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왜 자원봉사라며 엄마들 불러 일 시키는 거 당연하게 생각하죠? 가사노동하든 직장나가든 다 일이 있는 사람들인데...불만이 있어도 아이들 불이익 걱정돼 쉬쉬하지만,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엄마와 학교 사이에 또 엄마들끼리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졌어요."
***"학교급식 운영 부담, 국가가 책임져라"**
'학교 급식 부담을 어머니에게 전가하지 말고 국가가 예산을 들여 책임지라'는 목소리가 불거져나왔다.
어머니 급식당번제 폐지를 위한 모임(cafe.daum.net/momcry) 회원들은 6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초등학교 저학년 어머니들을 배식 도우미로 강제동원하는 '학부모 급식 당번제'를 폐지하고 교육당국이 '배식종사자 인건비 지원'등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학부모 급식당번제는 지난 10년간 '모든 가정에는 비장애인이고 집에는 노는 존재로 언제든지 동원가능한 어머니가 있다'는 전제하에 실시돼왔다"며 "이로 인해 장애인, 한부모, 조손(祖孫) 가족의 아이들이 상처받는 것은 물론 직장모-전업주부모간의 갈등까지 부추기고 있다"고 '폐지'를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 일선학교에 예산지원없는 지침만 내려"**
임나혜숙 공동대표는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학부모 당번제를 강제하지 말라'는 예산지원 없는 말뿐인 지침을 내렸다"며 "그로 인해 일선 초등학교에서는 여전히 급식당번제를 종용하거나 유급 인력의 인건비 부담을 학부모에게 전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업주부인 박은미씨는 "전업주부도 가사 노동자인데, 직장가진 여성만 배식당번이 부담스러운 것처럼 비춰지는게 불쾌하다"며 "학교는 엄마들을 학교로 불러낼 때마다 한번의 사전동의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간호사인 정예수씨는 "직장에서는 '학교로 출근하지 그러냐'는 핀잔을 듣고, 학교에서는 '자식일이 궁금치 않냐'는 핀잔을 듣는다"고 울먹였고, 신체적 장애로 배식 당번을 할 수 없었던 이호선씨는 "할머니와 이모가 제 대신 학교가 갈 때마다 아이가 소외감에 서럽게 울어 신체적 장애가 죄책감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교육당국이 학교급식 운영비용을 단위학교에 떠넘기고,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떠넘기는 악순환속에서 학부모들만 신음하고 있다"며 4월 임시국회에 논의될 학교급식법에 학교급식 운영비 지원조항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의 청소나 밥 푸는 일은 국가의 의무'라는 이들의 주장에 교육당국이 구체적 행동으로 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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