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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람들이 겪는 인간적 고통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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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북한사람들이 겪는 인간적 고통에 주목해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8/02] '북한 수해 돕기' 법륜 스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난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해, 국내에도 많은 피해가 있었습니다만, 북한의 피해는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피해규모를 밝히고 있진 않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수백mm의 큰 비가 내리면서 사망과 실종자만 3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폭우로 인해, 8.15 통일 대축전과 아리랑 축제가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그 어떤 국제구호기구에도 지원요청을 하지 않았고,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우리정부의 식량과 비료지원이 보류된 데다 미국과 일본의 원조도 끊긴 상황에서 큰 위기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북지원 민간단체로는 처음으로 한국 JTS가 내일 아침 인천항을 통해 긴급구호물품을 북한에 전달하기로 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한국 JTS 이사장인 법륜스님을 초대했습니다. (앞서 오늘 프로그램 예고에서는 경기 영어마을 파주캠프 제프리 존스 원장과의 대담을 방송해 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최초의 대북구호물품을 실은 배가 내일 오전 인천항을 출발한다는 점에서 긴급히 편성을 바꿔 오늘은 한국 JTS 이사장 법륜스님과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프리 존스 원장과의 대담은 내일 이 시간에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JTS 이사장인 법륜스님입니다.

법륜스님은 고등핚 1학년때 1969년 경주 분황사에서 도문스님께 입문하면서 승려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20대에는 민주화 운동에 열정을 쏟았고 아름다운 환경, 평화로운 사회, 행복한 인생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1988년 정토회를 설립했습니다. 94년에는 기아와 질병, 문맹퇴치기구인 사단법인 JTS를 창립해 북한과 제3세계 빈민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국제평화와 인권단체인 좋으벗들을 통해서 탈북자 지원을 비롯해 북한 인권과 식량 난민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같은 공로로 지난 2002년에는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현재 평화재단과 한국JTS, 좋은벗들의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내일 아침에 대북구호물품을 실은 배가 떠나니까 굉장히 바쁘시겠습니다. 지난주인가 좋은벗들을 통해서 북한의 홍수피해 사망, 실종자만 3000명이라고 보도됐는데, 실제로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입니까?

법륜스님 : 지난주까지 받은 정보로는 사망, 실종자가 3천여 명이 된다고 했는데, 어제 저녁까지 일주일간 다시 확인한 바로는, 신고된 실종자가 4천여 명. 사망자까지 합해서 지금 일만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구요. 수재민이라고 하죠, 이재민은 130만에서 150만 정도로 추산되면서 95년도보다 인명피해는 더 많은 걸로, 큰 피해가 난 걸로 생각됩니다. 강수량의 절대치는 그때보다 적은데 이번에 우리 강원도에서 난 것처럼 이틀 사이에 집중적으로 쏟아져서, 특히 상류지역 산간지방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거든요. 대동강 상류지역인 양덕, 신양, 성천, 맹산, 요덕지역이 크게 피해를 입었구요. 또 우리 인제와 평창의 북쪽인 금강산, 금하지역이 집중적인 피해를 입었구요. 어쨌든 평안남도, 황해남북도, 강원도, 함경남도의 함흥이남, 장마가 휴전선 가까이 걸쳐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남쪽은 충청도까지, 북쪽은 평안남도까지 집중적으로 쏟아졌는데, 강우량은 우리와 비슷한데 여기는 민둥산에다가 하천도 댐도 제대로 안 돼있다 보니 피해가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크게 났습니다.

박인규 : 북한정부가 백년만의 큰 홍수라는 방송은 했지만 공식 피해규모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게 좋은벗들이라고 법륜스님이 계시는 단체에서 집계한 자료인데, 신빙성이 있을까 의심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법륜스님 :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현재 준전시상태구요, 북한 안에서도 이런 정보를 유통을 안시키고 있거든요. 민심의 불안을 가져오니까. 그래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사회에서도 북한에 얼마나 큰 일이 벌어졌는지 실감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정보원을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저희들이 이제까지 해온 활동이나 승려로서의 양심이나 이런 데서 비교적 확인된 정확한 정보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북한이 준전시상태로 하셨는데, 그건 미사일 발사 때문에 그런 겁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법륜스님 : 북한에서는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주민들에게 일체 안 알렸구요. 그런데 UN안보리에서 제재 결의안이 나자 이튿날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에게 알렸습니다. 그래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제 알고 있는 상탭니다.

