이승현 : 그 다음에 안성기 선배님이 '저 하늘에도 슬픔이'를 워낙 아역으로 했고. 김천만씨, 김용만씨, 전영선씨. 지금 뭐, 활동을 안 합니다만 사라진 아역배우 출신들이 굉장히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1977년도에 나온 고교얄개. 이게 얄개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홥니까, 그러면?

이승현 : 네, 고교얄개가 하이틴 영화의 첫 번째로, 1탄으로 나온 겁니다.

박인규 : 그게 속 된 말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그냥 시리즈가 많이 나왔군요.

이승현 : 그렇죠. 고교물이 굉장히 많이 나왔죠. 한 20 여 편 이상 나왔습니다.

박인규 : 어떻게 해서 주역을 맡게 되었어요?

▲ ⓒ프레시안

이승현 :
고교 얄개를 원래는 나두수 역할인데 주인공을 언론에 공개해서 오디션을 봤습니다. 공모를 했습니다. 전국에서 그 당시에 얄개 주인공 하려고 하는 학생들이 한 200여명 이상이 올라왔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그 때 마침 옛날 동양방송, TBC TV 최초 주말극 결혼행진곡이라는 드라마에 제가 강부자 선생님의 막내아들 역할을 했습니다. 그땐 이제 고등학생 모자 쓰고, 안경 끼고 좀……. 근데 그 드라마에서 제가 마침 지금 얄개와 같은 개구쟁이 역할이었어요. 사람을 웃기고, 아주 골탕 먹이고. 그런 이미지로 드라마 결혼행진곡에서 제가 했는데. 얄개 하시려는 석래명 감독께서 저를 보시고 저를 픽업을 하신 거예요. 아, 얄개는 이승현이 딱 맞는다. 얼굴도 맞고 아주 좀 장난기 있게 생겼다. 그래서 제가 고교 얄개의 주인공으로 발탁이 됐던 거죠.

박인규 : 그럼 이승현씨는 공모에는 참여하지 않고?

이승현 : 저는 공모에는 참여 안했습니다.

박인규 : 석래명 감독이 그냥 공모보다는 이승현씨를 쓰면 되겠다!

이승현 : 그 드라마를 보고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그래서 아, 감사합니다! 그러고.

박인규 : 처음부터 감독님의 낙점을 받은 거로군요.

이승현 : 아, 예.

박인규 : 얄개에 같이 나온 배우들이 김정훈, 강주희, 진유영씨 손창호씨. 대략 어떤 캐릭터들이었습니까? 나두수는 가장 말썽꾸러기였고. 개구쟁이였고.

이승현 : 예, 골탕 먹이고. 또 반면에 김정훈씨는 오로지 공부 밖에 모르는 공부벌레. 또 강주희씨는 아주 착하고 순진하고 그냥 참한 여학생 역이고요. 같이 출연했던 손창호씨는 돌아가셨지만요.

박인규 : 좀 뚱뚱하셨던 분이죠?

이승현 : 네, 좀 뚱뚱하셨던. 오래전에 돌아가셨는데. 손창호 형님은 나한테 항상 골탕만 먹고 학교에서 그냥 우롱당하고 농 당하고하는 당하기만 하는 그런 역할이었고요. 각자 그 때 당시 우리 연기자들의 주어진 캐릭터가 아주 굉장히 좀 많이 다양했습니다.

박인규 : 그 당시에 히트 쳤다 그러면 대략 관객이……. 요즘 1000만 막 얘기하는데 어느 정도였습니까?

이승현 : 요즘 백만은 아무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당시에는 고교얄개가 28만에 가까웠습니다. 지금으로 얘기하면 500만, 600만 이상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박인규 : 제 기억으로는 그 당시에 영자의 전성시대나 별들의 고향 이런 게 30만 들면 엄청나다 했었는데.

이승현 : 그 때 당시에는 5만만 관객이 들어도 그건 히틉니다.

박인규 : 28만이라는 게 전국입니까? 아니면 한 극장에서 그랬다는 겁니까?

이승현 : 아니, 서울에서만. 대단한 거죠. 그러니까.

박인규 : 요즘으로 치면 500만이었다. 엄청나게 튀었네요.

이승현 : 아, 그럼요.

박인규 : 그 뒤로 몇 개나 나왔어요? 얄개 시리즈가?

