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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외엔 해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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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미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외엔 해법 없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14] 창립 20주년 맞는 민변의 송호창 사무차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그동안 우리사회 민주화와 인권 운동에 앞장서 온 민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습니다. 민변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성찰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진보적인 법률 전문가 집단으로 거듭나야 될 때가 되었다고 강조하면서 민변의 20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를 비롯해 토론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는데요. 이 가운데서도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향을 제시한 18대 국회의 입법과제들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사무차장을 맡고 있는 송호창 변호사를 초대해 창립 20돌을 맞은 민변의 역사와 활동을 되돌아보고 민변이 제시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개선방향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민변 송호창 사무차장입니다. 송호창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과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을 역임했고 현재 법무법인 정평의 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사무차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안녕하십니까?

송호창 : 예, 안녕하세요?

박인규 : 네, 우선 미리 축하드리겠습니다. 민변의 창립이 5월 28일 20주년이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우선 간단하게 소감을 좀 말씀해 주시죠.

송호창 : 예, 소감이라기보다도 상당히 책임이 많이 느껴지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스무 살이 되면 이게 성인이 되는데 성인이면 스스로 말과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나이가 된 거고요. 그래서 민변도 그런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차분히 민변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그런 어떤 시간이 좀 필요해서 20주년을 맞아서 어떤 행사를 좀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인규 : 예, 민변이 창립된 게 1988년 5월 28일. 지금 국내 많은 단체들 그 때 많이 창립 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민변이 창립하게 된 그런 배경을 설명해 주시죠.

▲ ⓒ프레시안

송호창 :
네, 뭐 다 아시는 것 같이 우리 60년대, 70년대, 그리고 80년대까지 권위주의 정부 아래에서 상당히 엄혹한 시절을 보내 왔었죠. 그런 상황에서 인권침해나 국가 권력에 의한 어떤 부당한 경우가 워낙 많아서 거기에 대해서 인권에 대해서 의식이 있는 그런 변호사들이 개인적으로 개별적으로 변론 활동을 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그런 활동을 쭉 해왔었죠. 그러다가 86년도에 구로동맹 파업 사건이 일어나면서 수많은 노동자들과 민주인사들이 대거 검거당하고 처벌당하는 그 사건을 맡아서 공동변호인단을 꾸리고 인권 변론을 하면서 그게 태초가 돼서요. 88년도까지 와서 정법회, 소위 정의 실천 법조인회라고 하는 그런 모임과 이돈명 조준희 황인철 변호사님을 비롯한 소위 인권변호사 4인방이라고 알려지신 그 분들을 중심으로 해서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박인규 : 송호창 변호사는 언제 민변에 가입하신 겁니까?

송호창 : 저는 한참 후에 2000년대 들어와서 가입을 했고요.

박인규 : 현재 민변 소속 변호사 분들은 몇 분이나 되십니까?

송호창 : 계속 가입과 탈퇴가 이뤄지고 있어서 좀 유동적이긴 한데 최근까지 확인한 건 한 560명 정도…….

박인규 : 560명이요. 우리나라에 변호사가 한 만 명 가까이 된다고…….

송호창 : 예, 최근에 한 만 명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뭐, 숫자로 따지면 많은 건 아니군요. 어떻게 보면.

송호창 : 그렇죠.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희가 전체변호사 중에서 한 10%정도 비중을 차지를 했었는데, 몇 해 전부터 매년 1000명씩 법조인을 양성하면서 그러면서 법조인 느는 공급만큼 저희 숫자가 늘지는 못한 거죠.

박인규 : 민변은 대개 그럼 변호사 분들이 가입을 희망하시면 그냥 바로 가입하고 그러 신 식입니까 어떻습니까?

송호창 : 네, 민변은 어떤 법정단체가 아니고 임의로 어떤 민변의 취지와 활동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단체라서요. 노동, 환경, 민생, 공익, 인권문제라든지 이런 분야의 관심 있는 사람들이 민변 내부에 있는 각 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같이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인규 : 대개 몇 개 위원회가 있죠?

송호창 : 지금 현재 13개 위원회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분야별로?

송호창 : 네.

박인규 : 지방에도 지부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송호창 : 네. 지부가 지금 7개 지부가 같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네. 자, 20년을 맞았는데요. 지난 20년 동안 민변의 활동을 되돌아보면 자평을 하신다면 가장 큰 성과를 뭐라고 보시겠습니까?

