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청와대 만찬 참석을 앞두고 9일 오전 민노당사를 방문한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민노당 의원들의 거듭된 유감 표명과 개혁촉구 쓴소리에 진땀을 흘렸다.
***심상정 "원구성 지연...국회가 국회법 어길 땐 어떻게 책임질 건가"**
우선 천대표를 맞은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여당이 3백만표를 받은 3당을 무시해 여러 가지로 섭섭하다. 시집살이 해본 며느리가 시집살이 시킨다고 우리당이 민노당을 며느리 대하듯 하는 것 아닌가"며 최근 원 구성 과정에 민주노동당을 배제한 우리당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심상정 의원도 "국회법 개정은 국회개혁특위를 통해서 하자는 데 동의하지만 관행은 의지의 문제 아닌가"라며 "상임위 문제만 해도 국회법상 어제까지 끝나야 했다. 입법기관에서 법을 안 지키면 그것은 어떻게 책임져야 하나"라며 불만을 표했다.
천정배 대표는 이에 대해 "개원협상 과정에서 바쁘기도 하고 관행도 있고 해서 비교섭단체 몫을 충분히 못 드려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교섭단체 문제도 국회의 각 정파가 합의해야 하는 문제로 다수결 처리가 힘든 측면이 있다. 며칠간의 국회운영에 대해 서운하셨겠지만 앞으로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천정배 "협상 난항은 개혁정책 터전 마련을 위한 진통"**
천영세 의원은 이에 "한 발자국도 안 나가네"라는 혼잣말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이에 천정배 대표는 "대표가 되나보니 영 신중해졌다. 속을 잘 읽어달라"며 "저희도 답답하다. 본회의에서 표결처리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다수파가 단독처리할 순 없지 않나. 민노당도 원내에 들어왔으니 단순히 양당을 동일하게 비판만 하지 말고 좀 살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천영세 의원은 "두 당의 차이가 하나도 없다"고 우리당과 한나라당을 싸잡이 비판했고, 이에 천정배 대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시면 앞으로 곤란하다"며 "협력은 요구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한나라당이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으니 성급해 하지 말고 앞으로 실질적인 협력에 노력하자"고 거듭 당부했다.
김창현 신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도 가세, "민생 개혁이 후퇴할 때나 야당과 부딪쳐야지 불필요한 이해관계에 고집부리는 다수당의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며 "여당으로서 양보할 수 있는 힘이 있지 않나"고 꼬집었다. 이에 천 대표는 "원구성은 단순한 자리다툼이 아니라 국회 전반기에 개혁 정책의 원활한 추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응수했다.
***김창현 "우리당 개혁의원 의지의 바로미터는 파병 철회"**
김영주 열린우리당 의원은 계속되는 민노당의 공격에 "1백8명의 초선의원이 민노당과 함께 할 수 있는 터전이 있다. 여당이라고만 보지 말고 여당내의 야당 역할을 기대해달라"고 부탁하자, 김창현 사무총장이 "민노당과 협력해서 진정한 개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이라크 파병 철회다"라고 즉답했다.
이에 천정배 대표는 "그런 주제는 적절치 않다. 상호간 합의가 잘되는 국가보안법 같은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을 돌렸고, 김혜경 대표는 "국보법 같은 경우 충분히 앞장서 폐지할 수 있지 않나. 노무현 대통령이 개원식 축사 때 지금은 경제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놀랐다"고 재공격에 나섰다.
이에 천 대표는 "대통령의 진의는 서민경제가 위기가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개혁을 거부하는 세력이 '빌미로서 거론하는 위기'를 지적한 것"이라 해명하며 "적어도 민노당이 그 진의를 이해못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천영세 의원단 대표가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아예 이자리에서 폐기 결정을 내리자"고 말하자 "방향에 대해서만 합의하자"고 한 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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