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정상화 여부의 갈림길이었던 12일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는 사립학교 개정안과 로스쿨법안을 둘러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이견만 확인한 채 소득 없이 끝났다. 양당 원내대표는 12일 밤 회담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키로 해 회동 결과가 주목된다.
우리-한나라 지도부는 '빅딜' 접근
한나라당은이 원내대표 회담의 결과를 보고 차후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공보부대표는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 쪽에서 한나라당이 로스쿨 법안을 통과시켜주면 사학법 문제를 받아주는 것으로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나라당 지도부 생각도 비슷한 것 같다"고 '빅딜'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당 원내대표가 빅딜에 합의한다면 오는 13일부터 임시국회는 일단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학법 개정안과 로스쿨법안에 대한 양당간 입장차이가 워낙 크고 개별 의원들의 반발도 무시 못 할 변수여서 결과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게다가 13일 증액심사→14일 예결위 전체회의→15일 본회의 처리로 일정을 잡았던 새해 예산안 심사가 여야간 줄다리기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늦춰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임시국회 일정도 내주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임시국회 일정이 변경되면 사학법-로스쿨법 신경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안 처리와 교육위 현안이 뒤엉켜 연말 대치 정국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야, '사학법 재개정' 동상이몽
이날 교육위 전체회의 분위기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에 대해 공식적으로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개방형 이사제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내용"이라고 반박하는 등 갑론을박을 반복했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한나라당의 기본적인 원칙은 개방형 이사제는 도입하되 최대한 사학의 자율성 존중 원칙에서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개방형 이사제 추천기구 확대 △법원에 의한 임시이사 파견 △대학평의원회의 자문기구화 △학교장 과잉규제 철폐 △감사 자격 강화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유기홍 열린우리당 의원은 개방형 이사제와 관련해 "종단이나 학부모회, 동창회 등은 법적기구가 아니라는 문제가 있고 또 각 단체에서 개방형 이사를 추천하게 되면 사학재단에서 소위 '코드에 맞는 인사'만 골라 선임하게 될 것"이라며 "개방형 이사의 근본 취지와 정면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소속 김교흥 의원도 "사실상 학교운영위원회에 종단이나 학부모회, 총동문회가 다 들어가 있다"며 "학운위는 법적 구속력 있는 기구를 만들기 위한 제도일 뿐 사학의 문제를 들춰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각각 당내 파열음…연내 처리 물 건너 갈 수도
이에 따라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사학법 재개정안과 로스쿨 법안이 해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우리당 내에서도 이은영 의원의 사학법 재개정안에 대한 반발 기류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김영춘 의원은 "이은영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이 당론으로 확정된 안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다"며 "교육위원 사이에서도 이론이 많고, 넓게는 당 내에서 반발이 많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경숙 의원도 "이은영 의원이 제출한 안에서 이사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교육부 승인이 있으면 친인척도 학교장를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결국 학교장도 재단이 마음대로 뽑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셈"이라며 "개방형 이사제의 정신이 사라진다"고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로스쿨 법안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내의 반발이 거세다.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은 "당내에 로스쿨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다"며 "연내에 한나라당의 로스쿨 법안을 만들어서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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