박인규 : 언론보도를 보니까 남측 적십자사에서 북측 적십자사에 우리가 좀 도와줄까 하고 의사를 타진했더니 필요없다고 했다는데, 만 명이 사망, 실종됐고 이재민이 150만 정도면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것 같은데 북한은 왜 그걸 거절했을까요?

법륜스님 : 대한적십자사가 공식적으로 타진한 건 아니고 국제적십자사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타진한 결과구요. 또 저희들이 생각할 때 남북적십자회담.. 이산가족문제를 중단시킨 그런 상태에서 얘기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을 것 같고, 현재는 외부에 일체 요청을 안하고, 그 핵심은 준전시상태 때문에 그렇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북한이 95년도에 엄청난 물난리를 겪었지만 이번 홍수피해로도 상당히 고통이 심할 것 같습니다 특히 식량난이 심할 것 같은데 대충 식량난이 어떻게 될 거라든지 추산이 나옵니까?

법륜스님 : 작년에 북한이 평년보다는 10% 정도 증산이 됐었거든요. 그러나 식량의 절대량은 부족하구요. 그런데 한구에서 50만 톤을 주고 겨우 부족분을 메꿔 갔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5월에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아닌 부양가족에 대해서는 평양시민들에게도 5월에 배급중단이 됐거든요. 현재 북한 전체는 한 45%는 이미 식량이 떨어진 상태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이번에 홍수 피해까지 있고 한국에서 식량이 들어가지 않고, 국제기구에서도 들어가지 않고. 또 교통이 다 두절돼서 지금 물자이동이 안 된 상태라서 홍수 다음의 후폭풍.. 극심한 식량난과 고통이 따르지 않겠나. 전염병과 겹쳐서. 그래서 인도적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긴급하게 필요한 때고, 만약에 남북 간에 정치적인 다른 이유로 인도적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95년도에 북한 주민이 겪었던, 수백만이 굶어죽는 경험을 또다시 할 위험이 있다. 그때는 몰랐다고 해도 이제는 비공식적이지만 정보도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으니까 긴급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한 말씀 더 드린다면 쓰나미가 났을 때 제가 인도대사관에 긴급지원금을 가져갔거든요. 인도대사관에서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우리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정부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타밀라드에 있는 주민들은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저희들은 정부가 거절함에도 불구하고 민간차원에서 접근해서 보름간 가서 지원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라서가 아니고 저 정도의 큰 피해가 났고 정부는 정부대로 안보문제 때문에 거절하더라도 우리는 민중을 생각하고 지원해야 된다. 받겠냐고 하지 말고 더 주겠다. 어디로 보내면 되냐, 더 필요한 게 뭐 있냐.. 이렇게 얘기하면 받아들인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내일 아침에 인천항에서 구호물품을 실은 배가 떠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충 어느 정도의 물품이 들어가 있습니까?

법륜스님 : 밀가루 5천 포대인 100톤, 라면 750박스, 옷 만 천점, 신발.. 슬리퍼 이천 몇개, 양초 이천 몇개, 양말. 이렇게 해서 우선 여덟 컨테이너가 들어가구요. 그다음에 의약품과 생필품이 긴급히 필요한 건 중국 단동에서 구해서 내일 모레 넣으려고 하구요. 이것은 제일 피해가 큰 양덕에 지원하기로 약속이 됐습니다. 그리고 배가 일주일에 한 번씩 가니까 그 다음주에 2차로 다시 지원할 생각이고, 2차지원은 피해가 큰 신양과 성천에 지원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박인규 : 양덕에 지원한다.. 이런 건 북한당국에서 약속을 다 한 겁니까?

