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통합민주당 최영희 의원 당선자입니다. 최영희 당선자는 1950년 전북 전주 출생으로 73년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노동 현장에서 근로자들을 위한 교육과 상담일을 하다 노동법, 산업재해예방과 보상에 관한 노동조합교재를 출판하고 전국의 노동조합을 상대로 교육하는 석탑노동연구원을 운영했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 초대부회장을 지냈고 1993년 내일신문을 창간해 사장에 취임했으며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회장과 청소년보호위원회 청소년 성문화대책위원장,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상임대표로 활동했습니다. 2005년부터 최근까지 4년 동안 국가청소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지난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박인규 : 저희가 청소년 위원장 때 한 번 모셨는데요 이번에는 의원당선자로 모시게 됐습니다. 일단 축하드리고요, 곧 국회에 들어가실 텐데 소감과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영희 : 고맙습니다. 제가 죽 일해온 곳이 비어 있는 곳에서 일해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NGO활동의 연장으로 국가청소년위원회에 갔고, 또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없어졌습니다. 이번 정부조직개편으로 없어졌는데 국가청소년위원회의 연장으로 국회에 왔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동청소년 지킴이 역할을 국회에서 확실히 해내겠습니다.
박인규 : 원래 비례대표는 주로 직능대표라고 해서 지역구에서 담당할 수 없는 문제를 처리해 주십사 해서 모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희가 꼭 의식한 건 아니지만 한 2주 전에 한나라당의 강명순 당선자를 모신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빈민대책을 하신다고 해서, 좋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영희 : 네. 제 아주 친한 후배입니다.
박인규 : 지금 청소년위원회 위원장 자격은 아니시지만, 대구 초등학교에서 성폭력 사건이 벌어져서 굉장히 큰 충격인데,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아동성폭력사건 하면 아동은 피해자고 성인이 가해자라는 게 일반적 생각이었는데, 이번엔 쉽게 말하면 피해자 가해자가 전부 같은 초등학생이라고 해서 굉장히 충격을 많이 받고 있어요.
최영희 : 아마 놀라셨을 거예요. 부모님들도 그렇고 학교 선생님들도 깜짝 놀라셨다고 하는데, 우선 저희들이 4월 30일에 언론보도를 보고 5월 1일에 바로 대책위원회를 꾸리면서 대구에 내려갔습니다. 우선 시민사회에서 대책위를 먼저 꾸리고 있어서 시민사회를 만나고 교육청 만나고 경찰청에 갔습니다. 그런데 제일 심각한 건 교육청이 바로 조금만 소통해보면 알 수 있는 것을 진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거, 이런 것들에 문제점을 느꼈습니다. 경찰청에 부탁한 것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특히 인권침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조심스럽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그렇게 조사해 달라고 부탁드렸고요. 지금 왜 도대체 이런 성범죄가 아이들 사이에서 나오는가 생각해 보면 모두가 부끄럽죠. 또 그 당시에 대책위원회에서 성명서를 냈는데 제목이 '얘들아 미안하다'였습니다. 정말 우리들이 그런 걸 느끼게 돼 있거든요.
박인규 : 사실 사건 성격상 다 드러내 놓고 얘기하는 게 좋은 건지 아닌지 저도 잘 판단은 안 서는데요, 우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대구시 교육청에서 좀 일찍 대응했으면 나아질 수 있었을 것이다. 왜 교육청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이 늦었을까요?
최영희 : 그건 우선 학교도 좀, 아주 관행적으로 학교폭력이나 성폭력 사건이 나면 축소 은폐하려는 관행이 있었습니다.
박인규 : 문제가 공론화되고 드러나는 걸 원치 않는군요.