송호창 : 뭐, 아무래도 지금까지의 인권침해 상황에 대해서 그것을 보호해 주고 그것을 변론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사실상 없었다라고 하는 그래서 엄혹한 권위주의 시절에는 그런 인권침해를 변론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었다고 하는 걸 거고요. 그 이후에 와서는 어떤 우리사회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한 법률적, 제도적 대안을 제시하는 그런 역할이 주된 역할로 돼 왔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인권의 보루에서 이제는 바람직한 미래사회를 위한 법제도의 대안을 제시해 왔다. 혹시 이런 것을 희망을 했으나, 뜻을 두었으나 성과는 좀 미흡했다. 그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송호창 :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처럼 무식하게 무자비하게 인권탄압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아서 이후에는 각 분야가 전문화되고 그리고 아주 각 분야별로 전문적인 정책과 대안을 제시해주는 이런 활동이 보다 더 많이 필요해 졌고요. 그래서 민변에 대해서도 그런 요구가 많았었는데. 그러려고 하면, 좀 차분히 각 분야에 대해서 심도 있는 연구과 분석, 검토 작업을 계속 해줘야 되는데. 계속 사회가 민변이 조용히 공부를 하도록 만들지 않고 현안에 대응을 하도록 계속 만들어 와서 그래서 그런 연구 성과가 좀 제대로 축적되지 못하는 이런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20주년을 맞아서 민변에서는 '쉼 없는 걸음, 새로운 다짐' 이런 표어를 내거셨는데요. 어떻습니까? 지난 대선에서도 드러났지만 이제 민주화에 대한 국민들의 갈증은 어느 정도 충족이 됐다. 이제는 오히려 경제 양극화라든가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해졌다. 그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민변 같은 경우에도 이런 시대적인 변화, 어떤 국민의식의 변화에 따라서 좀 어떤 변화를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어떻게 지금 잡고 계십니까?

송호창 : 글쎄요. 민주화가 많이 이루어졌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고요. 그리고 민주화 과정이라고 하는 것은 끝없는 어떤 자기성찰의 과정 속에서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 그런 상황에 맞게 자기 활동의 영역과 분야를 좀 만들어 내는 것이 좀 필요하겠다고 생각을 하고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아주 다양한 요구와 대안을 제시할 필요성이 생기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어떤 진보적이고 창조적인 어떤 정책과 제도적인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그런 활동이 일단 제일 필요해진 것 같고요. 앞으로도 더 그런 활동이 더 필요한 것 같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저희가 지금 위원회별로 각 분야별로 전문영역을 나눠서 일을 하고 있는데 그런 분야별 활동이 보다 더 좀 전문성을 갖추는 것. 이게 이제 앞으로는 가장 더 요구되는 그런 사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박인규 : 어떤 창조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변이 창립한지 20년이 됐지만 지난 10년 동안은 이른바 진보정부라고해서 김대중 정부, 노무현정부가 활동을 했었고요. 그러면서 민변 출신 법조인들이 어떤 그런 청와대라든가 말하자면 권력 핵심지위에 진출한 경우가 많이 있었죠. 최근 들어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시변입니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 모임입니까? 그쪽 출신들이 많이 가시면서 민변의 시대가 가고 시변의 시대가 왔다. 이런 말씀도 하시는 분이 계시고. 또 하나는 민변 출신 법조인들이 권력에 참여하면서의 어떤 역할이나 성과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비판적으로 보기도 하고 그런 시각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송호창 : 어, 그런 어떤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뭐, 민변이라는 단체가 어떤 정파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정치적 견해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인권과 평화 또는 진보라고 하는 이런 큰 틀에서의 동의 범위 내에서 같이하는 그런 단체라서 어떤 정치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무슨 저희가 내부적으로 규제를 하거나 제재를 하거나 그런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이제 지난 정부에서 참여해서 활동하신 분들 중에 민변의 기본적인 목적과 취지, 인권이나 평화라고 하는 그런 주제에 어긋나는 이런 활동을 할 때에는 이제 문제가 되죠. 예전 참여 정부 때 대표적인 것이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서 동의를 하고 파병동의안을 제출했던 민변 출신 회원들이나, 그리고 당시 정부, 참여 정부에 대해서 민변이 가장 비판적으로 파병을 반대했었고 그리고 그 정책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왔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내부적인 아주 논쟁이 격하게 있긴 있었죠. 뭐 그런 점에서 보면 어떤 정치참여, 개인이 참여를 하는 것 자체의 문제보다도 참여해서 어떤 내용의 정책을 실현시키려고 하느냐 이것이 오히려 더 문제인 것 같고요. 이런 점에서 참여정부의 어떤 공과 과를 나눈다고 하면 민변 회원들이 마찬가지로 같이 책임 져야 될 부분도 분명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들은 많이 이제 스스로를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었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적극적으로 참여를 함으로 인해서 상당히 좀 상당히 많은 성과를 또 거둔 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한 10년 이상 동안 특히 법조계 내에서는 워낙에 낡은 시스템을 갖고 있어서 사법개혁이라고 하는 것이 10년 이상 주된 과제였는데 지난 정부 또 정치권에 참여했던 저희 회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사법개혁에 대한 문제만큼은 상당한 성과를 좀 거두지 않았는가. 그래서 공과 과가 같이 병존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창립 20주년이면 아무래도 자축과 함께 반성도 하실 텐데요. 여러 가지 행사가 마련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소개를 좀 해주시죠.

