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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법안, '2월처리' 사실상 물 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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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법안, '2월처리' 사실상 물 건너가

한나라 "2월처리 반대", 우리 "될 수도, 안될 수도"

노정간 최대쟁점인 비정규직 관련법안이 2월 임시국회의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갔다. 정부여당이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노동계가 총파업 등 강력한 투쟁을 예고한 상황에서 민주노동당뿐 아니라 그간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못해왔던 한나라당이 18일 '2월처리 반대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열린우리당도 2월 강행처리엔 상당한 부담을 느끼며 처리 유보를 시사한 상태다.

***한나라 "무리하게 처리하면 경제에 악영향"**

한나라당 이주호 제5정책조정위원장은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입법안은 근로자나 사용자 모두에게 불안감을 주고 노동시장의 혼란을 일으킬 수 있으며 건전한 노사관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나라당은 2월 국회에서 성급하게 처리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비정규직 보호와 함께 노동시장의 틀 안에서 심도있게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정부안은 비정규직의 불합리한 차별 해소를 위한 시정절차를 마련했으나 '차별'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해 새로운 갈등이 야기될 소지가 크고, 구제신청에 대한 행정적 준비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법이 시행될 경우 근로자는 자신의 신분과 지위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되고 중소기업은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노사 양측에 미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시기적으로도 노사관계 안정이 중요한 때에 이로 인한 사회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사실상 노사관계의 경직성에서 비롯된 것임을 고려하면 2월 처리는 노사관계 측면에서 무리한 면이 있다"고 강행처리시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주장하며 2월처리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당으로서는 노동시장 양극화, 원ㆍ하청 문제 등을 포함해 노동시장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각 당과 노사 대표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우리, "2월처리 될 수도 있고, 힘들 수도 있다"**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2월처리' 유보를 시사했던 열린우리당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18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손관수입니다>에 "경우에 따라선 2월처리가 힘들 수도 있고 될 수도 있다"고 애매한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러나 "그간 노동계나 경영계 의견을 수도 없이 들었다. 오랜 세월동안 토론한 것"이라며 "노동관계 법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만들거나 고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노동계와 경영계와 합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하지만 "이제는 적절하게 정치적 결론을 내야하는 상황에 왔다"고 주장하면서도 "물론 국회 차원에서 노사의 의견을 더 수렴하고, 22일로 예정돼 있는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를 지켜보겠다"고 밝혀, 유보 가능성을 시사했다.

처리 유보와 강행처리 사이에서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부측도 마찬가지다. 이해찬 총리는 지난 4일 민노당 지도부와의 만찬자리에선 "꼭 2월에 처리하려는 것은 아니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처리 유보를 시사했지만, 16일 대정부질문 답변에선 "시간끌기에 한계가 왔다"고 강행처리를 촉구했다.

정부여당은 일단 22일로 예정된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 등 노동계의 움직임을 지켜본 뒤, 확실한 입장을 정할 전망이다.

***민노 "우리-한나라 처리유보 입장, 환영"**

한나라당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열린우리당에서도 처리 유보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자 민주노동당은 환영의 의사를 밝히며 정당간의 논의 틀 구성을 제안했다.

단병호 의원은 18일 "비정규직 보호법안 처리를 유보한 두 당의 입장표명을 환영한다"면서 "한나라당이 제시한 노동문제 전반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제안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단 의원은 한나라당의 정당과 노사대표간의 논의틀 구성 제안에 대해선 "과거에 시도된 논의틀 구성 논의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사례에 주목한다"면서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한 노동현안은 이제 단순한 노동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 한복판의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하고, 단기주의적 성과주의에 집착한 논의 틀 구성을 벗어나 백년대계를 세우는 시각에서 접근하는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 의원은 또, "노동문제의 근본적 원인 규명과 대안마련을 위해 노동시장 실태조사, 노사문제 원인 및 현황분석 등을 통한 경제사회 개혁 프로그램의 마련을 목표로한 논의가 돼야 한다"며 "우선 정치권 차원에서 각 당이 논의 틀 구성을 위한 사전 토론 및 논의 테이블 구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양당의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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