최영희 :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문제가 되면 교장선생님이 처벌받고 교사가 처벌받고, 처벌만능이었습니다. 그래서 학교폭력 예방 관련 그런 법을 저희들이 국회 앞에서 시위도 하면서 그 법을 만들었는데, 그 법에는 숨기면 은폐하면 문제를 제기하고 징계하고, 신고하면 문제삼지 않는 걸로 이렇게 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속에 성폭력이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또 축소 은폐가 가능한 거죠. 그리고 교육청도 대충 적당히 넘어가면 되지 않겠는가. 그 다음 아이들끼리, 특히 동성끼리니까 그냥 성적 놀이라고 생각했던 것, 이런 것들이 문제였습니다. 교사가 계속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이런 것들을 축소 은폐하려고 했던 것은 아마 비판받아 마땅하리라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게 교사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게 방송이기 때문에 어디까지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이게 언제 발생했고, 방송을 통해 말씀하실 수 있는 사건의 진상이 어떤 건지
최영희 : 우선 2007년도, 작년 11월 21에 교사가 이 사건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상하게 교실에서 성적 놀이 비슷하게 성폭행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겁니다. 시늉을 하는 걸 교사가 본 거죠. 그래서 좀 이상하다 생각해서 애들과 상담을 해보니까 애들이 털어놓고 얘기하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이 문제가 심각하니까 학교에서 대책을 세우고 아이들 교육도 상담도 하자,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하자, 했는데 외부로 이걸 알리기 싫어하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 교장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위인전을 읽힌다든지 이런 식으로 나름대로는 순화교육도 시키고 방송으로 성교육도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별로 효과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거죠. 이것은 교육청 단위에서 여기만이 아니라 다른 학교도 있을 수 있으니까 대책을 논의하자 했는데 이런 것들이 제대로 안 된 겁니다. 아이들이 집단으로 모여서 음란물을 보기 시작했는데, IPTV를 통해서, 케이블TV를 통해서 보고. 그런데 아이들이 본 음란물이 아주 심각한, 하드코어라고 하나요, 아주 심각한 그걸 보고서 따라하고. 보지 않겠다는 애들은 때리고 강제로 보게 하고, 그리고 보고 따라서 하자고 하고, 그걸 따라하지 않는 애들은 때리고. 그리고 선생님한테 불었다고 때리고. 학교폭력 문제와 약간 연관돼 있는, 결합돼 있는 문제였습니다.
박인규 : 지금까지는 일상적인 폭력이 문제였는데 거기에 성폭력까지 가미된 진전된 형태의 학교폭력 같은 거군요.
최영희 : 네. 그래서 위계에 의해서 고학년이 저학년에게, 또 저학년은 더 저학년에게. 이렇게 점점 피라미드 형식으로 확대되고 있었고 이것이 전수되고 있거든요. 나름대로 또래끼리의 비행문화가 형성되고 있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담임선생님이 문제를 제기했고 그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이 나름대로 여러 가지 교육도 시키고 했는데 결국 문제해결이 안 되고 언론에 보도까지 된 이유는 뭡니까?
최영희 : 금년 4월에, 얼마 전이죠. 4월 20일경에, 학교 내에서 중학교 교정에서 집단 성폭행이 있었습니다.
박인규 : 그게 문제의 초등학교 학생들인가요
최영희 : 초등학생 중학생이 겹쳐 있습니다. 그 학교를 졸업해서 중학교를 간 아이들도 섞여 있고,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그걸 보고 신고를 한 거죠. 그래서 문제가 드러났는데, 이건 심각한... 더 심각한 여자 아이들이 당한 것이었습니다. 이게 사회문제화가 됐고 경찰에서도 언론에 브리핑을 하게 됐고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이 겹쳐서 아주 복잡한 사건으로 드러나게 된 겁니다.
박인규 : 중학교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성폭행사건을 중학생이 신고하면서 드러났고 그 전의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드러난 거군요
최영희 : 그렇습니다. 중학생만 폭행을 한 게 아니라 초등학교 중학생들이 같이 초등학교 저학년 여학생들을 성폭행한 것입니다
박인규 : 거의 상상을 뛰어넘는 실태인데, 이런 문제가 있을 때... 지금 해당 대구시민사회공동대책위인가요? 거기서는 지금 이 문제를 처벌하거나 진상규명보다는 일단 해당 가해자나 피해자들을 잠깐 놔두는 게 낫다는 말씀도 하신다는데, 이게 어떻게 대처해야 가장 슬기로운 대처가 됩니까?
