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세이무어 허시는 익명을 요구한 전직 미 정보기관의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수 개월 전 미 합동참모본부 내에 이란에 대한 공습계획을 수립할 특수작전그룹이 설치됐다고 전했다.
또 미 공군의 한 자문역과 국방부의 한 고문에 따르면 이 특수작전그룹은 당초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하고 정권을 교체(regime change)하기 위한 작전에 집중했으나, 최근에는 이라크 저항세력에게 전쟁물자를 공급하는 일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이란 내의 목표물을 찾아내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이란 정부가이라크 내 반미무장세력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미 국방부의 고문과 정보기관의 전직 고위급 관리는 미군과 특수작전부대가 이란에 대한 첩보를 얻기 위해 이라크에서 이란 국경을 넘나들었다고도 말했다.
익명의 전·현직 고위 관리들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는 또 이란이 소규모 탄두를 유럽 대륙까지 운반할 수 있는 대륙간 미사일을 개발했다는 정보를 이스라엘을 통해 입수했다. 그러나 그같은 정보의 타당성에 대해 부시 행정부 내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뉴요커>는 전했다.
이에 앞서 영국 BBC 방송도 지난 20일 "미국은 공식적으론 이란을 공격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이란을 공습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수립했다"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설이 사실로 확인되거나, 이라크 주변에서의 미군에 대한 대규모 살상공격이 이란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 폭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유엔은 이란에 대해 지난 21일까지 우라늄농축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으나 이란이 불응하면서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비상계획은 늘 있다'…미 국방부는 부인
이같은 <뉴요커>의 보도에 대해 브라이언 위트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며 "그런 입장과 배치되는 모든 말들은 틀렸고,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며 해롭다"고 부인했다.
위트먼 대변인은 "미국은 이란 정부의 특정한 활동에 대해 명백한 우려를 표해오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은 그 지역에서의 우려사항들을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공동 노력할 것이란 말을 반복적으로 해 왔다"고 말했다 .
미 국방부의 관리들은 국방부가 세계 각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분쟁에 대한 비상계획을 갖고 있으며, 모든 계획은 정기적으로 재검토된다며 이란에 대한 비상계획은 특별한 게 아니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 미국 측과 이라크 영공 통과 논의
한편 영국의 일간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24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하기 위해 미국 측과 이라크 영공 통과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한 관리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란 핵시설 공격을 포함한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미국과) 논의를 진행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 폭격기가 이란을 공습하기 위해서는 이라크 영공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에프라임 스네 국방차관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이스라엘의 공습 등과 같은 근거없는 이야기로 이란에 임박한 경제 제재에 쏟아지는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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