송호창 : 저희가 캐츠프레이즈로 걸고 있는 것이 '쉼 없는 걸음 새로운 다짐' 이라고 얘기를 한 것처럼 끊임없이 이때까지 저희가 해왔던 일을 계속 수행을 하면서 그러면서 예전에 우리가 아쉬웠던 부분이나 미진했던 이런 부분을 좀 개선하면서 좀 해나가야겠다. 그래서 좀 성찰할 수 있는 그런 자리라야 되겠고요. 그런데 그게 무조건 무거워서는 또 안 되기 때문에. 성찰을 아주 유쾌하고 즐겁게, 미래지향적으로 하자고 해서 지금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5월 28일부터 일주일동안은 인권전시회를 인사동에서 하고 있고요, 같은 날 18대 국회에 대한 개혁 입법 과제 보고를 발표를 합니다. 그 다음날 29일이죠, 민생 공익 분쟁 사례를 발표를 하고요, 그리고 이 행사에 맞춰서 '민변 20주년 사'라는 책자도 발간을 하고,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약간 이색적인 것은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밴드 연주를 하신다고 하던데요?

송호창 : 예, 저희가 5월 30일 금요일 저녁에 기념식을 하는데 기념식을 엄숙하고 딱딱한 분위기에서 하지 않기 위해서 민변 회원들이 만들어내는 공연 형태의 기념식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저희 회원 변호사들이 10명 정도 참여하는 밴드가 있고요, 마찬가지로 다 회원들로 구성된 사물놀이패, 중창단, 지방 지부의 통기타 합주단이 올라와서 연주도 하고요.

박인규 : 저희가 법조인 하면 약간 딱딱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굉장히 많은 음악 활동을 하시나 보죠?

송호창 : 평소에 하는 건 아니고요, 이 기념행사를 위해서 작년부터 따로 준비를 했습니다.

박인규 : 상당히 준비를 오래 하셨네요. 혹시 송호창 변호사도 참여 하십니까?

송호창 : 저도 이번에 이 행사를 계기로 해서 일레트릭 기타를 배웠습니다.

박인규 : 그러면 로커들처럼 헤드뱅잉도 하시는 겁니까?

송호창 : 네, 물론입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아, 그러세요. 기대가 되네요. 이번 20주년 기념행사 중에 미래와 관련해서 저희가 주목이 되는 게, 18대 국회 개혁 입법 과제, 라는 부분인데요, 18대 국회 이것만은 바꾸자, 는 주제로 이런 저런 법을 만들자, 고치자는 걸로 이해가 되는데, 이런 것들이 처음입니까, 아니면 이전부터 이런 작업을 해오셨나요?

송호창 : 개혁 입법 과제에 대해서는 저희가 98년도에 반민주화법 개폐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러면 그때는 창립 10주년 때네요.

송호창 : 그렇죠. 10주년을 맞아서 10주년 때문에 한 건 아니고, 당시 상황이 워낙에 고질적인 병폐가 있는, 우리 생활에 개선돼야 할 법안들이 많아서 발표를 했었고요. 2003년도에 두 번째를 했었고,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그래서 각 시대상황별로 가장 긴요하고 가장 필요한 법률이나 제도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또 어떻게 바꿔야하는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그런 보고서입니다.

박인규 : 언론보도를 보니까 보고서 분량만 해도 천 페이지가 넘는다고 하던데요, 예를 들면 1998년 반민주화법 개정을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면, 이번에 10년이 지나면서 세상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어떤 중점이랄까요, 초점을 어디에다 두고 계신가요?