최영희 : 참 특별한 대책이라고 얘기하긴 그렇지만, 저는 이 부분을 그냥 무조건 놔두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덮어두고 갈 수는 없다. 왜냐면 어른 범죄자들도 그 범죄를 저지른 이후 바로 연결해서 교육을 시키고 상담하고 치료를 해야 효과가 있는데, 이 아이들 그냥 덮어둔다고 해서 진정되는 게 아닙니다. 한 달 후에 다시
박인규 : 잘못한 걸 모를 수 있겠네요
최영희 : 한달 후에 드러내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전문가들과 어떻게 상의해서 좋은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인가. 수사를 중심으로 하거나 무조건 상담한다고 너 지금까지 했던 방법 다 얘기해봐... 이런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서 미술치료와 겸해서 이 아이들의 현상을 파악한다든지, 그리고 아주 분위기 좋은 곳에서 같이 이야기한다든지. 그런 전문가들이 알고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경찰수사도 역시 그런 방법으로 전문가들이 병행해서 상담을 하면서 하고 있고. 그 다음 교실에 들어가서 전문가들이 직접 교육도 하고 상담을 하면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꼭 한 달 후에 해야 된다, 이것이 원칙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박인규 : 이번에 진상조사를 하시면서 이른바 이번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나 가해자 부모들도 만나보셨습니까? 이 분들은 어떤 태도이십니까?
최영희 : 피해자나 가해자 부모는 만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저희들이 또 처음에 이거 할 때 진상조사는 현장에 가야 된다고 해서 학교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절대 안 된다. 왜냐면 언론이 따라오기 때문에 아이들한테 오히려 상처를 준다. 그래서 학교는 접근하지 않고 전현직 교장선생님을 교육청으로 불러서 함께 논의를 했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부모를 만나거나 그런 건 아니고, 부모들은 NGO들이 이미 만나서 얘기들을 다 했고 상담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NGO에게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박인규 : 어쨌든 초등학교 아이들 사이의 폭력, 성폭력 굉장히 큰 문제가 있다는 게 드러났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해야 되는데. 이 친구들을 처벌하는 게 방법은 아니겠죠?
최영희 : 물론입니다. 처벌을 해서 효과도 없고, 그리고 처벌할 방법도 없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법에 12살 아래는 촉법소년이기 때문에 처벌도 안 됩니다. 보호처분도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을 교육이나 상담을 해야 되는데 교육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부모들이 원하면 상담을 할 수 있지만 상담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그냥 덮어두면 앞으로 해도 상관없네, 이렇게 되기 때문에 점점 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교육할 수 있는 앞으로는 제도들을 만들었으면 좋겠고, 그런 것들을 법적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봅니다. 잘 아시겠지만 지난번에 작년에 법무부에서 범죄연령이 점점 낮아지니까 촉법소년의 나이를 10살로 하자, 이렇게 했는데
박인규 : 처벌 가능한 나이를 낮추자.
최영희 : 처벌까지는 아니지만 교육할 수 있고 보호처분할 수 있는. 그래서 여러 가지 그런 대책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을 만들자 했는데 언론들이 아주 뭇매를 쳤습니다. 그래서 사실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모두 다 함께 진심으로 한 번 생각을 해보고 어느 것이 진짜 아이들을 위하는 길인가 이런 것들을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어린이들이 자기네가 한 행위가 굉장히 문제가 많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거라는 것 정도는 알아야 될 텐데 문제네요. 앞으로의 대책도 문제지만 중요한 건 왜 열두세 살 미만의 어린이들이 이런 폭력을 넘어 성폭력까지. 왜 그렇다고 보세요? 사회적 환경 때문에 그런가요?