이승현 : 한 20 여 편 나왔습니다.

박인규 : 그럼 20 여 편의 주연을 다 이승현씨가 한 겁니까?

이승현 : 제가 거의 다 했습니다. 김정훈씨가 한 것도 있고요.

박인규 : 아, 그래요? 20여 편을 찍으려면 거 참, 대단했겠어요?

이승현 : 그러니까 제가 한 석 달 동안 학교를 못 갔어요. 그냥 차에서 먹고 자고 또 낮에는 촬영하고 밤에는 또 녹음실 올라가서 영화 찍은 거 또 밤새고 또 녹음을 해야 되고요. 그 때는 동시가 아니었으니까요.

박인규 : 그렇죠. 20 여 편의 주연을 한 1,2년 사이에 했으면 좀 웃기는 질문이긴 합니다만, 돈도 많이 버셨을 것 같습니다만…….

이승현 : 그때는 저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돈 관리는 어머님이 다 하셨고,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습니다. 그때는.

박인규 : 그러면 그때는 김정훈, 강주희, 진유영 이런 분들이랑 많이 출연을 했을 텐데, 최근에 라디오를 듣다 보니까 김정훈씨 얘기는 들었는데, 강주희씨라든가 진유영씨 하고는 자주 보십니까?

이승현 : 예, 김정훈씨 하고는 자주 연락도 하고 요즘 같이 방송도 간간이 하고요, 진유영 형님은 얼마 전에 만났었고요.

박인규 : 진유영 씨가 약간 연배가 위시죠?

이승현 : 그렇죠. 저희보다 위고요. 제가 '잘 될 거야' 음반을 내면서 뮤직 비디오 촬영을 했었습니다. 그때 진유영 씨도 같이 촬영장에 와 주셨고, 김정훈씨가 뮤직 비디오에 저랑 같이 출연하면서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강주희 씨는 연기 생활을 완전히 접고, 시집가서 큰딸이 벌써 대학생이고. 미국에 가서 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번에 다시 가수로 컴백하는 데 대해서 김정훈씨나 진유영씨나, 과거의 동료들은 어떻게 얘기를 하십니까?

이승현 : 다 굉장히 도와주려고 하고 기뻐하죠. 아역 배우 출신들로서 과도기가 있고 어려운 점이 많은데 성인이 되기까지.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외국에 나가 있다가 20년 만에 다시 돌아와서 이렇게 하는데, 노래로 이번에 나오니까. 연기하다가 아역 배우 출신으로 노래하는 건 아마, 제가 처음인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관심도 많이 가져주고 선배님들이나 동료나 김정훈씨도 크게 도움을 주고 굉장히 마음을 흡족해하더라고요.

박인규 : 이 방송을 듣는, 1, 20대 젊은 사람들은 80년대 그렇게 잘 나가던 청춘 스타였으면 계속 연예계에 있지,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전부 다 꿈이 연예인이거든요. 뭐, 대단합니다. 잘 나가는 청춘 스타였는데 왜 80년대 중반에 캐나다로 홀연히 갔을까.

이승현 : 제가 캐나다에 갈 때, 배우 은퇴한다, 이런 말을 저는 한 적이 없습니다. 지금, 연기를 잠깐 접고 다시 복귀한 건데.

박인규 : 그때는 연예계 은퇴를 한 게 아니라?

이승현 : 아니죠. 아니고, 그때 저희 어머니가 크게 사업을 하셨는데 사업에 실패의 맛을 좀 보셨어요. 상황이 그때 좀 안 좋아서 어머니가 너도 연기 생활 그만큼 했으면 쓴맛, 단맛 다 보지 않았느냐, 다른 세계의 맛을 느껴라, 너도 장가도 가야 되고, 언제까지 연예계 생활을 할 거냐. 그래서 그때 제가 좀 활동도 많이 침체 됐었고, 활동이 저조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에 나가서 공부도 좀 하고 새로운 삶을 좀 살았으면 좋겠다, 저희 어머니가 사업에 실패하시다 보니까, 그때 당시 저도 젊었지만, 아, 그냥 어머니 말씀에 따르겠습니다, 그래서 캐나다로 홀연히 떠나게 된 거죠.

박인규 : 원래 캐다나로 가실 때는 영화를 제대로 공부를 좀 해보겠다, 그런 생각으로 가셨다고 그랬는데.

