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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 눈에 비친 故 문선명 총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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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 눈에 비친 故 문선명 총재는…

"문선명, 합동결혼식과 기업왕국 건설로 유명"

3일 새벽 별세한 문선명 통일교 총재는 20세기 한국에서 태동해 국제적으로 교세를 넓힌 대표적인 신흥종교의 창시자로 꼽힌다. 지난 1991년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20세기를 만든 1000명의 인물'로 한국인으로 이승만, 김일성과 함께 문선명 총재를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미국과 영국의 외신들은 문선명 총재의 별세 소식을 관심 있게 전하면서도, 통일교와 문 총재의 행적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탐탁지 않은 시각을 보였다.

우선 국내 언론보다 앞서 가장 먼저 문 총재의 별세 소식을 전한 미국의 <AP> 통신은 "통일교를 창시하고 통일교를 기업왕국으로 건설한 문선명 총재가 92세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 지난 1982년 10월 14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6000여 쌍의 합동결혼식을 주관하던 문선명 총재 부부. ⓒAP=연합

"70, 80년대 논란이 많은 종교 창시한 자칭 메시아"

또한 통신은 "통일교는 논란이 많은 종교로 1970년대와 80년대 신자들의 대규모 합동결혼식을 주선하고 거행한 것으로 유명해졌다"면서 "일각에서는 이 종교가 신자들에게 광신적인 헌신을 요구한다고 비판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또한 통신은 "통일교는 신문과 학교, 스키리조트 등 여러 나라에 10여 개의 사업체를 거느린 기업왕국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가디언>은 아예 "자칭 메시아로 대규모 합동결혼식을 주관하고 통일교를 창시한 문선명 총재가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문선명 총재는 합동결혼식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혼인시켰고, 통일교가 운영하는 사업으로 막대한 돈을 벌었으며, 신도들을 세뇌하고 가정을 해체시켰다는 비난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통일교는 1970년대와 80년대 이단적 종교로 여겨졌으며, 새로운 신도를 충원하기 위해 유혹한 뒤 강제로 억류하고, 가정을 파괴하고, 전 재산을 바치도록 강요했다는 비난을 지속적으로 받았었다"면서 "통일교 측은 이런 비난은 초기 단계에 있는 신흥종교들이 많이 받는 공격이라고 반박했으며, 1980년대에도 흔했던 세뇌 혐의는 이후에는 드물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통성 확보 위한 각종 단체 운영"

<뉴욕타임스>는 문선명의 별세를 대비해 사전에 상당히 준비한 듯 장문의 기사로 통일교의 교리와 문선명 총재의 개인사까지 자세하게 파헤쳤다. 우선 신문은 "문선명 목사는 한국이 낳은 복음전도사, 기업인, 자칭 메시아"라면서 "세계적인 지도자들과 교류하고, 신문들을 소유하고, 수많은 조직들을 만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문은 "이런 활동은 비판자들에 의해 통일교의 활동에 정통성을 부여하려는 데 주목적이 있으며, 이런 방법들은 때때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문은 "문선명 총재는 한국과 일본에 기업왕국을 구축해 여기서 생긴 수익으로 비영리단체들을 지원했으며, 이런 조직들은 교단의 핵심 인사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선명은 예수가 실패한 임무 완수자, 결혼은 핵심사업"

신문은 문선명 총재와 미국이 애증이 얽힌 관계라는 점도 조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90년대 이전만 해도 문선명 총재는 미국을 세계의 구원자로 보았다.

하지만 90년대 말 미국에서 투자손실, 신도 이탈, 통일교의 교세 확장 둔화 등 어려움을 겪자 문 총재는 미국에 대해 비판적으로 변했다. 문 총재는 미국을 '부도덕의 도가니', '악마의 산물'로 낙인찍고 자신의 종교적 운동의 노선을 도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성전으로 재정립했다.

신문은 통일교의 핵심 교리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통일교의 핵심 교리는 유교와 성경, 그가 직접 받았다는 신의 계시가 혼합된 것이다. 통일교 측에서는 예수는 인류의 죄를 없애는 임무에 실패했다. 결혼하고 자식을 가질 수 있게 되기 전에 십자가에 못박혀 처형당했기 때문이다.

문선명 총재는 스스로를 예수가 못 이룬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존재로 여겼다. 그 임무라는 것은 원죄가 없는 자녀들을 낳고, 이들을 낳는 부모를 축복함으로써 인류를 완전한 상태로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결혼은 인류 구원에 이르는 핵심 수단이며, 결혼 당사자뿐 아니라 교회에 대한 헌신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문선명 총재는 한국의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1970년대 말 미 의회는 문 총재가 미국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당시 박정희 정권의 중앙정보국과 연계돼있다는 혐의로 조사를 하기도 했다.

이후 통일교의 교세와 사업이 확대된 후에는 탈세 혐의 등으로 문 총재는 징역형을 받기도 했다.

옛 며느리 폭로 "문씨 가문은 음모와 위선 가득 찬 집안"

신문은 문 총재의 개인 가족사도 상세히 들추었다. 1984년 아들 문흥진 씨는 교통사고로 17세의 나이로 사망했으며, 또 다른 아들 문영진 씨는 21세였던 1999년에 네바다 주의 리노의 하라 호텔 발코니에서 투신자살했다.

1995년 문 총재의 장남 문효진과 결혼했던 홍난숙 씨는 1995년 "남편은 임신 7개월째였던 나를 구타하고, 포르노 영화를 즐겨보는 마약중독자"라는 등 폭로하는 책을 쓰기도 했다. 홍 씨는 이 책에서 "문씨 가문 전체는 음모와 위선으로 망쳐지고 분열된 집안"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문 총재는 신도들부터 메시아라고 추앙받아오다가 1992년에 스스로 자신을 메시아로 부르기 시작했다. 또한 그와 두 번째 부인 한학자 여사를 '모든 인류의 참부모'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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