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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과 부처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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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중생과 부처는 하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12]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원학스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오늘은 불기 2552년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오늘 오전 서울 조계사에서 봉축법요식이 열린 것을 비롯해 전국 사찰에서는 다양한 봉축기념행사가 마련됐고, 앞서 불교계 각 종단 지도자들이 봉축법어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계사 주지 원학스님을 초대해 불기 2552년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와 상생과 화합의 불교 정신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부처님 오신 날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원학스님입니다. 원학스님은 도성스님을 은사로 해인사에서 출가하셨고 1971년 해인사 승가대학을 졸업했고 85년 동국대 교육대학원 졸업했습니다. 연화사 주지 스님과 용연사 주지 스님을 지내셨고 현재 조계종 총무부장이며 조계사 주지스님을 맡고 있으며 또, 올해 부처님 오신날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이 불교계로서는 가장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불기 2552년 부처님 오산 날입니다. 우선 청취자들을 위해서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 ⓒ프레시안

원학스님 :
아무래도 부처님 오신 날에 특히 저희 불자들로서는 이 날의 봉축의 의미는, 등불을 밝히는 의미는 물론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의미를 축하하는 뜻도 있겠지만 모두가 자기의 심등, 마음의 등불을 밝히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을 기해 그동안 어둠에 좌절에 또는 고통에 생활했던 모든 분들이 부처님의 등불을 밝히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 또 다시 상생하자. 다시 화합하자, 다시 자기 모습으로 돌아가 자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삼자, 하는 그런 의미가 봉축의 의미 아닌가 생각됩니다.

박인규 : 무엇보다 마음의 등불을 밝혀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군요. 저희는 부처님 오신 날 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게 저녁에 하는 연등놀이인데 그것도 말씀하신 대로 마음의 등불이라고 볼 수 있겠죠.

원학스님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서 여러 가지 행사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행사가 준비돼 있습니까?

원학스님 : 물론 저희들이 각 사찰별로 전국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서 나름대로 사찰별로 봉축준비를 하고 있습니다만 저희 종단 차원에서 공식적인 봉축행사는 지난 4월 21일에 시청앞에서 서울시장님을 모시고 점등식을 한 것이 처음 시작히고 5월 2일 봉은사에서 전통등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5월 3일에는 인사동 조계사 앞에서 연등축제 전야제 행사로 연등놀이가 열렸고 4일에는 연등축제 본행사로 조계사길에서 불교문화마당이 하루 종일 열렸습니다. 문화마당에는 많은 불자들이 참여했지만 특히 외국인들이 한국문화를 부처님 오신 날 즈음해서 참여하는, 다시 말해 외국인들이 등을 만들고 손수 만든 등을 제등회에 참여하는 체험의식이 있었고. 또 12일인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에 즈음해서 저희 조계사에서 공식 법요식을 거행했습니다.

박인규 : 법요식이라는 게 뭔지 설명을 좀 해주시겠습니까?

원학스님 : 물론 식순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만, 결국 법요식은 저희 조계종에서는 공식행사로서 부처님 오신 날 아기부처님을 목욕을 시키는 간불의식이 있고, 부처님께 향과 과일과 음식을 올리는 공양의식이 있고 또 총무원장 큰스님께서 봉축사를 하시고 종정께서는 법어를 내려주시고 행사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께서 전국민 또는 불자들을 위해서 축하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북의 모든 불자들이 함께 작성한 발표문을 공동발표문을 통해서 다 함께 남북의 통일을 염원하는 발원문 낭독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부처님 오신 날 하면 연등축제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런 연등축제의 의의와, 축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안들에 대해 저희들이 홍보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법요식이라는 건 부처님 오신 날 부처님을 모시는 가장 공식적인 행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원학스님께서는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말하자면 불교 각 종단을 아우르는 봉축위원회의 집행위원장이신데 올해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마련하시면서 중점을 둔 사항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원학스님 : 저희들이 올해 봉축표어로서 '수행정진으로 세상을 향기롭게'라고 하는 표어를 내걸었습니다. 그것은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의미를 우리가 실천에 옮기는 지름길이 될 겁니다. 다시 말해 세상을 향기롭게 하기 위해서는 저마다 자기가 맡아 있는 소임 직분을 잘 열심히 수행하는 사안이 이뤄졌을 때 세상을 맑게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살아가는 각자각자가 마음의 등불을 밝히고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등불의 역할을 할 때 이 세상을 향기롭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의미로 저희들이 표어를 내걸었습니다만 특히 이번 봉축행사는 범종단적으로 제등행렬이 이어지기 때문에 모든 종들이 다 모여서 동대문운동장에 모여서 저희들이 등불을 밝힘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정화시키고 이를 통해 향기로운 세상을 건설하자, 이런 발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박인규 : 범종단 차원의 제등행사를 하게 된 건 올해가 처음인가요?

