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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국대사, 쌀 지원·열차 시험운행 '못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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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국대사, 쌀 지원·열차 시험운행 '못마땅'

"남북협력, 6자회담 진전과 맞물려 이뤄져야"

북핵 6자회담에서 나온 2.13합의의 이행이 지연됨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대북 쌀 지원과 열차 시험운행에 합의한 가운데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남북관계의 정상화에 제동을 걸고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버시바우 대사는 4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조찬포럼에서 "남북협력은 6자회담 합의사항이 진전되는 것과 맞물려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과 미국이 6자회담과 남북회담에서 북한에 똑같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발짝' 논란, 이번엔 미국이 촉발
  
  버시바우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남북관계는 북핵문제(2.13합의)보다 반 발짝 앞에서 가야 하나, 뒤 따라 가야 하나'하는 최근의 논란과 관련된 것으로 남북관계가 2.13합의 보다 먼저 진전되는 것에 대한 미국의 경계감을 드러낸 것이다.
  
  '반 발짝' 논란은 지난 3월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대북 쌀지원을 논의하는 회의인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를 6자회담 2.13합의의 초기조치 시한(4월 14일)의 나흘 뒤인 4월 18일에 개최하기로 합의하며 불거진 것이다.
  
  이같은 합의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정부가 북한의 2.13합의 이행 태도를 봐서 남북관계를 복원하겠다는 것으로, 남북관계를 북핵문제에 종속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자금 송금 문제가 지연되면서 2.13합의가 초기조치 시한을 넘길 수밖에 없었고, 경협위가 2.13합의에 따른 북한의 핵시설 폐쇄·봉인 조치보다 먼저 열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고심 끝에 지난달 18~22일 경협위에서 쌀 40만 톤 지원과 5월 17일 열차 시험운행에 북측과 합의하게 됐고 '남북관계가 반 발짝 뒤에서 가고 있다'는 비판을 면케 됐다. 한편 정부는 경협위에서 "2.13합의에 대한 성실 이행 여부에 따라 쌀 제공시기와 속도가 조정될 수 있다"는 '구두 조건'을 내걺으로써 '2.13합의 이행도 안 했는데 퍼준다'는 비판도 비켜가려 했다.
  
  그러나 버시바우 대사는 이 문제를 다시 끄집어냄으로써 쌀 지원과 열차 시험운행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 발언 두 차례나 소개하며 '단속'
  
  버시바우 대사는 강연에서 '2·13합의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한반도에서의 평화적인 미래는 없고 우리 국민도 대북 쌀 지원에 동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지난달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는 쌀지원을 비롯한 남북협력에서의 지속적인 진전은 2.13합의의 지속적인 진전을 필요로 한다는 이 장관의 발언에 고무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철도 선로에 비유하면 열차는 양쪽 선로로 달려야 한다, 철로의 한쪽은 비핵화의 진전, 다른 한쪽은 남북협력"이라며 "나는 5월 17일로 계획된 열차 시험운행도 이같은 토대 위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도 "남북관계의 진전은 2·13합의 및 9·19공동성명과 조율되어야 한다"며 "병행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속력과 페이스가 서로 조율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도 이와 관련된 원칙을 분명히 말했고 미국 정부도 (그 원칙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바 있다"며 "한국 정부는 미국에게 '남북 관계의 진전은 6자회담보다 항상 반 발짝 뒤처져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2.13합의와 한미관계의 긴밀한 협력을 추구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버시바우 대사가 이재정 장관의 발언을 소개하며 '미국에게' '분명히' 말한 것이라고 두 차례나 강조한 것은 '한국 정부 스스로가 약속한 것이니 지켜라'라는 간접적인 압력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도 변함없는 원칙은 남북대화의 틀은 6자회담의 틀과 병행추진하고 선순환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라며 "때로는 남북관계가 6자회담의 발전 동력이 될 수 있고, 때로는 6자회담이 남북관계 발전을 지원할 수도 있다"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지금까지 6자회담, 북미관계, 2.13합의 등 모든 (북핵 해결) 과정은 사실 그간 남북이 쌓아 온 깊고 든든한 관계에서 이뤄진 결과"라면서 "그래서 남북관계는 그 어느 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고, 그 기본 정신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해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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