송호창 : 일단 사회 양극화 현상이 만연하면서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빚어지는 문제에 대한 개선책이 가장 시급한 것 같고요, 중요도로 따지면 모든 분야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 이렇게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특히 그래서 민생 분야라든지 아니면 산업과 경제 분야에 대한 개선책들이 많이 제시가 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혹시 민생 분야 관련해서 대표적인 개혁이라든가 입법과제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송호창 : 부동산 분야나 서민 금융 주택 임대차 분야 등, 분야는 아주 다양하죠. 예를 들어서 부동산 같은 경우에 정부가 부동산 시책을 어떻게 바꾸느냐라는 것은 단기적인 방안이겠지만, 정부 방침이나 정책과 상관없이 우리 부동산 법제도 자체가 불합리하고, 서민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오히려 서민들의 생활을 구조적으로 열악하게 만드는 문제들이 있어서, 어떤 제도적이고 구제적인 방안을 제출하는 그런 내용입니다.

박인규 : 산업이나 경제도 관심이 많을 것 같은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대적인 규제 완화로 경제를 살리겠다, 그런 입장이고, 진보진영에서는 재벌 개혁 문제, 예를 들면 출자총액제한이라든가 부동산 분리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되는 게 아니냐. 그런 입장인데, 민변에서의 입장은 어떤 거라고 요약할 수 있을까요?

송호창 : 사실은 신정부 들어와서 경제를 살리겠다, 라고 외피는 그렇게 썼지만, 예를 들어서 기업이나 재벌에 대한 규제를 완화시키는 게 경제를 살리는 것이냐, 하면, 궁극적으로 보면 오히려 경제를 죽이는 것으로 봐야 되거든요. 건강하게 기업을 만들어주고 건강하지만 또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두 가지 조건을 다 갖춰줘야 하는데, 한 쪽은 완전히 도외시한 채 다른 한 쪽만 문을 열어주는 이런 식이라면 결국은 기업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되는 거고요. 대표적인 것이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한다든지 아니면 금융과 산업구조를 분리하는 현재 법제도를 완화한다든지 아니면 폐지한다든지, 이렇게 되면 결국은 당장은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여자가 넓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이 오히려 국제적인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 처할 것입니다.

박인규 : 단기적 처방이 될 수밖에 없다?

송호창 : 그렇죠. 그런 제도에 대한 방책을 내세우고 있는.

박인규 : 대단히 오래 공을 들여서 천 페이지에 가까운 보고서를 만드시고, 또 이번 20주년 즈음해서 토론회도 하실 거 아닙니까? 문제는 18대 국회 이것만은 바꾸자, 라고 낸 보고서가 실제로 입법과정이나 정책과정에 반영이 돼야 되는데, 98년도나 2003년도의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같은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였기 때문에 정책반영도가 높았다고 볼 수 있고, 이명박 정부는 약간 성향이 다를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반영이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계획을 잡고 계십니까?

송호창 : 예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 이번에 보고서를 내면 국회의원 299명에게 전달을 하고, 각 분야 해당 상임 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해당 위원회의 분야에 대해서는 특별히 따로 그 부분에 해당하는 의원들에 대해서는 어떤 문제가 중요하고 개선을 해야 되는지는 별도로 설명 할 계획입니다.

박인규 : 18대 국회 이것만은 바꾸자, 민변에서 내놓은 의견이 얼마나 관철이 될지 저희도 한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 오늘은 민변 사무차장을 맡고 있는 송호창 변호사를 초대해 창립 20돌을 맞은 민변의 역사와 활동을 되돌아보고, 민변이 제시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개선방향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아까 말씀하시면서 민변이 차분하게 미래를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해야 되는데, 사회가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몰아넣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과 관련해서 민변도 현실적 역할이랄까요, 그런 걸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지난주에 기자회견을 통해서 쇠고기 개방 협상에 관한 국정조사를 국회에 요청하겠다,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법률가들이 보시기에 쇠고기 수입에 어떤 문제가 있기에 국정조사를 요청하시겠다고 하신 겁니까?