최영희 : 그렇습니다. 요즘 우리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면서 왜 도대체 내가 이렇게 못생긴 건야! 그렇게 화를 내는 것과 똑같습니다. 왜 도대체 이 모양이야... 이게 지금 이 현상이 우리들 모습을 그대로 비춰본 거고 어른들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가고 거름장치 없이 지금 아이들한테 진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정말 이번 기회에 내 주변이 어떤가, 우리 사회가 어떤가,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지 않으면 우린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이런 것들을 확대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성폭력 문제를 얘기할 때 두 가지 유형으로 봐야 되는데, 어른이 아이들이 하는 것, 이게 가장 큰 문제였는데 아이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것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NGO들이나 전문기관들이 학교에서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한 학생들을 NGO에 보내서 거기서 교육받고 돌려보내게 하는 이런 케이스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지금까지 그런 활동을 많이 했고, 또 가해학생들에게 치료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지금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스템이 제대로 안 돼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안 받아도 그만이라는 거죠. 바로 이런 문제점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그래서 재범을 자꾸 키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제일 저는 크게 문제삼는 것이 가해와 피해 모두 어른들이 만든 희생타라는 거고, 음란물 범람을 추방하자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그 말조차 없어졌습니다. 포기상태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지금 케이블, 인터넷의 P2P사이트 심각합니다. 아무런 장치 없이 다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IPTV, 청소년 보호시간대 만들어 놓으면 무슨 소용 있습니까. 내가 원하는 시간대 원하는 프로 볼 수 있는데.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잘 압닌다. 그 다음 만화 이런 것들이 너무 심각하다. 심지어 일간지까지도 음란물을 버젓이 소설로 내보내고 있고. 또 그래서 저희들이 아동포르노를 단순소지하는 것조차도 처벌하도록 법을 개정했는데 이게 금년 2월부터 개정된 법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다음 아동청소년 교육환경도 너무 엉망진창이라는 것이 딱 알맞습니다. 절대 정하고 상대 정하고, 오히려 학교가 이동하는 것이 낫다고 할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돼 있습니다.
그 다음 위락지구나 이런 것들을 최소화시키고 어느 한쪽으로 몰아야 되는데 학원이나 독서실, 이런 데와 다 같이 한 건물 안에 들어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데 건교부? 죽었다 깨어나도 말 안 들어줍니다. 이런 것들 너무나 정말 답답하고 문방구 앞에 사행성 오락기 두면 안 된다고 해도 문화관광부가 버젓이 허락해 줬습니다. 이제 금년 8월부턴 못하는 걸로 하겠다고 하는데 엄청나게 아이들 오염시킨 다음에 다시 못하게 하는, 처음 정책을 실시할 때 고민하면서 실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걱정되는 것이 정부가 굉장히 규제풀기작전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런 규제가 청소년 쪽은 세계 각국에서 아주 엄청난 규제를 합니다. 이 부분을 명심해 주기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신 건 쉽게 말하면 청소년들이 유해환경에 접하는 기회를 가급적 차단해서 안전한 환경을 갖도록 하자. 어떻게 보면 장기적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는데
최영희 : 더 근본적인 것은 우리 인성교육을 포기한 학교의 교육, 이것은 학교만이 아니라 부모들도 문제라는 거죠. 입시교육만 만능으로 생각하는 풍토가 어떻게 하면 고쳐질 수 있을지, 이것도 제일 근본적 문젭니다.
박인규 : 당장 부모님들은 학교 보내기가 무섭하고들 하시는데, 당장의 어떤 단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제가 알기론 학교에 스쿨폴리스를 늘리고 폐쇄회로 TV를 중고등학교를 넘어서 유치원 초등학교까지 많이 설치하자.. 대책이 효과가 있을까요?
최영희 : 필요는 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결국 그것이 없는 곳으로 유인할 수밖에 없거든요. 당장 그곳에선 일어나지 않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CCTV 없는 곳으로 아이들을 끌고 가죠. 그런 것들도 잘 생각해야 됩니다. 그래서 저는 범행유인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곳에 CCTV가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안심하지는 말고, 또 스쿨폴리스도 스쿨폴리스 있는 데선 안 합니다. 학교 안에서는 애들이 학교폭력 안 하고 밖으로 끌고 나가잖아요. 밖에서 때리거든요. 이런 것들을 잘 염두에 두고 대책을 세우셔야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청소년다운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주로 대구 초등학생 사건 말씀을 했지만 사실 부모님들 걱정은 최근의 혜진 예슬양 사건도 있지만 어른들에 의한 성범죄, 성폭력... 거의 무방비 상태거든요. 어떻게 대책을 세워야 됩니까?
