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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차두리도 투표…아무래도 말춤 춰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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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차두리도 투표…아무래도 말춤 춰야겠다"

수도권 집중 공략… "타운홀 미팅 하면서 시민과 '호프'도 마시겠다"

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11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수도권 지역을 돌며 '대화하는 대통령'을 강조하는 한편 막판 투표율 높이기에 '올인'했다.

문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을 시작으로, 의정부, 성남, 광명, 안양, 부천 등 수도권 유세에서 "투표율 77%가 되면 문재인이 명동에서 말춤을 추는 것을 보실 수 있다"며 투표 참여를 유도했다. 문 후보가 연설문 가운데 이처럼 투표 참여 문구를 앞세운 것은, 선거를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후보 간 접전 양상 상황에서 투표율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어 재외국민 투표율을 언급하며 "제가 아무래도 말춤을 춰야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어제 끝난 재외국민투표에서 71.2%를 기록했다"며 "지난 총선보다 무려 25%나 높아졌다. 25% 높이면 80% 넘지 않느냐"고 말했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문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예상보다 높은 재외국민 투표율에 고무된 문 후보는 "독일 차두리 선수가 아우토반을 타고 2시간 넘게 달려 투표했다고 한다"면서 거듭 독려했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중앙역 로데오거리 공영주차장 앞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손을 들어 시민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문 후보는 '투표 참여'를 당부하는 한편 당선 시 '시민의 정치 참여'를 약속했다. 이는 지난 9일 발표한 새정치 구상과 맞닿아 있다. 그는 "제가 대선에서 이겨서 정권교체하면 새 정치 세력 모두 모아서 대통합내각을 만들고 '시민의 정부'를 출범시키기로 했다"며 "'시민의 정부'는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고, 시민이 정당의 주역이 되고, 정치의 주인이 되는 정부"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의 정부' 완성을 위해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늘리며 대화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고 난 후에도 청와대에 고립되어 있지 않겠다"며 "일 마치면 남대문 시장 가서 소주도 마시고, 인사동에도 나가고, 노량진 고시촌에도 가보고, 영화, 연극도 보러 다니고, 미술 전시회도 다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국민 속에 들어가는,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 "당선자 시절에도 전국을 다니며 타운홀 미팅을 갖고 젊은 사람들, 시민들과 함께하면서 호프도 한 잔 마시겠다"며 "저를 지지하지 않던 분들도 함께 만나겠다"고 말해 지지자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문 후보는 이날도 '새누리당 정권 심판론'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명박 정부 5년간 부자감세 해준 돈이 무려 100조, 또 4대강사업에 쏟아 부은 돈 22조, 합계해서 122조"라며 "이 돈을 전 국민 5000만 명에게 똑같이 나눠주면 한 사람 앞에 240만원"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자리 문제 해결하고, 서민들 복지 해결해 줄 수 있는 그 많은 돈을 재벌기업, 부자들에게 퍼주고 강바닥에 쏟아 부은 것"이라며 "여러분, 심판해야 마땅하지 않은가"라며 목청을 높였다.

그는 시민들과 TV 광고 문구로 쓰인 연설 문구인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를 외치는 등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수도권 민심 "누구 찍을진 고민… 문재인 말춤은 보고 싶어"

문 후보의 '말춤 공약'을 들은 시민들은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안산 유세장에서 만난 20대 남-녀 커플은 문 후보의 공약을 듣고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남성은 "사실 아직 누구 찍을지는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런데 문 후보님이 말춤 추는 거는 보고 싶다. 무척 재밌는 그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은 "나는 원래부터 문 후보 팬"이었다면서 "투표해야겠다"고 말했다.

이 여성 말고도, 문 후보의 거듭된 '투표 참여' 당부에 시민들은 "투표 필참"을 다짐했다.

안양역 유세장에서 만난 한 대학생 무리는 문 후보의 연설을 들으며 투표율 내기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77%는 너무 높지 않나", "70% 아래면 무조건 박근혜가 될 것 같다"며 각자 예상하는 투표율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모레 부재자 투표 꼭 해야지"라고 말했다.

문 후보를 찍으라며 열심히 친구를 설득하는 대학생도 있었다. 친구가 "새누리당이 그렇게 낡았어?"라고 묻자 그는 "낡았지, 낡다 못해 너덜너덜해졌지. 문재인 찍어, 문재인"이라며 손가락으로 숫자 2를 형상하는 V자를 그리기도 했다.

고양 유세장에서는 진보정의당 지지자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이들은 '투표율 80% 복지국가로 가는 길. 복지국가 스웨덴 최근 투표율 85%'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이들은 또 투표 마크 모양의 조형물을 들고 흔들며 문 후보의 유세장 분위기를 돋우는 데 일조했다.

반면 냉소를 던지는 시민도 있었다. 한 중년 남성은 "서울이랑 가까우면서도 지금까지는 한 번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이제 오면 뭐하누" 하며 혀를 찼다.

이날 유세장에선 전날 TV 토론에서 나온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발언이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운은 문 후보의 유세 지원에 나선 동료 의원들이 띄웠다. 고양 유세장을 찾은 은수미 의원은 문 후보가 도착하기 전, 마이크를 잡고 TV토론에서 박 후보가 했던 말들을 꺼냈다. 그는 "세수 확대 위해 지하경제 활성화", "줄푸세와 경제민주화는 같은 것", "이명박 정부의 민생 실패는 참여정부 실패 때문"이라며 박 후보의 말을 따라할 때마다,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시민들은 "한 나라의 대선 후보라는 사람이 '(지하 경제) 양성화'랑 '활성화'라는 말을 헛갈릴 수 있느냐", "문 후보가 존재감이 크진 않은데 그래도 제일 안정적이긴 하더라"고 말했다.

이날 유세장에는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몰려 바야흐로 '선거 시즌'임을 실감케 했다. 정오 고양 유세부터 지지자 수는 점점 늘어나 오후 6시에 열린 안산 유세에서는 1000여 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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