송호창 :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인 거죠. 그리고 그 신뢰를 무너뜨린 것은 정부 스스로가 이때까지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에 그걸 보고 국민들이 판단을 하는 거고요, 국민들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후보자들의 말과 언행을 보고서 그 사람을 판단한 것과 마찬가지로 당선되고 난 이후에도 정부나 국회의원의 활동을 보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지금 정부의 쇠고기 수입 관련한 미국과의 협상 과정, 이 전체 과정을 보면 어느 누구도 신뢰를 할 수가 없는, 믿을 수가 없는 그런 협상 과정이었기 때문에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의미는 국민 건강에 대한 고려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그런 의미인가요?

송호창 : 일단 협상을 하게 되면, 협상의 대표자로 나갔다는 것은 국민을 대표해서, 국민의 권익을 보호해야 되는 목적과 의무를 가지고 나간 건데, 국민의 권익은 뒷전이고 미국의 입장만, 그리고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 어떤 성과를 얻는 것만 관심이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그 후가로써 여러 가지 국민 건강을 침해한다든지 국익이라든지 정책 결정권도 침해당하는 그런 결과가 된 거겠죠.

박인규 : 국정조사를 지금 공식적으로 요청을 하셨습니까?

송호창 : 저희가 국정조사 청원서를 오늘 준비를 했고요, 오늘 국회에 제출을 했었고, 제시가 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어떻습니까. 그렇지만 이번 17대 국회가 한 2주 정도 밖에 안 남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송호창 : 현실적으로 기간이 좀 짧아서 문제이긴 합니다만, 정부나 국회의원들의 의지만 있다면 바로 시작을 할 수 있을 거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청문회나 언론보도나 정부의 발표 등을 통해서 상당 부분 접근 해 왔고, 어느 정도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되는지가 나와 있기 때문에 저희가 10여개 항목을 나열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저희가 추정하고 의심하는 부분을 확인만 하면 되기 때문에.

박인규 : 10여 개 항목 중에서 대표적인 것 한두 가지만 소개해 주실 수 있습니까?

송호창 : 그것이 이번에 일요일에 공개됐던 것처럼 30개월 이상의 소를 전면 수입하게 된 전제조건이었던 것, 사료조치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고요. 이 방침이 어떤 경로로 왜 바뀌었는지 거기에 대한 것도 확인을 좀 해야 되고요.

▲ ⓒ프레시안

박인규 :
오늘 보도를 보니까 일단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장관 고시를 원래는 15일에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연기를 하겠다고 청와대 쪽에서, 공식적인 건 아닙니다만 시사를 했고요. 일각에서는 미국과 재협상을 해야 된다, 정부에서는 불가능하다, 여러 가지 입장이 있는데, 앞으로 쇠고기 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민변이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이십니까?

송호창 : 처음부터 끝까지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서 만들어진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전혀 없다고 보기 때문에, 협상 과정뿐만 아니라 협상 내용도 그렇고 결과도 일방적으로 미국에게만 유리한 그런 내용이라서 전면 재협상을 해야 된다는, 그리고 이 이외에는 다른 해법이 없다고 보고 있고요, 재협상 문제는 외교부 장관도 인정을 했던 것처럼 미국과의 합의문이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 MOU에 불과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재협상을 통해서 내용 수정하는 가능하다, 법적으로 뿐만 아니라 국제 관례상으로도 양국 당국 또는 일국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재협상이 가능하고, 이때까지 그렇게 해 왔었습니다.

박인규 : 아까 모두에 말씀하신 것처럼 민변이 진보적인 전문가 집단으로서 우리 사회에 관련된 법의 운용이라든가 제정과 관련된 전문적인 연구에만 전념하면 좋겠는데, 실제로 시대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민변의 역할, 나아가실 방향에 대해서 못 다 하신 말씀 있으시면 마무리 말씀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송호창 : 저희는 법률전문가 단체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적인 정책과 제도적인 개선 대안을 연구하고 그 비전을 사회에 제시하는 것, 이것이 우리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연구하고 토론하고 분석할 수 있는 어떤 내용과 그런 사람들이 많이 노력을 해야 될 것 같고요, 저희가 차분히 앉아서 연구 분석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분란을 일으키지 말고, 사회적으로 건강한 그런 성과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민변 창립 20주년, 이제 성년이 되신 거고, 사람으로 치면 한창 혈기가 왕성해서 활발한 활동을 할 때인데요, 앞으로도 많은 활동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송호창 : 고맙습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민변 사무차장을 맡고 있는 송호창 변호사를 초대해, 창립 20돌을 맞은 민변의 역사와 활동을 되돌아보고 민변이 제시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개선방향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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