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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평화회의의 목표는 反이란 전선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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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평화회의의 목표는 反이란 전선 구축"

이란 대통령 "아나폴리스 회담은 실패로 끝날 운명"

미국의 주류언론들조차 27일 개막되는 중동평화회의에 대해 기대치를 낮추고 있는 가운데, 정작 초대조차 받지 못한 이란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은 미국 정부가 이번 중동평화회의를 주도한 배경에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기 때문이다(☞관련 기사:중동평화회의, 이란 왕따시키기 전략?).

이러한 시각을 반영하듯,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26일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중동평화회의 참석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국영통신 IRNA 보도에 따르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압둘라 국왕에게 "나는 사우디가 아나폴리스 회의에 참석하는 나라에 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랍 국가는 시오니스트 적(이스라엘)의 속임수와 음모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오니스트 범죄의 공범인 미국 정부는 아나폴리스 회의를 개최한다고 해서 구원자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또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도 25일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중동평화회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뉴시스

"이번 중동평화회의는 이중 목적으로 개최돼"

IRNA 통신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시리아의 참석을 비난하지 않았지만, 두 정상은 팔레스타인의 진정한 대표(무장 정파 하마스)가 빠진 이번 회의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26일 바시즈 민병대를 사열하면서 이스라엘만 도와주는 아나폴리스 회담에 아랍 국가들이 불참해야 하며 회의가 '실패로 귀결될 운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정치인은 이번 회의가 실패로 끝날 운명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며 "그들(미국)은 이런 방식(회의 개최)으로 시오니스트를 도울 수 있으리라고 바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의 외교안보전문가 카베 아프라시아비도 27일 <아시아타임스>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언론들도 이번 중동평화회의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해결 이외에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목표가 있는 '이중 목적의 회의'로 보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일간지 <에루살렘포스트>는 "아나폴리스 회담에서 추진하려는 과정은 이란의 도전을 꺾으려는 서구의 성공과 맞물려 있는 것"이라면서 "아랍-이스라엘의 평화회담 개최가 이란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는 구상은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유력 일간지 <하레츠>는 더욱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아나폴리스 회담의 목표는 "이란에 대한 국제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단언한 것이다.

"부시의 이란 고립 의도, 역풍 맞을 것"

미국의 보수 논객들도 아나폴리스 회담에 대해 비슷한 논지를 펴고 있다. 아나폴리스 회담은 부시 대통령이 '이란의 위협'에 대해 전세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며, 이란과 그 동맹국들에 대항하는 연합전선을 강화하려는 정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의 이런 의도가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리아가 이례적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지만, 실리를 챙기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에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의도에 따라주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부시 행정부가 중동국가들을 '온건파'와 '급진파'로 분리하는 구상에 동참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시리아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과정에서 이스라엘에 빼앗긴 골란고원을 이번 회의의 의제에 포함시킨다는 약속을 받고 참가하기로 했지만,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시리아 역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과의 갈등 관계를 활용해 실리를 챙기는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프라시아비는 아나폴리스 회담에 참가하는 아랍국가들과 미국-이스라엘의 밀고 당기기를 바라볼 관전포인트를 3가지로 제시했다.

아나폴리스 회담을 보는 관전포인트 3가지

우선 이란의 핵무기 획득에 대해 두려워 하는 아랍국가들을 활용해 이란에 대항하는 전선을 구축하려는 미국-이스라엘의 구상에 이번 회의에 참가한 아랍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그리고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의 협조를 얻기 위해 어느 정도 양보를 할 것인지, 특히 시리아를 이란과 떼어놓기 위해 이스라엘이 획기적인 양보를 할 수 있을지 주목하라는 것이다.

아프라시아비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시리아가 이번 회의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을 이란에 대한 작은 승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거꾸로 이란에게 작은 승리를 안겨주게 될 가능성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담이 아무런 가시적 성과도 없이 끝나게 되면, 이 회담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점을 누누히 강조한 이란의 입지만 강화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회의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아프라시아비는 주요 당사국 지도자들의 권력 기반이 가장 약한 상태에서 추진된 점을 꼽았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레임덕 신세이고,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자국의 정치권으로부터 무능력하다는 평가에 시달리며 퇴진 압박을 받는 형편이다. 또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대표성 자체에 논란을 빚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1월 총선에 의해 합법적으로 집권한 무장정파 하마스가 서방국가들의 탄압에 맞서 지난 7월 가자지구를 무력으로 점령한 상태다.

아프라시아비는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중동평화를 위한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나오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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