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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성교단, 기자들에게 '촌지' 무더기 살포"

<뉴스앤조이> 폭로, "30여개 교계언론사 모두 받아"

여의도순복음교회(당회장 조용기)가 속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총회장 정원희 목사)가 <시사저널>의 여의도순복음교회 고발 기사와 관련해 반박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참석한 기자들 30여명에게 20만원의 현금이 들어 있는 돈 봉투를 돌렸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뉴스앤조이>, 촌지 들어 있는 봉투 등 공개**

기독교 개혁성향의 언론매체인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기하성측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기하성 총회회관에서 <시사저널> 보도를 반박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연 뒤 참석한 기자들에게 교통비 명목으로 20만원이 들어있는 현금봉투를 건넸다.

이승규 <뉴스앤조이> 기자는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 기하성 박모 총무가 기자들을 향해 '토요일 오전에 와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돈봉투를 줬다"며 "대부분의 기자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이를 받아갔고, 일부 기자들은 본인에게 다가와 '오늘 봉투 받은 것 쓰지 마라' '같은 기자들끼리 비판하면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 기사는 자신의 기사 증거로 자신이 받았던 돈 봉투와 현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교계언론은 <크리스챤신문> <기독교신문> <기독평론신문> <기독공보> <기독교타임즈> <성결신문> <교회와신앙> <크리스찬투데이> <CBS> <기독교TV> <기독신문> <한국교회신보> <교회연합신문> <크리스챤연합신문> <목회자신문> 등 기독교계 언론 30여개사였다고 이 기자는 전했다.

이승규 기자는 15일 '돈봉투에 대한 짧은 생각'이라는 취재후기를 통해서도 "이날 기자회견은 최모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한다는 선언과 함께 기하성 총회가 <시사저널>을 상대로 법적 절차에 들어간다는 것이었다"며 "누가 보더라도 대가성이 있는 돈 봉투였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이어 "기자에게 돈 주는 사람들이 기자를 좋아해서, 아니면 존경하는 마음으로 주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느냐"며 "일부 도매금으로 넘어간 선배들도 있겠지만 앞으로 그런 자리가 있으면 먼저 나서서 이를 거절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교계언론 선배들의 자정을 촉구했다.

***시사저널-국민일보, 조용기 목사 비판 두고 갈등**

한편 지난 8일 배포된 <시사저널>은 12월16일자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판하는 기사를 커버스토리로 다뤄 관련 교계, 국민일보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시사저널>은 "순복음교회 '헌금의 비밀'" "'큰 주먹'을 사랑하다" "가족과 사돈이 '교회 경영' 선봉" "세 아들은 신의 아드님인가" "소리 높여 '반공' 외치더니…" 등의 기사에서 △조용기 목사의 전횡과 불투명한 교회 경영 시스템 △조 목사의 세 아들인 희준 ·민제·승제 씨 문제 △조 목사와 조직폭력배 두목 김태촌·조양은 씨 사이의 친분 의혹 등을 제기했다. <시사저널>은 또 "성전인가, 복마전인가" 제하의 기사에서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불륜, 교회 돈 유용, 목사직 세습, 고소고발 등을 비판하기도 했다.

보도직후 순복음교회가 발행하는 국민일보는 지난 8일자 사설 '불순음모 좌시 않겠다'에서 "<시사저널> 보도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국민일보를 재정 지원한 사실 등과 관련해 마치 엄청난 비리나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왜곡 보도했는가 하면, 국민일보를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인 조용기 목사 일가가 교회 헌금을 빼돌리기 위한 기구로 이용이나 하고 있는 듯이 주장했다"며 "어떤 정치적 또는 개인적 목적을 가지고 우리를 부당하게 억누르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아니 그 이상의 값을 반드시 치르게 하고야 말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일보측은 조만간 <시사저널>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여의도순복음교회 남선교회 소속 교인 1백여명은 지난 13일 <시사저널>이 소속된 (주)서울문화사의 용산 사옥 앞에서 이 회사 회장인 심상기씨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다음은 이승규기자가 11일 첫보도한 '촌지' 관련기사 전문과, 15일 쓴 '돈봉투에 대한 짧은 생각'이라는 취재후기 전문이다.