법륜스님 :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신 물품 수량이 많다면 많지만 이재민 규모를 보면 굉장히 작다는 느낌도 들구요

법륜스님 : 그건 주는 둥 마는 둥 하는 수준인데, 우선 민간단체가 처음 보내서 물꼬를 트고, 이걸 계기로 해서. 사실 이 문제를 풀려면 정부 차원의 대량지원만이 해결할 수 있지, 우리도 수재가 났을 때 우리가 모금하는 건 성의 아닙니까. 고통에 동참한다는 정성이고 문제해결은 정부가 하는 것처럼 이 문제도 정부차원의 지원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JTS에서 북한의 수재피해를 돕자고 모금운동을 하신 지가 얼마나 되셨고 그동안의 금실적은 어느 정도 됩니까?

법륜스님 : 지난 수용일, 26일에 시작했구요. 저희들은 국제사회에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때 지원할 예산이 있습니다. 한 10만 불 정도 책정돼 있거든요. 지난번 인도네시아 사태 때 긴급지원을 한 2만 불 했었거든요. 그래서 8만 불의 예산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 모금과 관계없이 이번에 지원하게 됐구요, 이미 물자가 창고에 일부 비축돼 있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지원을 하게 됐고, 그 다음 모금 되는 대로 계속 지원할 생각입니다.

박인규 : JTS가 앞장서고 다른 대북관련 민간단체에서도 상당히 호응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습니까?

법륜스님 : 우리민족서로돕기에서도 지원을 결정해서 이미 모금을 시작했구요. 오늘 아침에 민족화해위원회 의장단 회의에서도 지원을 해야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점점 더 정치와 관계없이 순수한 인도적 차원에서, 또 수재에 대한 긴급구호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진행해야 된다. 그런 데서 동조가 점점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의 일반 시민들이 참 안됐지만 북한정부가 하는 걸 봐서는 구호물품이 과연 제대로 갈 지 모르겠다. 흔히, 군용으로 쓰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분도 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걸 확신할 수 있을까요?

법륜스님 : 북한정부가 수재민들에 대해서 어떤 방식이든 도와야 되지 않습니까? 백만 명 이상을 팽개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북한 자체에서 노력해서 도와야 되는데 외부에서 들어온다면 저는 당연히 갈거다. 다만 이런 예상은 할 수 있겠죠. 그 중 아주 일부가 밖으로 나가고 물품이 수재민에게 갈 수는 있겠지만. 저는 수재민에게 보내는 건 대다수 수재민에게 가지 않겠나. 그러나 언제든지 어느 나라든지 저희들이 긴급구호를 가서 해보면, 늘 지원한 게 이튿날 장마당에 나오거든요. 빠져나가는 것도 있고 받은 사람이 더 급한 걸로 바꾸는 것도 있고. 특히 옷 같은 경우는 주면 거의 자기들이 더 급한 걸 필요로 해서 장마당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박인규 : 또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해서 괜히 우리도 위협하고, 남한에도 수재민이 많은데 북한까지 도와줄 여유가 있느냐.. 약간 북한에 비판적이신 분들은 그런 생각도 하시는 것 같아요.

법륜스님 :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감정을 갖고 있고 자기에게 욕을 하거나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는 걸 보고 좋아할 사람은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사람이 죽어가는 특별한 상황에서는 감정보다 현실을 중요시하자. 인도주의라는 건 전쟁중에도 적군이라도 상처를 입으면 치료하고, 전쟁중에도 상대편의 노약자나 어린아이 같은 경우는 공격을 안 하고 보호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남북한은 지금 전쟁상태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군인도 아니고 대부분 민간인이고, 또 극심한 피해상태에 있기 때문에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저희들 양심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지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번 수재와 관련한 대북 민간지원과 관련해서 단체들이 참여한다고 말씀하셨지만, 개인 차원으로 참여하시는 분들은 많은가요?