원학스님 : 아닙니다. 지금까지 종단, 조계종이 창립된 이후에 연연히 해오고 있는 사안입니다.

박인규 : 연등축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신다고 아까 말씀하셨는데요, 연등축제의 의미가 어떤 것이고 어떤 식으로 발전시킬 것인지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원학스님 : 연등축제의 의미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신라시대나 고려시대에는 팔관회라든가 연등회라고 해서 부처님 오신 날 즈음해서 모든 국민들이 집집마다 등을 밝혔습니다. 그래서 그 등불은 어둠을 밝히는 역할을 하듯이 우선 가정이 첫째 맑고 깨끗해야 된다 하는 의미를 담았고요. 또 그렇게 함으로써 사회가 맑아진다고 하는 의미처럼 연등이 갖고 있는 의미는 국가의 이념과 관계 없이 모든 인간이 살아가는 데는 꼭 필요하다. 그래서 특히 우리 전통문화 속에서는 연등축제놀이가 과거부터 이어왔습니다만 중간에 끊어졌고 특히 이번 연등을 통해서 특히 전통등을, 과거 저희 선조들이 부처님 오신 날 즈음해서 등불을 밝혔더 전통등을 재연하는, 또 그것을 재연해서 실질적으로 연등축제에 참여해서 저희들이 행진에 많은 사람들에게 전통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또 그 분들이 전통등을 보면서 기뻐하는, 이런 축제가 되는 데에 주안점을 뒀고. 또 이번에 그렇게 행사가 이뤄졌습니다.

박인규 :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마음의 등을 밝히는 행사에 참가할 수 있도록

원학스님 : 그렇습니다. 어찌 보면 연등축제는 부처님 오신 그 의미를 되새기는 뜻도 있겠지만 어찌 보면 우리 민족이 하나의 정서를 민족문화으 정서를 집약시킬 수 있는 축제로서 의미가 크다. 또 그리고 외국사람들이연등놀이의 축제를 보고서 한국문화의 정수를 보는 것처럼 대단히 기뻐하고 찬사하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박인규 : 단순히 불교계의 행사를 떠나 범국민적 행사로 확산시킬 수 있는...
이맘때 보면 아주 어린 아기승, 동자승이라고 합니까? 그 친구들 삭발하는 광경이 TV로도 나오고 신문에도 나곤 하는데요. 저희는 수도라는 건 본인이 말하자면 판단력이 생기고 성인이 돼서 시작한다고 했는데 동자승들이 들어간다고 해서, 어떤 친구들이 동자승에 들어가는가 궁금하기도 하고, 동자승의 역할은 뭔지...

원학스님 : 저희들로서는 동자승의 출가 기간을 부처님 오신 날에 즈음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의미가 깊습니다. 피아제의 전인교육론에서도 8세 이전의 아이의 성격은 평생을 좌우한다고 했습니다. 근데 아직까지 어린 아이들에게 삭발하는 의식과, 또 부처님께 선행을 닦겠다고 하는 발언을 시킴으로 해서 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평생 동안 그 심성이 착해지고 자비스러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이 아이들을 통해서 모든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런 의미가 담겨 있고요. 또 저희들 차원에서는 연등축제를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데도 아이들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박인규 : 동자승들은 부처님 오신 날에 즈음해서 삭발을 하고 출가하게 되면 계속 수도생활을 하게 되는 건가요?

원학스님 : 아닙니다. 저희들이 불자들의 자녀나 아이들을 공모해서 부처님 오신 날 즈음해서 단기출가를 해서, 이 행사 끝나고 나면 가정으로 다시 돌아가게 돼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군요. 저는 사실 좀 오해를 했습니다. 저렇게 어린 아이가 벌써부터 출가생활을 하면 힘들 텐데... 대략 몇 명 정도가 출가합니까?

원학스님 : 올해는 8명이 했습니다.

박인규 : 그렇군요.
부처님 오신 날 되면 항상 조계종 종정스님이십니까? 법어를 내리시는데, 법전스님께서 이번에 내린 법어가, '모든 진리가 마음에서 시작되었으니 마음 밖에서 진리를 찾지 맙시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쉽게 해설을 좀 해주시죠.

