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독도 대응이 진보정당답지 않다는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진보정당의 '독도 개발과 군 주둔' 주장**
민노당은 지난 16일 ▲독도 개발 ▲군대 주둔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고, 18일에는 ▲주한 일본대사 추방 ▲한일어업협정 즉각파기를 골자로 하는 '일본국의 독도영유권 주장 규탄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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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주둔과 개발이 포함된 성명에 상당수 당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박용진 전 대변인은 당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영토 분쟁은 자국의 민중을 선동하고 정치적 성장을 도모하는 우익들의 좋은 소재로, 좌파 정당은 신중한 '분노 방식'이 필요한데, 매운맛을 보여주겠다는 고춧가루 퍼포먼스 기획은 기대 이하의 발상으로 안타깝기까지 하다"며 "지도부는 독도 방문보다 일본내 양심세력을 방문해 힘을 실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승하 대변인은 이에 대해 "당원들의 문제의식은 고춧가루 퍼포먼스 취소와 독도 방문시 낭독한 성명에서 '동북아 평화'에 무게를 담는 것으로 반영했다"고 해명하며 "그러나 이번 논란은 우리 내부의 취약한 시스템을 다시 한번 비추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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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의견수렴 부족했다"**
문제의 16일 성명은 당 자주평화통일위에서 작성됐고, 이 성명이 대변인실과 최고위에서 검토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될만한 부분'들이 전혀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발표됐다는 것이다.
천영세 의원단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에서 스스로 대표 발의한 '독도 규탄 결의안'에 대해 "일본대사 추방은 단교의 전단계로 '해임/교체'가 적절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결의안 또한 현재 당 지도부와 정치적 경향을 같이하는 이영순 의원실에서 작성해 대다수 의원들의 회람도 거치지 않고 천영세 의원의 이름으로 국회에 제출됐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당시 결의안에도 성명에서 문제가 됐던 군 주둔과 개발이 포함돼 실무 차원에서 뺀 바 있다"며 "아마 의원들이 결의안을 제출 전에 봤다고 해도 당의 강경한 입장으로 이에 반대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 냉정한 대응 필요"**
민주노동당은 틈만 나면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을 자랑하지만, 정작 중요사안에 대한 정치적 입장 결정시에는 당원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수렴은 커녕, 의원단과 당 지도부 사이의 의견교환조차 없이 대응한 셈이다.
한 당원은 당 홈페이지에서 "모든 이들이 독도에 대한 신앙고백을 요구받고, 무인도에 대한 인간들의 탐욕을 애국으로 치장하는 광란의 행열에 자칭 좌파정당이 극우집단이나 가능한 퍼포먼스를 하며 일본 극우세력들의 기획에 답하고 있다"며 "진보정당이 해야할 일은 독도의 분쟁지역화가 아닌, 한일 양국의 평화를 위한 터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현재 국회 차원의 합류 외에 일부 당원들이 요구하는 일본의 시민사회단체등 양심세력 방문과 이들과의 공동행동은 현재 추진하고 있지 않다"며 "그러나 향후 후소샤 교과서 법원 판결등도 있고 오래 지속될 논란이니 당에서 냉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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