법륜스님 : 이제 시작했으니까요... 저희들 산하 회원들은 다 개인적으로 참여합니다만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건 아직 안 알려졌거든요. 오늘 처음으로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인규 : 대북관련 단체와 관련이 없는 일반시민이긴 하지만 차제에 좀 북한에 있는 어려운 분들을 돕고 싶다는 분들은 어떤 통로를 찾아야 됩니까?

법륜스님 : 그런 분들은, 혹시 교회에 다니신다면 교단마다 다 대북지원 전문 창구가 있거든요. 기독교인 같으면 이웃사랑회라든지 한민족복지재단이나 월드비전 같은 게 있고. 불교같은 경우 저희 JTS도 있고. 또 종교가 아닌 쪽은 우리민족서로돕기 같은 곳도 있으니까. 대북지원단체가 한 50여개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지원할 수 있는 곳은 많다. 그리고 꼭 현금이 아니어도 필요한 물자를 모금해도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반시민들이 대북지원물품을 보낼 수 있는 단일화된 창구같은 걸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법륜스님 : 지금 대북지원 단체 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중입니다.

박인규 : 홍수는 하루 이틀 왔지만 결과는 몇 달 몇 년 갈 것 같아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법륜스님 : 그렇습니다. 우선 이런 긴급지원은 식량, 의약품, 생필품, 옷, 이불 등이 필요하구요. 그 다음 수해 복구가 문제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모래를 집어넣을 비닐자루부터 연장이라든지. 특히 정부차원에서 지원한다면 중장비 같은 게 가서 해야 되는데, 우리는 중장비가 있어도 지금 강원도에서 해결하기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저도 그저께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에 가서 둑방을 쌓았거든요. 그렇게 하면서 제가 생각한 게, 이런 포대가 북한에 있으면 얼마나 둑을 쌓기 좋겠느냐. 그런 면에서 중장비 이런 것들도.. 추진 못한다면 몇 개월 빌려라도 주는 교류가 있으면..... 그 엄청난 산사태 같은 걸 사람의 힘으로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죠.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북한 수재민돕기에 나선 한국JTS 이사장 법륜스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까 말씀 중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려면 정부가 나서야 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 미사일발사사태도 있고 남북대화도 끊기고 여러 가지로 좀 어려워졌거든요. 지금 정부의 태도랄까.. 어떻게 보십니까?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보십니까?

법륜스님 : 정부의 입장도 참 어렵죠. 우리가 그렇게 도와줬는데 대화도 잘 안되고. 그러나 정치와 인도적 지원은 좀 구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 남북관계가 전쟁까지 치른 오랜 적대관계기 때문에 아무리 서로 화해하자고 해도 늘 감정이 남아있고 불신하기 때문에, 늘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갈거다. 그럼 이 문제를 풀려면 비정치적인 분야, 인도적인 분야의 교류를 계속 넓혀야 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인도적인 지원의 중단은 조금 성급하지 않았느냐. 국민여론을 받아들이는 건 좋은데, 그건 감정이지 않습니까? 감정이 좀 누그러지도록 좀 기다렸으면 좋지 않았나 생각하구요. 그렇다고 갑자기 나서서 돕겠다고 하는 것도 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죽는 사람을 놔두고 자꾸 체면을 따질 때는 아니다. 사실 북한쪽도 피해상황을 공개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게 바른 태도고. 남한에서도 도움을 요청할 때를 기다리지 말고 고통받는 주민을 생각해서 기꺼이 지원하는 게 좋은데. 국민 여러분이 정말 아픈 주민들을 생각해서 인도적 지원만큼은 정부가 해도 된다는 여론을, 좀 감정을 누그러뜨려 주셔야 정부도 그런 정책변화가 쉽지 않을까. 그런 데서 국민들이 좀 더 마음을 풀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법륜스님께서는 평화재단이나 좋은벗들, JTS 등을 통해서 10년째 북한을 돕고 계시긴 하지만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가차없이 비판하셔서 북한에서 별로 안 좋아한다는 말도 있던데 어떻습니까?