원학스님 : 조금 쉽게 해석한다면, 불교에서는 중생과 부처를 둘로 보지 않습니다. 그 의미는, 중생은 부처가 될 수 있는 씨앗을 본래부터 갖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 중생이 부처님과 같은 모습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하면 그 중생 자체가 바로 부처다. 그렇기 때문에 그 중생이 부처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건 심성이 부처의 심성을 갖고자 노력할 때 바로 중생이 부처의 모습으로 변화돼간다는 거죠. 그래서 종정스님께서 하신 그 말씀도, 우리가 진리에 의해 살아가는 참된 모습으로 가는 것이 중생의 자리에서 부처의 길로 가는 것이라는 걸 강조하신 거고. 또 저희들에게 그런 모습으로 살아라 하는 의미를 일깨워주신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박인규 : 하긴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도 있지만, 마음속에 다 불성이 있는데 그걸 모르고 밖에서 찾는다. 그러지 말아라. 그런 말씀이시군요.
오늘 오전 법요식에서 남북불교 공동발원문도 발표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원학스님 : 우선 1997년도에 남북불교가 처음으로 공동발원문을 채택해서, 남측에서는 서울 조계사, 북측에선 평양 광법사에서 부처님 오신 날 즈음해서 남북이 동시에 법회에서 발원문을 낭독한 것이 올해로 12년째 됐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 발원문은 불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겠다는 서원을 담는 뜻이 있고, 특히 남북공동발원문은 남북불교가 이질감을 해소하고 동질감을 회복해서 모든 남북의 불자들이 부처님저에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고서 하는 행사가 발원문입니다.

박인규 : 97년부터 공동발원문을 발표하셨다고 했는데 남북 불교계의 교류는 활발합니까?

▲ ⓒ프레시안

원학스님 :
그렇습니다. 현재 저희들은 남북 간의 불교교류로서는 특히 식량, 생필품 등 이북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민간사업으로서 지원해주고 있고, 특히 평양 광법사, 보현사, 강남 봉은사 등에서는 남북불교 합동법회를 추진하고 그걸 실행에 옮겨오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사찰에 대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그 사찰 중에서도 4년에 걸쳐 금강산 신계사 복원사업에 저희 조계종이 주도가 돼서 작년 말에 준공을 다 봤습니다.

박인규 : 혹시 원학스님께서도 북한에 가보신 적 있으십니까?

원학스님 :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전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박인규 : 북한에 스님들이 많이 계신가요?

원학스님 : 저희들이 파악하는 것으로는, 공식적인 스님으로서 의식을 하면서 갖추는 분보다는 아무래도 북한 체제가 당이 우선하는 체제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당에 소속된 스님이 불교의식을 집행하고 사찰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약간 화제를 바꿔서 불교계 내부 얘기를 해보죠. 원학스님께서는 조계종 총무부장을 맡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총무부장의 역할이 어떤 겁니까?

원학스님 : 위로는 종정스님과 총무원장스님은 실질적인 종단행정의 책임자이시니까 원장스님을 보필하고 전국 조계종 소속 사찰의 인사문제와 제반 사찰의 시행하는 정규문제를 관리감독하면서 또 그걸 독려하고 종단발전을 위해서 실질적인 행정업무를 통괄하는 부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조계종 살림살이의 실무총책임자...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원학스님 : 행정의 책임자로 봐야겠지요.

박인규 : 원학스님이 오신 이후로 조계종 내에서 결계와 포살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 좀 약간... 썩 좋은 일이 아닌 그런 게 있어서 결계와 포살이라는 게 어떤 겁니까?

원학스님 : 저희 종단의 원장스님께서 취임 초기부터 꾸준히 추진해 오신 내용은. 승품진작입니다. 조계종의 전통적인 승품을 진작시키고 또 수행과 전법을 우리 종도들은 한결같이 실천에 옮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원장스님께서 취임 초기부터 실행에 옮기는 하나의 지침으로 말씀하셨고. 또 그 지침의 구체적 실천방안으로서 결계와 포살이라는 걸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조계종의 종법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제도화가 되지 못하고 계속 논의만 해오다가 지난 3월 종회에서 조계종 종법으로 결계포살법을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올해부턴 결계와 포살에 대해서 구체적 시행안을 발표하고 홍보하면서 그것을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승품진작의 방안으로 결계와 포살을 시행한다고 하셨는데, 일반인들은 결계와 포살이 뭔지 잘 모를 것 같아요. 예전부터 승품을 위해서 많이 해온 거라고는 들었는데 실제로 어떻게 하는 건지 설명해 주시죠.

