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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테러, 부시에게 악몽의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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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테러, 부시에게 악몽의 시나리오"

[분석]NYT "美 대테러 정책 완전 실패 상징"

"부시 대통령의 남은 15개월 임기에 악몽의 시나리오가 터졌다"

지난 19일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최소 136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300여 명의 부상자가 나온 참극에 대해 백악관 관료가 한 발언이다.

21일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발언을 인용, 이번 사건이 알카에다, 탈레반, 핵무기 문제가 얽혀있는 파키스탄에서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우려가 현실화된 상징적 사건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원문보기).

이 신문에 따르면, 9.11 테러 사태 이후 거의 모든 주요 테러 사건은 파키스탄과 연관되어 있다. 이에 따라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이라크가 아니라 파키스탄이 대 테러리즘 전쟁의 '주전선'으로 취급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21세기 전후로 핵무기 기술이 확산되는 근원지로서도 파키스탄은 미국의 골치거리가 되어왔다.

"부시, 무샤라프에 과도하게 의존"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의지한 탓에 타협적인 거래를 많이 함으로써 미국의 장기전략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백악관의 일부 고위 관료들은 사석에서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는 최근 정보기관의 평가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

일부 관료들은 지난 1년여 동안 파키스탄에 불거진 정치적 불안으로 알카에다가 재건된 파키스탄 북부 산악지대에서 오사마 빈라덴을 제거할 마지막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파키스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반군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소탕작전에도 타격이 초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대선에서 압승을 했지만, 군인의 신분을 버리지 않고 대선에 다시 도전해 논란을 빚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파키스탄 군부에 중대한 분열이 초래되면, 파키스탄의 핵무기 보안에도 큰 위협이 된다. 그동안 무샤라프 정부는 부시 행정부에 밀사를 보내, 자신이 축출되거나 암살되는 경우가 발생해도 무기 통제체제는 건재할 것이라고 안심시켜 왔다.

무샤라프의 후계자로 파키스탄군 2인자인 참모차장으로 임명된 아슈파크 파르베즈 카야니는 친미온건파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부시 행정부를 떠난 고위 관료들은 파키스탄의 문제가 쉽사리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 파키스탄에 대한 통제력 약화"

부시 행정부 1기에서 국가안보회의 고위관료 출신으로 인도 대사를 지낸 로버트 블랙윌은 "미국은 파키스탄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태에 영향을 미칠 능력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은 통제불능한 상태로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 되고 있다"면서 "파키스탄 정치권은 분열돼 있고, 뿌리 깊이 불안정하며, 무샤라프는 더욱 취약해지고, 파키스탄 군부는 어느 방향으로 튈지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백악관은 무사랴프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상수단을 쓸 것을 우려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지난 8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하루에 두 차례나 무샤라프를 만나 계엄령을 선포하지 말 것을 설득했다.

또한 딕 체니 부통령과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까지 나서 무샤라프가 군통수권의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공약을 지킬 것을 설득한 끝에, 지난 10월 6일 대선에서 승리한 뒤에도 대선 출마 자격 논란을 빚은 무샤라프의 재선에 대해 파키스탄 대법원이 승인하는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무샤라프가 앞으로 좀 더 역량을 발휘할 여지가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전문가들은 무샤라프와 부시 행정부가 새로운 위협들에 반응하는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004년 알카에다와 탈레반이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국경에 분포한 부족 지배 지역에서 새로운 근거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수집되는 상황에서, 부시와 무샤라프가 알카에다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고, 탈레반은 사실상 궤멸되었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런 혼선이 빚어지는 배경에 대해 미국 외교협회의 고위급 연구원 마키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통합적인 정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파키스탄의 심각한 정치적 분열, 내전 위기까지 거론

게다가 이제 파키스탄은 부토 전 총리의 귀국에 맞춰 대규모 희생을 초래한 테러 사태를 계기로 정치적 분열이 심각해지면서 일긱에서는 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지난 17일 현직 군 참모총장인 무샤라프의 대선 후보 자격 여부에 대해 판결을 내리려 했으나 헌법소원을 낸 야권의 요구로 일단 다음주로 심의를 미뤄 놓은 상태다. 프랑스 <AFP> 통신은 무샤라프의 후보 자격을 합헌으로 판결할 경우 야권과 민주인사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불법이라고 판결할 경우 군부가 계엄령 등으로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파키스탄 정국은 민주화 문제로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 민주화지도자로 국민의 인기가 높은 부토 전 총리. 하지만 무샤라프 대통령과의 권력분점설로 정치적 타격을 받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두 차례 총리를 역임하고 세 번째 총리를 노리고 있는 부토의 앞길도 순탄하지 않다. 부패 혐의로 자진 망명길에 올랐다가 8년만에 귀국한 부토 전 총리는 무사랴프와 권력 분점에 합의하고 알카에다가 탈레반 등 테러단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 무장반군들로부터 미제국주의의 동조자로 비난받고 있다. 귀국하면 자살테러로 환영하겠다는 탈레반 사령관의 경고를 무릅쓰고 귀국을 강행한 부토 전 총리는 실제로 그녀를 겨냥한 자살폭탄테러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19일 한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해 "권력 분점 거래로 부토 전 총리의 지지율은 63%에서 21%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한때 버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과 비교될 정도로 민주지도자로 국민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부토 전 총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여론의 동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법원도 현재 그녀의 부패혐의에 대해 사면을 약속한 무샤라프 대통령의 사면령에 대해 위헌 여부를 심의 중이다. 내년 1월 초 총선에서 이겨도 총리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현행 헌법상 총리 3회 역임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토 전 총리는 무샤라프와의 권력분점 합의를 깨고 세력 규합에 나설 가능성이 나오고 있으며, 지난달 10일 귀국을 시도하다 사우디아라비아로 재추방된 뒤 다시 입국을 노리고 있는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도 내년 1월 총선 전에 귀국할 경우 파키스탄의 분열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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