이승현 : 네, 연출 공부를 좀 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영화 역사에 대한.

박인규 : 연출 공부를 계속 하지 못하게 된 특별한 사정이 있었나요?

이승현 : 연출 공부요, 물론 경제적인 부담이 생겼고요, 어머니가 상황이 그렇게 되시다 보니까 제가 어머니께 손을 내밀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캐나다에서 학교도 다 마치지 못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저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사람이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뭔들 못 하겠습니까. 뭐, 그런 마음이 우선 딱 들었고요. 그때 당시는 제가 참 힘들었어요. 그래서 일을 해야 되겠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했죠.

박인규 :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말씀은 들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 1970년대 청춘영화의 대명사 '고교얄개'의 주인공 이승현씨와 함께 하고 있는데요, 20년 만에 돌아온 그의 가수 데뷔곡, '잘 될 거야' 한번 들어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이승현 씨 노래 '잘 될 거야')

박인규 : 오늘은 영화 '고교 얄개'의 주인공 이승현씨를 초대해, 그를 최고의 하이틴 스타로 만들었던 얄개 시리즈에 대한 추억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잘 될 거야'라는 노래를 들어봤는데, 상당히 흥겹네요.

이승현 : 네, 남녀노소 누구나 한두 번 들으시면 어깨춤이 들썩들썩하게 되더라고요.

박인규 : 잘 될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승현 : 네, 잘 돼야죠. 하하

박인규 : 98년도에 귀국하셨는데, 한 10년 동안 암중모색을 하시다가 데뷔를 하셨어요. 그건 그만큼 전성기였던 77년도하고 20년이 지난 한국의 연예계 판이 많이 달라졌다는 거죠. 어떤 게 다르던가요?

▲ ⓒ프레시안

이승현 :
우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그때 당시의 시스템과 사람들이 많이 바뀌었고요,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386세대들이 다 영화계도 그렇고, 방송도 그렇고. 우선 감독님들도 다 요즘은 나이가 젊으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한참 활동할 때, 그때의 감독님들하고는 차이가 많이 나죠. 그리고 요즘은 소속 기획사, 매니저 시스템들이 잘 돼 있어서, 옛날엔 매니저가 없었습니다. 나 혼자. 예를 들어서 영화 시나리오를 받으면 제 돈으로 시장에 가서 옷도 제가 구입을 해야 했어요.

박인규 : 이른 바 코디라는 개념이 없었군요.

이승현 : 코디네이터가 없었던 거죠. 그런데 요즘 배우들은 몸만 있으면 다 갖춰지지 않습니까.
박인규 : 거의 기업이죠.

이승현 : 그런 것들 자체가 많이 차이가 나고, TV 시상식 때, 레드카펫을 밟는 거. 옛날에 레드카펫이라는 게 어디 있습니까. 저도 상을 아역 때도 많이 받고 했지만, 요즘 배우들은 정말 행복한 것 같아요. 대우를 잘 받는 것 같아요.

박인규 : 예전에는 연예계가 구멍가게라고 한다면, 요즘은 대형 마트라고 할 수 있죠.

이승현 : 그런 식으로 많이 변했죠.

박인규 : 그렇다면, 내가 활동했을 때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기도 한데요, 어떻습니까. 이승현씨는 70년대 후반에 10대를 대표하는 스타였는데, 요즘은 사실 10대들이 전부 다 연예계를 지망을 해요. 그런데 요즘 10대와 본인이 10대였을 때는 비교해 본다면, 많이 다르죠? 어떻습니까?

이승현 : 그때는 사실, 우리가 즐길만한, 교복을 입고 갈 만한 데가 없었습니다. 선생님도 잘 아시겠지만. 기껏해야 빵집, 아니면 분식집, 라면이나 먹고 자장이나 먹고. 극장도 함부로 못 가지 않았습니까. 선생님한테 걸리면 혼나죠.

박인규 : 모자 뺏기고.

이승현 : 모자 뺏기고 바로 혼났죠. 그런데 요즘 10대 청소년들은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옛날에는 교복 입고 못 가면 집에 가서 사복 갈아입고, 머리 이렇게 해 가지고, 미성년자 관람 불가 이런 영화도 사복 갈아입고도 막 돌아다니고 그랬거든요. 영화 보러 가려고. 그러다 선생님한테도 많이 들키고 그랬는데, 그만큼 10대 청소년들이 지금하고 우리 때하고 머리 쓰는 자체가 다르고요, 그만큼 수준도 많이 높아진 것 같아요.