원학스님 : 간단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결계란 말은, 결이라는 건 아무래도 모여서 다짐하고 약속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계라는 건 우리가 살아가는 하나의 경계를 표시하는 겁니다. 그래서 승가 스님들이 구성돼 있는 곳을 승가라고 합니다만, 그 승가에는 사방승가가 있고 현전승가가 있습니다. 사방승가라는 건 대한불교 조계종은 대한민국의 행정관할이 어디든지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 소속 사찰이 있고 그 소속사찰에서 조계종의 지침을 따르면 그건 사방승가로서 의무를 다하는 겁니다. 그러나 현전승가라는 건 서울이면 서울, 대구, 부산, 이런 지역의 단위를 말합니다. 그래서 그 지역단위내에 살고 있는 스님들이 최소한 한 달에 두 번 정도씩... 과거 전통에는 음력으로 그믐날과 보름날이었습니다. 이 때를 기해서 포살을 실시했습니다. 그래서 포살을 하자고 하는 약속을 하는 결계가 현전승가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포살이라는 의미는 산스크리트어를 번역하면, 고요할 정자, 머무를 주자, 정주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정주는 수행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이고 사항입니다. 수행자의 육신과 마음이 번거로우면 수행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육체가 조용한 모습으로 생활하는 자세가 갖춰졌을 때 그것이 진정 포살이다. 그래서 포살의 의미 속에는 참회라는 것이 반드시 들어가 있습니다. 그 참회는 남을 꾸짖는 게 아니라 내가 내 잘못을 먼저 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거죠. 그래서 포살을 한다는 것은 최소한도 조계종의 모든 승려가 자기가 생활하고 있는 현전승가. 즉 서울 같으면 서울 일원에 살고 있는 스님들이 결제중이라고 해서 음력 1월 15일부터 4월 15일까지는 해제라고 해서 스님들의 이동이 자유롭지만 4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는 결제라고 해서 스님들의 이동이 불허되고 있습니다. 특히 공부하는 스님들에게는. 그래서 그 기간 중에 한 번이라도 모든 관할구역에 사는 스님들이, 즉 현전승가의 스님들이 모여서 포살을 통해서 참회의 정신을 우리가 구현하자. 그 참회의 정신이야말로 수행자가 꼭 지켜야 할 덕목의 하나다. 실천에 옮겨야 할. 그래서 승품진작은 결국 포살을 통해서 승품진작이 되지 포살을 하지 않고는 절대 구호나 또는 논리적인 면만 가지고는 승품진작이 될 수 없다. 그래서 결계와 포살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틀로서 과거에는 전통 속에 저희들이 죽 지켜왔던 사안입니다. 그런데 근자에 와서는 해인사나 통도사라든가 큰 절에서는 지금도 전통을 지켜오고 있지만 그밖에는 지금까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소홀했습니다만 이번에 조계종 종법이 뒷받침됨으로 해서 종단에서는 확실하게 종도들에게 홍보하고 이것을 시행하고자 하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요즘 10대 학생들 말로 하면 열공하자.. 스님들도 열심히 수행정진하자. 그렇게 받아들이면 되겠군요.
좀 곤란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작년에 신정아 사건 때 한 스님께서 뒷배를 봐주고 정부에서 돈을 받아 개인사찰을 증축했다. 그런 식의 별로 좋지 않은 것들도 이번 이런 승품진작과 관련이 좀 있나요?

원학스님 : 직접적 관련사안이라기보다는, 그런 부분은 제가 알고 있는 사안들은 일부는 좀 와전된 부분도 있습니다. 왜냐면 내역이 실질적으로 집행된 사안이 아니었다고 하니까요. 그러나 어쨌든 공인으로서는 대단히 좀, 판단하기에는 잘못된 부분도 많다. 특히 성직자로서는 어찌 보면 사회의 많은 사람에게 모범이 돼야 할 성직자로서 오히려 지탄의 대상이 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결계와 포살을 실시하는 건 그 분들에게만 한정하는 게 아니라 모든 종도가 다 함께 이런 정신으로 돌아갈 때 말씀하신 그런 부분도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어찌 보면 불교계에 계신 수행자께서 수행정진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것이기도 하고. 그것 외에 불교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올해 불교계... 특히 조계종에서는 어떤 역할을 한 번 해보겠다. 주력하고 계신 사업계획이 있습니까?

