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한국 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세계 한민족 과학기술자대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세계 한민족 과학기술자 대회는 1974년 처음 열리기 시작해서, 지난 32년간 전 세계에 퍼져있는 한민족 과학기술인 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한국의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등 국내 과학기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올해는 국내외 과학기술자 천여 명이 모여서 그동안 한국과학자들이 세계를 무대로 쌓았던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통해,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방향을 모색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재미 한인 과학기술자협회 강성권 회장을 초대합니다.
해외에서 평가하는 한국 과학기술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의 과학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하고 보완해야하는가?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오늘은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강성권 회장입니다
강성권 회장은 1969년 서울대 공과대학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후, 유학길에 올라 73년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74년부터 76년까지 카네기 멜론대학에서 포스닥으로 연구활동을 했고, 77년부터 80년까지 스티븐스 공과대학에서 재료공학과 교수를 지냈습니다. 이후, 재료공학분야의 유명 연구소인 인코 리서치 센터에서 수석연구원을 거쳐 84년부터 현재까지 IBM 중앙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자 재료분야에서 미국 내 최고의 엔지니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올 7월1일부터 35대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지난주에 '세계 한민족 과학기술자 대회'가 끝났습니다. 어떤 대회인지 간단하게 설명을 좀 해주시죠.
강성권 : 매년 과학기술총연합회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동포 한인과학자들을 한국에 초정해서 학술대회도 하고 여러 가지 워크샵도 하고 산업시찰도 하고 발전된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종합적인 행사입니다.
박인규 : 전 세계의 과학기술두뇌들이 한 자리에서 정보를 교환하는.. 올해는 다른 해와 다른 뭔가가 있었다면서요?
강성권 : 올해가 특별한 핸데요, 과학기술총연합회의 창립 40주년입니다. 과총은 과학기술 하는 사람들한테 참 잘 알려진 단체지만, 한국과학기술의 발전을 견인차처럼 뒤에서 밀어주고 이끌어온 단체입니다. 400개의 온갖 과학기술단체가 다 속해있는 총연합회입니다. 그래서 40주년이라는 건, 그동안 한국이 경제적으로 많이 발달했는데 그걸 뒤에서 다 서포트한 단체거든요. 그래서 얼마나 큰 업적을 이뤘는지도 재고해 보고 앞으로 어떻게 한국을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그런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대회가 됐죠.
박인규 : 40주년인 만큼 이번 세계 한민족 과학기술자대회도 특별한 테마나 주제가 있었겠네요.
강성권 : 제가 와서 안 건데요, 특별한 테마는 '세계로 미래로' 이런 테마로. 결국은 글로벌리제이션이 돼야 되는 거죠. 과학기술도 그렇고 모든 것이. 참가하신 분도 많고, 과학기술자들도 많은 곳에서 오셨고. 아주 훌륭한 행사였습니다.
박인규 : 이 대회가 시작된 건 74년인데, 올해가 16회인 걸 보니까 매년 하지는 않나보죠?
강성권 : 매년 하지는 않고, 어떤 때는 3년, 어떤 때는 4년에 한 번씩 하죠.
박인규 : 어쨌거나 거의 30여 년 동안 이런 모임을 해왔다는 건 나름대로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에 상당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강성권 : 그렇죠. 학술대회는 나타나는 하나의 행사고. 전문분야별로 워크샵이 일 년에 몇 번씩 있습니다. 그것도 과총이 다 주도했죠. 그리고 또 중요한 활동은 저희같이 미국이나 다른 곳에 사는 과학자들은 과총이 재외 과협활동을 지원합니다. 재외라는 건 캐나라, 일본, 구라파, 러시아 등.. 이번에도 행사에 한 11개국에서 왔거든요. 그런 재외 과협의 연계. 또는 네트워킹 같은 걸 재정적으로도 지원하고 프로젝트 같은 것도 지원하고.
박인규 : 새로운 제안을 받아서 그걸 연구하게 만든다거나..
