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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베를린선언과 유사…北과 사전교감 없어 실현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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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베를린선언과 유사…北과 사전교감 없어 실현 미지수"

'울란바토르 발언'을 보는 전문가들의 시선

북한에 대한 '조건없는 지원'과 '원칙있는 양보'를 천명한 노무현 대통령의 울란바토르 발언에 대해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6월에 있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에 따른 대북 메시지라는 점에 주목하며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겨냥한 '노 대통령식 베를린선언'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베를린선언은 김 전 대통령이 2000년 3월 9일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행한 연설로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 남북 당국간 대화, 특사교환 등을 제시해 그해 6월 있었던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DJ, 편한 마음으로 북과 얘기할 수 있을 것"
  
  통일연구원의 전현준 박사(북한연구학회장)는 "DJ식으로 북에 뭔가를 제공하고 정상회담을 하지는 않겠다는 게 노 대통령의 일관된 입장이었는데 어느 정도 바뀐 것 같다"며 "그렇게 남북이 서로 버텨 왔는데 6자회담이 답보상태 빠진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서 역할을 좀 해달라는 주문"이라고 분석했다.
  
  전 박사는 "정상회담의 조건일 수 있는 대북 지원에도 용의가 있고, (북한이) DJ를 통해 긍정적인 답변을 달라는 신호"라며 "DJ 입장에서도 김정일 위원장과 얘기하기에 편한 입장이 된 것 같고 결국 공은 북한으로 넘어간 셈이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에 대해 전 박사는 "최근 노 대통령의 민주평통 자문위원회 연설을 봐도 한미동맹은 유지하되 마냥 미국의 입장만 따라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인 것 같다"며 "개성공단 같이 남북이 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대로 특수성을 살려 풀어나가겠다는 신호라고 본다"고 말했다.
  
  '구두선에 불과할 뿐이라는 얘기도 있다'는 지적에 전 박사는 "미국과 남한 내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안 될 수도 있지만 실천이 되느냐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결국 제2의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단절 선언'으로 보는 것은 과도"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따져보면 결국 남북정상회담과 남북한 신뢰에 기초한 대북 설득인데 최근 노 대통령이 그걸 긍정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한 듯 하다"며 '사실상의 정상회담 제안'이라고 규정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전면적인 대북 압박으로 가고, 북한은 버티기로 가는 상황에서 우리도 핵문제와 상관없이 개성공단, 철도·도로 등으로 남북관계를 밀고 간다는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며 "정상회담을 하면 핵 문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굳이 핵문제의 해결을 조건을 걸지 않아도 풀리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DJ식으로 북한에 뭔가를 주려고 하는 것이라서 베를린선언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걸 공개적으로 하겠다는 점에서 베를린선언과 차이가 있어서 북의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 전향적인 발언이 나오면 북한과 미국도 그 방향으로 고정화된 상태에서 움직인다"며 '핵이 자위수단이라는 북한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는 노 대통령의 2004년 'LA발언'을 예로 들어 "발언 직후 칠레에서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비교적 유화적인 말을 할 수 있었던 것도 LA발언에 영향받은 바 컸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과 관계없이 남북관계를 끌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했다. 한 전문가는 "DJ에게 힘을 실어 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맞지만 미국과 별개로 가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DJ는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스타일이라서 북한과의 사전 교감 속에서 베를린선언을 했다"며 "그러나 노 대통령은 물밑 협상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여서 북이 과연 어떤 반응을 할지 위태위태한 면이 있다"고 베를린선언과의 차이점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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