원학스님 : 사업계획이란 것이 특별한 게 아니라, 결계포살이 정착되도록 노력하는 겁니다. 저희들이 작년 가을에 봉암사 60주년 결사 기념법회를 한 일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60년 전에 불교가 소위 가장 어려운 시절에 성철스님을 비롯한 큰스님들이 봉암사에 모여서, 소위 공주라고 하는 규약을 14가지로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것이 함께 공자, 머무를 주자. 같이 머물면서 그 속에서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사안. 거기에는 일일이 제가 열거하기는 그렇지만 우서 생활이 검소해야 된다는 것. 먹는 걸 너무 찾지 않고 옷도 검박하게 깨끗하게 입고. 어쨌든 수행자가 갖춰야 할 덕목을 함께 지키면서 공부하자. 했던 그 정신을 결계와 포살 속에서 저희들이 구현돼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이것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우선 모든 종도들이 자기 자신을 결제기간에 1년에 두 번이라도 한 자리에 모여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참회하고 또 부처님 앞에서 자기 허물을 서슴없이 다 드러내 놓고 그것을 대중들에게 용서와 자비를 구하는 포살의식이 이뤄진다면 종단은 한층 더 위상을 갖추는 수행종품의 뜻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불교계의 자기쇄신을 위한 원년. 그럼을 통해서 사회로부터의 존경이나 위상을 받을 수 있는. 한 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스님께 좀 사회적인 질문을 여쭤보는 게 뭐하긴 합니다만, 요즘 교회도 많이 생기고 절에도 많이 나가시는데, 최근에 보니까 초등학생 성추행 범죄사건을 비롯해서 예전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인명경시? 인성파괴? 많이 벌어지고 있어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떻게 보십니까?

▲ ⓒ프레시안

원학스님 :
우선 종교를 가진 성직자로서는 대단히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우선 사회가 인명을 경시한다는 것은 우리가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반증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기회일수록 우리 사회가 모두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또 자기를 부처님과 같이 위대하다고 하는, 또 부처님과 같은 덕성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 자신감의 의미를 우리가 갖고 살아야 되지 항상 어떤 열등의식 속에서 남에게 빼앗기고 남에게 항상 피해보면서 고통당하면서 살아온다는 이런 좌절의식, 패배주의의식, 이것이 때론 인명경시풍조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송나라 시대에 야부라고 하는 스님의 글 중에 짤막한 것에, 지불책우라는 게 있습니다. 지혜 지, 아니 불, 꾸짖을 책, 어리석을 우.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음을 꾸짖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이 말을 되짚어 해석하면 인간은 모두가 다 지혜를 갖고 태어났고 그 지혜를 발견만 해서 계발만 하면 얼마든지 지혜롭게 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모두가 지혜롭기 때문에 따로 어떤 사람이 어리석다고 꾸짖을 필요 없다. 그 자신감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했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정말로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건, 내가 우선 의지를 가지고 삶의 모습 속에 인간이라는 그 의미를 자기가 철저히 깨치고 반성하면서 살아갈 때 자기가 처해져 있는 직분을 다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불교에서 말하는 대자대비라는 의미를 우리가 쉬운 말로 표현하면 바로 대자심은 효선심을 말하는 겁니다. 효도와 순종하는 마음이 있어야 대자심이 생긴다. 대비심이라는 건 어떤 거냐. 상대에 대한 애정의 표현인데 상대에 대한 마음을 갖는 건 공경심에서 비롯돼야 한다. 남을 공경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절대 대비심이 발로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자심과 대비심은 효선심과 공경심에서 나오는데, 우리 사회 살아가는데 모두가 다 나 자신부터도 나는 대자심을 갖고 있다. 내가 갖고 있는 돈이 만원이면 십만원짜리의 베품을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내가 갖고 있는 마음의 보배가 아무리 평생 죽을 때까지 베풀고 베풀어도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대자대비심은 무한하게 솟아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그런 대자대비심으로 살려고 하는 그 자세가 바로 실천의 덕목이 효선심과 공경심에서 비롯된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갈 때 우리가 인명경시풍조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남과 나를 다 같이 존중할 수 있는 마음.
요즘 굉장히 또 시끄럽지 않습니까. 이른바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온다고 하면서 광우병 괴담이네 선동이네 굉장히 시끄러운데... 이것도 생명과 관련된 문제긴 하죠. 스님은 요즘 광우병소란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원학스님 : 불교 입장에서는 우선 생명을 처분한다는 건 살생이기 때문에 맞지 않지만 어쨌든 지금 현재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광우병 이 부분은, 오늘 저도 뉴스를 통해 들었습니다만, 우선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최고책임자인 대통령께서 국정의 최우선은 국민의 건강이 우선이라고 하셨으니까 우선 그런 말씀을 우리가 믿어야 되겠고, 또 신뢰를 가지고, 이것은 단순히 집단의 이익이나 또 흘러가는 괴담에 의해서 우리가 생각할 게 아니라 진정으로 광우병 문제는 좀 더 과학적이고 사실에 근거한, 그 다음에 국가를 책임지고 있는 분의 국민건강이 최우선이라고 하는 그 말씀에 우리가 공감하면서 좀 냉정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생각됩니다.