***촌지 관련 기사(12월11일자)**

(전략)

이 날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 박성배 총무는 기자들을 향해 "토요일 오전에 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총회가 교통비를 마련했으니 받아가시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총회 관계자들은 나가는 기자들을 상대로 돈봉투를 줬다.

이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교계언론은 <크리스챤신문>, <기독교신문>, <기독평론신문>, <기독공보>, <기독교타임즈>, <성결신문>, <교회와신앙>, <크리스찬투데이>, CBS, <기독신문>, <한국교회신보>, 기독교TV, <교회연합신문>, <크리스챤연합신문>, <목회자신문> 등 30여 개에 달했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교통비(?)를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날 봉투를 나눠준 교단의 한 관계자는 "한 명도 빠짐 없이 봉투를 받아갔다"고 말했다. 봉투 안에는 2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약 600만원의 돈이 기자들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일부 기자들은 <뉴스앤조이> 기자에게 다가와 "오늘 봉투 받은 것 쓰지 마라"며 "같은 기자들끼리 비판하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단의 한 관계자는 "오늘은 정말 아무런 뜻 없이 친한 기자들에게 교통비를 준 것이다"며 "그래서 일부러 명함도 안 걷었다"며 봉투 준 것을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박 총무는 기자들에게 봉투를 나눠주던 중 봉투가 부족하자, 급하게 봉투를 다시 만들기도 했다.

***돈봉투에 대한 짧은 생각-후배기자가 선배기자에게 드리는 부탁(12월15일자)**

<뉴스앤조이>에서 기자를 시작한 지 이제 2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기사를 썼지만 이번처럼 많은 이야기와 전화를 받아본 것도 오래간만입니다. 저는 지난 토요일 기하성 총회가 <시사저널> 보도와 관련,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요지의 기사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 기사 끝에 기하성 총회가 기자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사실을 덧붙였습니다. '교통비'라는 명목의 봉투에는 20만 원이 들어있었습니다. 그 기사가 올라간 뒤 저는 기자들과 교단 관계자로부터 여러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또 <뉴스앤조이>의 선배를 통해서도 기사의 반향에 대해 들었습니다.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야 다 아는 선배들이니까 미안한 마음이 왜 없겠습니까. 어차피 내일 취재 가면 다시 볼 선배들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그날 기하성이 준 돈봉투는 받지 않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그날 기자회견의 내용을 한번 상기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최성규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출마한다는 선언이 있었고, 기하성 총회가 <시사저널>을 상대로 법적 절차에 들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대가성이 있는 돈봉투 아닙니까. 그것도 다른 때와 달리 20만 원이나 들어가 있었습니다.

정말 순수한 교통비라면 너무 많지 않습니까. 교통비야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면 천 원도 들지 않습니다. 식사비라고 하더라도 너무 많은 돈입니다. 저는 <뉴스앤조이>만 혼자 깨끗하자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신문사를 공격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제가 속한 교계언론 모두 사는 길이 바로 촌지를 근절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 글을 쓰는 것입니다.

물론 그 자리에 있던 선배들이 모두 돈만 쫓아다니는 기자들이 아님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일부 돈냄새를 잘 맡는 기자들과 도매금으로 넘어간 기자들도 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선배들에게 부탁 하나 하겠습니다. "우리 이제 돈 받지 맙시다." 어쩔 수 없다고, 안면이 있는 사람들끼리 어떻게 그러냐고 말하지 말고 한번 독한 마음 먹고 거절해보면 좋겠습니다.

기자에게 돈 주는 사람들이 기자를 좋아해서, 아니면 존경하는 마음으로 주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 돈을 주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차라리 선배가 속한 신문 한 부 봐 달라고 이야기합시다.

일부 도매금으로 넘어간 선배들에게도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그런 자리가 있으면 먼저 나서서 돈봉투를 거절하는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 그것만이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교계언론의 위상을 다시 살릴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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