최영희 : 대책을 참 많이 마련해 봤는데 그렇게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우선 우리 사회 전반이 맑은 사회가 되어야 된다는 도덕성을 회복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이 당장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선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선 강력한 처벌이 돼야 됩니다. 저는 이것을 법원이 반성해야 되는데 법원이 너무나 관대한 처벌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젭니다.
박인규 : 그것도 남성 중심, 어른 중심이어서 그런가요?
최영희 : 그렇습니다. 저는 분명 그렇다고 생각하고, 20% 정도밖에 실형을 받지 않는다는 건 대단히 심각한 거거든요. 아이들 대상 성범죄의 20%가 실형을 받고 나머지는 다 대충 나오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법무부에서 7년 이상 구형을 하겠다고 얘기하는데 작년에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 법개정할 때 제발 집행유예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는데 법무부가 안 했습니다. 그랬다가 지금 혜진 예슬이 때문에 이걸 하겠다고 합니다. 어쨌든 지금이라도 하면 좋습니다. 그런데 7년 이상의 구형으로 이 문제 해결되지 않습니다. 저는 법에 집행유예를 금지한다는 조항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심신미약이나 합의종용 이런 것들을 통해서 실제론 다 나올 수 있는 구멍이 또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이 관대한 처벌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되고. 그런데 이렇게 법만 강화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박인규 : 그래봤자 사후약방문인데
최영희 : 그렇습니다. 일단 감옥에 들어가면 그 안에서 교도, 교도행정을 해달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이 들어가서 그 성폭력 범죄자들 대상으로 교육시킬 수 있고, 더 심각한 사람은 치료감호까지 할 수 있게 해야 됩니다. 치료와 감호, 교육이 병행될 때만이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작년에 법무부에서 교도행정 속에서 교육을 시킬 수 없다고 해서, 집행유예 받고 나온 사람만 국가청소년위원회가 교육을 시키는 걸로 했습니다. 그런데 의무사항이 아니니까 안 받아도 그만인 거 아닙니까? 그래서 등록기간을 정해 놨는데 등록기간을 줄여 주겠다. 그래서 교육을 받아라. 이렇게 제도를, 정말 어수룩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화이 바로 우리 사회입니다.
박인규 : 그런 성범죄, 성폭력과 관련된 교육을 한다면, 우선 우리 사회에 그런 문제를 제대로 알고 교육시킬 수 있는 전문가들이 확보돼 있습니까?
최영희 : 있습니다. 의지가 문제고 그 프로그램도 개발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이 그 신상공개 대상자들에게 좀 경미한 사람들에겐 신상공개를 안 시킬 테니 교육을 받아라. 이 교육받은 사람들은 신상공개를 하지 않은 더 경미한 사람보다 훨씬 더 재범률이 낮습니다. 교육을 받는 효과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걸 강력하게 주장하는데, 제가 이번에 법 개정안을 내서 임시국회에 올렸습니다. 제 이름으로는 못하지만 만들어서 올렸는데, 거기서는 반드시 교도행정을 해서 성범죄자들을 5~7개 교도소로 모아서 거기서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치료감호에 성범죄자도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해 놨습니다.
박인규 : 강력한 처벌, 또 범죄자에 대한 치밀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사실 부모님들 입장에선 예방하고 방지하는 게 제일 관심이실 것 같은데. 최근에 정부에서 아동 대상 성범죄자들의 신상을 인터넷에 전면 공개하겠다. 인터넷 열람제도를 도입하겠다... 효과가 있다고 보십니까?