강성권 : 연구과제도 있고 리서치 동향 같은 것도 보고받구요.
박인규 : 지금은 우리도 경제대국이지만, 사실 74년만 해도 선진국, 외국에 계신 과학자 분들의 역할이 컸을 것 같은데요, 그 중에서도 아무래도 미국이 제일..
강성권 : 한인과학기술자들의 숫자가 미국에 제일 많습니다.
박인규 : 지금 재미 한인과학기술자 협회에 몇 분이나 계신가요? 소개를 좀 해주시죠.
강성권 : 저희 재미 한인과학기술자협회는 영어 약자로 KSEA라고 하는데, 제가 7월 1일부터 35대 회장직을 맡았으니까 한 35년쯤 된 단쳅니다. 과총이 40주년이니까 거의 비슷한 나이입니다. 그래서 재미 한인과학기술자 협회의 역할도 굉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 생길 때부터 한국 정부나 산업계에서 그런 필요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미국에 있는 과학기술자들을 연계해서 도움을 받느냐. 그래서 초창기에는 굉장히 많은 서포트를 받고. 그리고 사실 재미 한인과학기술자협회 회원들이 직접 한국에 많이 나오셨습니다. 그 예로 포항공과대학 같은 데는 거의 재미 한인과학기술자협회 회원들이 교수도 하시고, 초대 총장 김호길 박사... 그렇게 직접적으로 참가도 하셨지만 이런 학회나 학술대회를 통해서 고국에 와서 연구결과도 토론하고 보고하고. 그걸 계기로 공동연구도 개발됐구요.
박인규 : 지금 재미 한인과학기술자협회의 회원은 몇 분이나 됩니까?
강성권 : 대략 3500명 정도 되는데, 한 10년 15년 전에는 훨씬 많았습니다. 7000명 8000명 된 적도 있었는데 IMF 등을 거치면서 최근에 줄어든 추셉니다.
박인규 : 그 말씀은 재미 한국인 과학자들이 전부 다 가입돼 있지는 않다는 거군요?
강성권 : 맞습니다. 확실한 숫자는 모르지만 미국에 있는 과학기술자는 몇 만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미국에 있는 교포가 한 200만으로 추산하거든요. 그 중에 적어도 어림잡아 4,5만은 한인 과학기술자... 정확한 넘버는 없습니다. 한 번 저희 멤버가 됐던 분들이 몇 만이 되니까..
박인규 : 에전에 비하면 해오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의 역량을 연계시키는 게 약간 부진해진 거네요?
강성권 :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고. 그 이유는 초창기에는 연계를 주로 재미 한인과학기술자협회를 통해서 했는데 이제 한국 인더스트리가 많이 성장을 해서 직접적으로 컨택을 합니다. 큰 회사들은.. 그런 것 때문에 회원수도 많이 줄었는데, 최근 3,4년간 다시 지금 증가하는 추셉니다. 그래서 액티브한 회원들이 한 3500명이고, 앞으로 협회차원에서도 회원을 늘리려는 계획이 많이 있고. 제가 한 2,3년 동안 한국이나 미국에서 방문하신 분들, 정부계통이나 기업에 있는 분들과 컨택을 해보면 다시 재미 한인과학기술자협회의 중요성을 느끼기 시작해서, 서로 다시 공조하자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박인규 : 약간 개인적인 질문이 될 수도 있겠는데, 강성권 회장께서는 금속과를 나오셨고 재료공학을 전공하셨어요. 지금 IBM중앙연구소에 20년 이상 계시거든요. 보통 IBM이라고 하면 컴퓨터 만드는 데라고 생각하는데, 재료공학 하시는 분이 거기 왜 게실까 이런 생각도 할 것 같아요.
강성권 : 좋은 질문입니다. IBM은 십몇 년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 만드는 게 주종이었는데, 지금은 비즈니스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오히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쪽 비즈니스 보다는 IT컨설팅 쪽으로 더 커졌습니다.