박인규 : 이승현씨는 어떻게 보면 어쩌다가 아역배우가 되고 거기서 하이틴 스타까지 갔는데, 요즘은 사실 초등학교부터 거의 모두가 장래 꿈이 연예인이라고 한단 말이에요. 그런 상황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이승현 : 저는 사실 좀 말리고 싶어요.

박인규 : 본인이 아역 배우를 한 입장에서? 너무 일찍 하는 건 좀 별로다?

이승현 : 너무 일찍 하면요, 애들은 때가 있어요. 저도 사실 6살 때 데뷔를 했지만, 철부지 때 모르고 했지만, 지금 부모님들이 자기 자녀를 스타로 만들어 보겠다고 뒷바라지를 하시는 거 보면 참, 어떨 때 보면 만류를 하고 싶은 생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박인규 : 그럼 만약에 연예계 생활을 하려면 고등학교는 졸업하고 하는 게 좋겠다?

이승현 : 최소한 중학교 들어가서. 얼마든지. 연예계는 나이 제한이란 게 않습니까. 그러니까 너무 시급한 마음 갖지 마시고, 천천히. 그래도 학생은 학생답게 공부하면서 연기를 해야지, 너무 어렸을 때부터 연예계에 들어와서 이런 생활을 하다 보면 소홀해지는 점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박인규 : 이승현씨가 한 20년 만에 가수로 데뷔하니까, 그럼 이 분은 배우는 접은 건가, 이런 생각도 하실 텐데,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이승현 : 다음 달에 영화 준비하고 있고.

박인규 : 혹시 밝히시긴 어려우신가요?

이승현 : 작품이요? 책이 아직 안 나왔어요. 죄송합니다. 하하. 그리고 8월이나 9월쯤에 얄개시대를 배경으로 뮤지컬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획을 하고 있고요. 거기도 역시 꼬마신랑 김정훈씨하고 저하고, 둘이 같이 출연을 합니다.

박인규 : 뮤지컬이라고 하면 연기와 노래를 같이하는 거네요.

이승현 : 같이 하는 거죠. 관객들하고 가까운 자리에서 같이 호흡을 하면서 영화로만 보여줬던 얄개가 아니라 뮤지컬로 노래도 곁들이면서 새로운 모습을 여러분한테 선보일 예정입니다.

박인규 : 요즘 TV드라마 굉장히 인기인데, 혹시 TV드라마 쪽에서는 출연 섭외가 안 들어옵니까?

이승현 : 아직 드라마는 연락이 없는데요, 저는 하고 싶다면 시트콤을 꼭 하고 싶습니다. 그게 제 캐릭터에 맞고요, 기회가 된다면 시트콤에 꼭 출연을 해보고 싶습니다.

박인규 : 개구쟁이 소년이 개구쟁이 아저씨가 됐다? 글쎄요. 하하. 많은 분들이, 특히, 3-40대 중년 팬들은 이승현씨가 뮤지컬, 영화, 가수로 많은 활약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을 텐데,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서 이승현씨 팬들에게 못다 한 말씀 있으시면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승현 : 여러분들 너무 감사드리고요, 제가 이번에 '잘 될 거야'라는 노래로 여러분 앞에 새롭게 선보이고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를 통해서 청취자 여러분들, 앞으로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저도 여러분께 좀 더 즐거움을 드리고 앞으로 변화된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한 발 짝이라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겸손한 배우로 여러분 앞에 자주 인사드릴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뮤지컬을 통해서, 영화 스크린을 통해서, 브라운관을 통해서 제가 인사드릴 때, 많이 박수 쳐 주시고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 : 제가 '잘 될 거야' 노래를 들어보니까, 정말 잘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이승현 : 감사합니다. 정말 잘 돼야 됩니다.

박인규 : 요즘 3-40대, 이른바 7080세대가 별로 자기들을 대변하는 문화가 없다고 하던데, 이승현씨가 그 부분을 채우시면 정말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승현 :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 오늘은 영화 '고교 얄개'의 주인공 이승현씨를 초대해, 그를 최고의 하이틴 스타로 만들었던 얄개 시리즈에 대한 추억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