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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대북 긍정 메시지 보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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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대북 긍정 메시지 보내겠지만…

알맹이 없는 '공동노력'이 뭘 가져올까

14일 회담 예정인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핵 6자회담의 재개에 관해 '협상의 시간과 기회를 더 주자'는 선에서 합의를 볼 것으로 보인다. 제재나 압박 대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노력을 한다는 데에 무게를 둔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제재를 풀지 않고는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다는 북한과, 금융제재와 6자회담은 별개라는 미국의 입장이 좁혀질 여지가 사실상 전무해 '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노력'은 알맹이 없는 선언적인 의미를 띨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제재 일변도의 대북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함으로써 표면적으로라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미 고위 당국자 '포지티브 메시지 낼 것'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은 13일(현지시간) "양 정상이 논의할 것은 유엔 결의안에 따른 제재 문제가 아니고, 6자회담을 재개하고 9.19공동성명을 어떻게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이행시켜 나갈지에 대해 앞으로 양국이 공동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들에 대해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실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접견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양쪽이 그동안 해 온 작업을 평가하고 공동으로 노력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실장의 이같은 설명은 "두 정상이 (유엔 결의안에 따른) 대북 제재 방안을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전날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이번 정상회담이 북한에 대한 '네거티브'한 조치보다는 '포지티브'한 메시지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힌다.
  
  노 대통령을 수행중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6자회담 복귀 방안을 "심층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교착상태에 빠진 회담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공통의 '보다 포괄적인' 접근책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 역시 "정상회담은 앞으로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뾰족수 없는 '공동노력'
  
  그러나 송 실장은 '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노력'의 내용에 대해서는 "양국이 공동으로 취할 수 있는 여러가지 요인들을 조합해서 해법을 찾아내는 그런 노력이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진행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이어 "정상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한 가지 한 가지씩 얘기하지는 않고, 알단 보고가 되고 그에 대한 정상 차원의 판단과 앞으로 취할 방향에 대한 의견 교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두리뭉술한 송 실장의 말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관해 한미 정상이 협력할 실질적인 내용이 뾰족하지 않다는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미국은 유엔 안전이장보사회의 대북 결의안을 근거로 대북 제재에 곧 착수할 계획이고, 이에 대해 한국은 자제를 요청할 의지나 명분이 딱히 없는 상황에서 '공동노력'이란 말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정상은 포괄적인 선에서 '평화·외교적 해결'이라는 원칙을 천명하고, 구체적 해법은 추후 외교 실무자급의 논의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제재에 상응하는 외교적 노력'에 관한 질문에 "그런 문제는 정상간엔 얘기하지 않고, 두 나라 장관들이 6자회담 속개 방안을 논의해 나가면서 협의할 것"이라는 반 장관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일각에서는 비록 양국 정상의 '공동노력'에 알맹이가 없더라도,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강경 일변도의 발언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최소한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대북 안전보장을 문서로 약속할 수 있다'고 말하거나, '미스터 김정일'이라고 말하는 등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진전을 촉진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이번 정상회담에 임하는 노 대통령의 태도가 너무 소극적이지 않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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