박인규 : 직접 기업활동을 하기 보다는 조언해주고 이런 쪽으로 하는 겁니까?
강성권 : 그러니까, 컴퓨터 프로세스를 써서 비즈니스 프로세스까지 컨설팅 해주는 거죠. 그런 쪽으로 큰 회사들이 많은데, 그런 쪽까지 비즈니스를 늘렸습니다. 그런데, 재료공학 하는 사람이 거기서 뭐하느냐.... 컴퓨터를 만들려면 하드웨어가 있는데 그 속에 여러 전자재료들이 많이 쓰입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일은 컴퓨터에 들어가는 새로운 전자재료의 개발. 그 재료들을 컴퓨터에서 쓸 때의 신뢰성, 내구성을 어떻게 증가시키느냐 하는 일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구요. 또 하나는, 지난 7,8년 동안에 컴퓨터 쪽도 친환경적인 재료를 써야 됩니다. 일례로, 전자제품에 전기적인 연결을 해주는 게 거의 납땜인데 그 납이 인체에 해롭거든요. 그래서 몇 년 전에 유럽공동체에서는 전자재료 부품 속에 납이 들어가지 못한다는 법을 통과시켜서 금년 7월 1일부로 그게 발효합니다. 저는 그런 우연납. 납이 없는 전자재료를 개발하는 걸 7,8년 동안 했습니다. 그런 쪽으로 연구도 많이 하고 특허도 갖고 있고.
박인규 : 그렇다면 지금 한국에서 유럽으로 전자제품을 팔려면 납이 들어가 있으면 수출이 안 되는 거네요?
강성권 : 그렇죠. 그게 다 적용이 돼서 벌써 한국산업계도 거기 따라 지난 몇 년 동안 열심히 개발했고, 거기 다 맞춰서 지금 하고 있습니다. 물론 예외가 있습니다. 통신계통이나 아주 고급 컴퓨터 같은 경우는 7월 1일부터가 아니라 면제가 돼서, 유예기간이 있어서 2010년부터입니다.
박인규 : 강성권 회장께서는 미국에 유학기신지도 37년이 됐고, 그동안 한국에도 왔다갔다 하셨죠?
강성권 : 여러 가지 가족방문이나 학회활동 때문에 왔습니다.
박인규 : 한 37년이 지나셨는데, 한국의 과학기술이 어느 정도 발전했는지, 또 미국같은 데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강성권 : 제가 느끼는 건데, 참 계속 장족의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회 일로 주로 오기 때문에 학회에서 보면 매년 피부로 느낄 정도로 학회에 발표되는 논문의 수준이나 운영이 국제수준으로 계속 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그래서 신문의 통계 같은 데에 경제대국, 기술강국이라고 표현하는 데에 걸맞게 모든 면에서 발달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낍니다.
박인규 : 과학기술의 수준을 선진국과 감히 비교해 보자면 어깨를 겨눌 만큼 되는지.. 아직 나아가야 될 필요가 있는 건지..
강성권 : 잘 아시겠지만 분야별로는 한국기술이 세계적인 분야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전자쪽, 반도체, 선박, 요새 미국에 수출도 하고 현지공장도 하는 자동차공업, IT강국이라고 부르는 한국이니까 통신계통. 그런 분야는 거의 세계적인 수준에 왔습니다. 전체적으로 인포스트럭쳐는 선진국에 못 미치지만 그런 분야별로는 세게 수준에 왔다고 봅니다.