최영희 : 저는 분명 효과는 있다고 봅니다. 지금 현재 금년 2월 4일부터 시행되는 법을 저희들이 작년에 개정한 것에는 경찰서에 가서 열람할 수 있도록 돼 있거든요. 그런데 왜 그랬느냐면 이 법이 통과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만약 통과됐다 하더라도 바로 위헌신청이 들어오는데 어떻게 될 것인가 걱정입니다.
박인규 : 위헌신청은 사생활침해 이런 부분 때문인가요?
최영희 : 인권침해라고 얘기하겠죠. 왜냐면 인터넷으로 해서 무방비로 던졌을 때 어떤 것이 생길 것인가.
박인규 : 예를 들면 해당 거주지역 주민들만 볼 수 있게 한다든가, 그런 방법도 있을 것 같은데요
최영희 : 그게 지금 현재의 방식이고요, 지금은 경찰서 가서 보는 건데, 경찰서 가는 게 불편하다고 하면 그걸 좀 더 편리한 방법으로 바꿀 수는 있어도 인터넷으로 했을 경우엔 문제가 많을 거란 생각이 들고, 또 한편으론 법이 통과되기가 어렵고, 또 국회에서 한 4년 동안 잠자다가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여론이 들끓고 있어서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 또 정기국회에서 이것이 그대로 살아있을 것인가 대단히 걱정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했을 때 이런 문제를 제기합니다. 만약 인터넷에 공개했을 때 그 가해자의 아이들,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게 대부분 지금 걱정입니다. 이렇게 했을 때 또 여론이 반전됩니다. 이런 것들이 걱정이기 때문에 지금 제가 생각하는 것은 이렇게 열람했는데도 불구하고 또 범죄를 저지른다면 그때는 인터넷으로 공개한다. 이렇게 하면 예방효과가 있지 않겠는가.
박인규 : 이른바 삼진아웃제도 비슷하게
최영희 : 그렇습니다. 그렇게 하고, 그보다 더 무서운... 치료, 성적 욕구를 잠재우는 치료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더 연구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우리 어린이들이 사실은 공부도 해야 되고 할 일이 많은데, 무슨 범죄와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지내는 것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지금 최영희 당선자께서는 곧 국회에 들어가실 텐데, 국회에서 우리 청소년, 어린이들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실 것인지 마지막 못하신 말씀 해주시죠.
최영희 : 우선 이런 범죄 관계된... 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현장 속에서 얘기를 정확하게 반영해서, 제가 현장은 참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반영해서 최대한도로 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아이들의 삶에 대해서 한 번 깊이 성찰해 보는 생각으로 접근해 보자는 겁니다. 아이들을 지금 어디로 몰고 가고 있는가, 모든 국민들이 한 번 생각해 보기를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얘기해보면 모든 사람들이 다, 우리 사회가 미친 것 같아. 정말 미친 사회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대책을 세울 땐, 개인적인 대책은 우리 아이만 낙오자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잘못된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게 돼 있다고 얘기하거든요.
박인규 : 사회를 고치기보다는 따라가기 급급한
최영희 : 그래서 우리가 핀란드 같은 데의 사례를 보면 왜 우리 아이들과 경쟁을 비슷하게 하는데, 1,2위를 다투는데 그 아이들은 밤 12시, 1시, 2시까지 학원 안 가도 우리 아이들과 겨루고 있는가 깊이 성찰해 보자는 겁니다. 우리 사회가 지금처럼, 이번 5월달처럼, 어제 같은 어린이날처럼... 아동 청소년이 우선인 사회가 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걸 위해서 국회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서 하겠습니다. 우서 선제적 투자는 미래 몇 배의 효과를 나타내는 그런 아주 가장 효율적인 투자라는 걸 생각하고 국회에서도 이 일에 관심을 갖겠습니다.
박인규 : 어제가 어린이날이었는데, 어제 프로그램도 사실은 어린이들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 이런 거였어요. 오늘은 또 어린이들의 성폭력... 어떻게 보면 참 우울한 세태인 것 같기도 하고
최영희 :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을 하지요 뭐.
박인규 : 최영희 당선자께서 국회에 들어가셔서 어린이들에게 밝은 사회를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최영희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국가청소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통합민주당 최영희 의원당선자와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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