법륜스님 : 북한이 저를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오라 그러든 말라 그러든.. 그런 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구요, 다만 저희들 양심으로 행동하자. 그래서 미국과 북한 관계에 있어서 갈등과 안보문제 이런 것은 제가 볼 때는 미국이 좀 과하지 않느냐. 북한의 입장을 좀 고려했으면 좋겠다. 이런 측면에서 저희들이 평화문제를 바라보고 있구요. 그러나 북한의 지도부. 권력과 북한 민중과의 관계에서는 북한 지도부가 민중에 대해서 좀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민중들의 고통, 생존권 문제에서는 조건 없이 지원하고. 그 다음 사람이 먹는 것만 갖고는 살 수 없지 않습니까? 기본적인 인권보장이 제대로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에 두 눈 부릅뜨고 비판을 하고. 인도적 지원은 눈 감고 지원하고. 이런 태도에요. 쉽게 얘기하면 북한에 대한 어떤 적대의식도 없는 따뜻한 마음이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정보에 근거해서 보편적인 관점에서 비판할 건 비판해야 된다. 그래야 우리가 통일을 지향해 나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런데 우리 국민들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보면 애증이 교차한다고 할까요? 두려움도 있고 일종의 연민도 있고. 어제 제가 미국인 한반도 전문가를 만났는데 그 분 말씀이, 미사일 발사했다고 쌀과 비료지원을 중단한 건 실수 같다. 인도적 지원인데.. 많은 분들이 이번 수해를 계기로 냉랭해진 남북관계를 예전 수준으로 복원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많이 얘기하고 있는데, 차제에 정부에 대해서 이렇게 해주십시오라고.. 오랫동안 북한문제를 다뤄오셨으니까. 방법이 있을까요?

법륜스님 : 민중들의 고통을 생각하고 그 고통을 어떻게 덜까 하는 관점에서 조건없는 지원을 해야지, 지원하면 남북관계가 좋아지겠다는 정치적인 의도를 안 가졌으면 좋겠다. 기대도 갖지 말고. 그래서 크게 볼 때는 인도적 지원이라는 건 비정치적 분야니까 미사일을 쏘든 어떻게 하든 그건 그거대로 따지고. 그러나 인도적 지원은 계속 하고. 또 반대로 북한도 50년 넘게 겪어온 이산가족 문제를 중단시키는 것도 비인도적 처사다. 그러니까 남한에서 인도적 지원의 중단도 잘못됐고, 북한에서 만남을 중단시키는 것도 잘못됐다. 오히려 이걸 계기로 해서 인도적 지원도 확대하고 이산가족의 만남도 확대하는 전향적인 태도를 갖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정치적 군사적인 진전을 가져올 거라는 식으로 자꾸 따지지 말고. 정치적인 대결이 있으면 대결하고 군사적인 문제가 있으면 그냥 다투고. 그것과 이것은 완전히 분리해 줘야 문제를 풀기 쉽지 않겠느냐

박인규 : 앞으로 법륜스님이 하실 일이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북한의 홍수피해와 관련해서 남한에 계신 동포들에게 당부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법륜스님 : 우리도 홍수피해 때문에 많은 분들이 가슴아프시고 많은 국민들이 강원도 충청도로 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건 너무나 잘 한 일이고. 저고 가서 해봤지만 참 힘든 일이에요. 그럴 때마다 저는 북한을 생각합니다. 이렇게 나무가 잘 돼있고 둑방과 댐이 잘 돼있는데도 이런 피해가 왔는데, 나무도 없는 상태에서 그곳은 얼마나 피해가 크겠냐. 그리고 중장비도 없으니까 얼마나 일하기 힘들겠나. 식량도 부족하고. 그러니까 딴거 보지 마시고 주민들의 아픔을 생각하셔서... 저는 피해주민이라 하더라도 받은 것 중 일부는 조금이라도 나눠주는 마음을 내주셔서 함께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다른 건 다 놔두고 북한 시민들이 겪는 인간적인 고통을 보자.

법륜스님 : 오직 그것만 보자.

박인규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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