박인규 : 저도 사실 80년대 전반에 과학부 기자를 했는데.... 그때부터 우리가 노벨상 같은 걸 받으려면 기초과학이 필요한데, 공학쪽은 모르지만 기초과학이 너무 약하다는 말이 20년 전부터 많이 나왔습니다. 지금 기초과학의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강성권 : 제가 미국에서 한국의 여러 가지 뉴스를 통해서, 토픽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요, 너무 노벨상에 한국 전체 국민들이 집착하는 것 같아요. 사실 노벨상은 기초.. 물리, 과학 등의 기초학문에 공헌한 사람한테 주는 거거든요. 공학자한테는 노벨상이 없습니다. 만약 공학자가 기초 어떤 분야를 연구해서 공헌을 했으면 물론 노벨물리화학상을 받을 수 있죠. 물론 노벨상을 받는 게 그 나라의 과학이나 기술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도 있지만 그것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노벨상 받는 데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말씀하신, 기술은 발달했는데 기초는 어떤가. 지금 한국기술은 제가 보면 어떤 분야는 세계 수준이지만 지금부터가 힘듭니다. 지금까지는 기술과 특허를 사오고 로열티를 내고 수출해서 국민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한국이 벌써 세계수준에 와있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앞으로 기술을 잘 안 팝니다. 특허도 하지 않고 테크놀로지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한국이 자체 내에서 새 기술을 개발해야 되고, 특허를 출원해야 되고. 그렇게 하려면 기초과학의 연구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지금은 그런 시점에 왔다고 봅니다. 기초분야에 투자를 많이 해서 결국 기술수준을 올리고, 그 부산물로 노벨상 같은 것도 받고 그래야 되는데 거꾸로 우린 노벨상 먼저 받고 뭘 하겠다고 하는 건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박인규 : 한국사람들이 성격이 좀 급하죠. (웃음)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강성권 회장과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의 수준에 관해 말씀을 나눠봤는데 황우석 박사 말씀을 좀 여쭤보겠습니다. 사실 황우석 박사의 연구가 전부 진실되고 제대로였다면 세계의 생명공학기술의 새로운 길을 여는, 신기원이 되는 것이었고, 그래서 한국 국민들이 대단히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상당부분 거짓이고 조작이었다고 밝혀져서 실망하신 분들이 많구요.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성권 : 생명과학쪽 기술자, 과학자가 아니라 자세한 건 모르지만, 교포의 한사람으로서 황우석 교수의 뉴스가 몇 년 동안 날 때 자부심도 컸고, 기대가 컸습니다. 그리고 사실 재미 과학기술자협회에서 일 년에 한 번씩 하는 큰 한미과학기술학회가 있는데, 작년 8월 LA근처에서 600명이 모여서 학술대회를 하고 그 중에서 한 300 명은 한국에서 오신 과학기술자 분들이에요. 거기에 황우석 교수를 특별연사로 초대해서 아주 성황리에 강연을 했습니다. 그곳 대학의 총장도 생물학과 교수 30명을 대동하고 앞자리에서 강연을 들을 정도로... 사실 그때와 똑같은 행사를 한 3주 있으면 합니다. 작년보다 더 큰 규모로. 작년에, 올해도 와주십사 하고 미리 초청을 했어요. 그 자리에서.. 그걸 황우석 교수가 수락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올해 행사에도 모실 뻔했는데 그런 불행한 사건이 작년 12월쯤에 터지면서 저도 많이 실망했고, 국가적으로 보면 참 슬픈 일인데.. 그걸 보면서 저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그것도 결국은 조금 전에 말씀드린 노벨상을 빨리 타야겠다.. 그런 거랑 같은 맥락에서 일어난 일이 아닐까. 예를 들어서, 너무 결과를 빠른 시일 내에 내야 된다든지 하는 것. 또 근본적으로는 제가 미국에서 오래 살다 보니까 미국에서의 기본적인 사람들의 생각은.. 미국에서 제일 중요한 게 정직입니다. 미국사회는 거의 정직하지 않으면 모든 면에서 매장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제일 심한 욕이 너 거짓말쟁이다. 라이어다.. 이러면 그 사람과의 인간관계는 끝납니다. 그 말이 제일 모욕적인 말입니다. 한국은 제가 볼 때 조금 반대인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빚어낸 산물이 아닌가... 물론 황우석 교수 자체 또는 그 밑에 연구원들의 직접적인 잘못도 있지만 우리 사회가 그걸 허용하게끔 한 소산이 아닌가.. 그런 생각까지 해봤습니다.