박인규 : 국가를 이끌어가시는 분께서도 국민의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걸 또 몸으로 보여주셔야겠지요. 지금 약간은 광우병소란 때문에 잠잠하긴 합니다만, 이명박정부에서 한반도대운하를 추진하겠다고 해서 이전까지 논란이었는데요. 조계종에서 최근 한반도대운하를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적이 있어요. 이게 조계종의 공식입장입니까 어떤 겁니까?

원학스님 : 조계종에는 3부가 있습니다. 행정부서가 있고 종단의 종법을 관장하는 입법기관이 있고, 그걸 심판하는 사법기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행정부서에선 아직 공식입장을 내놓은 바가 없고 다만 입법기관인 중앙종회에서 지난 3월 종회에서 대운하반대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고, 또 조계종 소속 내에 불교환경위원회에서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지만, 행정부서에선 아직 공식입장을 천명한 바는 없습니다.

박인규 : 전체의 공식적 입장이라고 하기엔 아직은 아니다.

원학스님 : 제가 행정부서의 일을 관장하고 있는 실무자로서는, 우선 조계종에는 전국에 25개 교구가 있습니다. 교수본사가 있고 교구본사에는 관장하는 말사가 있으니까 그 지역의 여론과 스님들의 의견을 다 청취하고 또 그 정서를 감안해야 될 부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신중하게 접근하면서 저희 종단의 입장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요즘 물질적으론 분명히 풍요로운 시대인데 사람들의 마음은 굉장히 황폐해지고 어떻게 보면 편안하지 않은 것 같아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서 우리 청취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 것인지, 그런 말씀을 마무리 말씀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원학스님 : 부처님 오신 날에, 저희들이 탄생설화에서 나오는 얘기가... 부처님이 탄생하시자마자 사방에 7걸음을 걸으면서 제일 처음 하신 일성이 천상천하유아독존이란 얘기를 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잘못 해석하고 적용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내가 제일이라는 의미는... 부처님 자신이 중생들 가운데 당신이 잘났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모든 중생이 나와 같이, 똑같이 불성을 갖췄기 때문에 유아독존이라는 의미를 말씀하셨거든요.

박인규 : 사람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다는 말씀이신 거죠?

원학스님 :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까 사회자께서 말씀하신 인간의 마음이 황폐해진다고 하는 건, 불교에서는 인간의 마음이 황폐한 게 아니라 우리는 황폐한 것으로 착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우리는 한 번 마음을 되돌려보면 우리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행복도 지옥도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또 선도 악도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이런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자기를 되돌아보는, 즉 지혜롭게 살려고 하는 자세가 부족하고 노력이 부족할 뿐이지, 우리가 황폐한 건 아니거든요. 사회가 아무리 타락한다 하더라도 결국 우리의 마음자세가 중요합니다. 불교를 흔히 상징할 때 연꽃을 많이 상징하지 않습니까? 그 연꽃은 맑은 물에서는 절대 피지 않습니다. 진흙 속에서 피거든요. 하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으면서 향기를 갖고 있지 않습니까. 세상이 황폐화되고 아무리 고뇌스럽다고 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마음의 풍요는 절대 황폐화될 수 없고 그 풍요를 찾기 위해서 우리가 노력만 한다면 정말 우리는 어찌보면 이 세상을 극락으로 바꿔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이 속에 담겨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유아독존의 의미를 모든 중생이 나와 같이 유아독존의 능력을 갖췄다는 걸 일깨워주는 말씀이지, 중생 중에 당신이 잘났다고 하는 내용이 절대 아닙니다.

박인규 : 자신이 얼마나 중요하고 대단한 사람인가를 깨닫기만 해도 중요한 일을 사람이 할 수가 있는데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서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보고 세상을 향기롭게 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원학스님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불기 2552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계사 주지 원학스님을 초대해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와 상생과 화합의 불교정신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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