박인규 : 기술수준 자체문제도 있지만, 조급증.. 이른바 결과지상주의. 이런 게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건 사실 황우석 박사 개인의 비극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손실이기도 한데, 최근에 이공계로 대학을 잘 안 가는데, 황우석 박사가 사실 이공계의 우상이었거든요. 제 친구 아들은 중학생인데 황우석 박사 기사를 다 스크랩하고 나는 생명공학 할거야.. 이러다가 이 일이 터지고 나니까 완전히 공황상태에 빠졌어요. 이공계의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게기였는데 안타까운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똑똑하다는 친구들은 경영대학원, 의사, 법대에 가고 이공계 안 가려고 하거든요. 미국도 마찬가집니까?
강성권 : 저희가 대학에 갈 때쯤에는 한국에서 공대가 굉장히 인기 있었는데 지금은 안 그런 것 같아요. 본인으로선 많이 섭섭한데, 미국은 그런 현상이 옛날부터 있습니다. 딸이 둘 다 대학을 졸업했는데, 우리 두 딸들이 학교를 쭉 가면서 보면, 미국은 이공계 지원생이 고등학교 졸업자의 한 10%도 안됩니다. 나머지는 다 상대, 의대. 법대, 문과로 가지. 그런 식으로 벌써부터 이공계 기피현상이 아주 심각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미국같이 큰 기술강국이 이공계통의 인력을 충당하는가 하면, 저 같은 이국인 이공계 학생들로 채우기 때문에. 결국 미국은 이민으로 성공한 나랍니다. 이민정책을 잘 써서 여기 와서 사는 브레인들을 자기네 산업에 이바지하게 하는 정책이었죠.
박인규 : 미국에 가려고 하는 우수한 사람은 많지만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하니까.. 우리나라는 우리 인력으로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되는데, 그런 걸 할 수 있는 방안 같은 게 있을까요?
강성권 : 제가 이번에 학술대회도 오고 그 전에도 늘 듣는 이야기는,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 나라지만 똑똑한 인적자원이 많지 않습니까. 교육수준이 아주 높고. 그러니까 결국 지적인 자원이나 그런 것으로 경제발전에 공헌해야 되는데, 거기에 기본이 디는 기술이 과학기술입니다. 지금 현재까지 수출이나 눈부신 경제발전을 하게 된 것도 과학기술이 기반이거든요. 반도체나 조선, 자동차 등등.. 앞으로는 그게 더 심각해질 겁니다. 중국같은 거대 노동시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쪽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아주 크리티컬한 경쟁이 되죠. 그래서 정부부처에서도 벌써부터 그걸 감지하고 정책이나 모든 면에서 해외에 있는 과학자들과 더 연계를 강화하고 더 공동프로그램을 많이 하시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8월에 미국에서 여는 한미 과학기술자대회도 과학기술부 부총리님을 위시해서 중요한 인사들이 많이 오십니다. 와서 축사도 하고 가시는데, 결국 이공계 기피현상을 어떻게 한국에서 해결하느냐 하는 건 국가적인 과젭니다. 교육도 문제고 사회적인 처우. 엔지니어가 여기서 직업을 가지면 그게 평생직업이 안 되고 한 40대쯤에 전직해야 된다든지 하는 사태가 생기면.. 그런데 미국같은 선진국에서는 자기가 엔지니어링이나 사이언스를 평생 할 수 있는 제도가 돼있습니다. 그래서 직업의 보장이 돼있죠.
박인규 : 어쨌든 이공계를 함으로써 일생을 책임질 수 있는 체제나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말씀 나누다 보니 벌써 시간이 다 됐네요. 세계 어느 나라에 있더라도 한민족은 한국을 생각하는 마음이 많이 있고.. 앞으로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하시면서 한국의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성권 :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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