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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대표, MBC 생방토론 돌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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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최병렬 대표, MBC 생방토론 돌연 취소

"대표사퇴 시점 부적절", MBC "국민우롱" 반발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MBC측과 사전에 약속했던 생방송 토론 출연을 돌연 취소해 또다른 갈등을 낳고 있다.

최 대표는 17일 밤 11시부터 방영키로 한 생방송 특별토론 <탄핵 정국 긴급 토론-여야 대표에게 듣는다>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이날 오후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공문을 보내 "본인은 당대표 사퇴의사를 이미 밝힌 바 있어 이 프로그램 출연에 적절치 않다는 사실을 감안해달라"며 출연의사를 번복했다.

***최 대표 "당대표 사퇴로 출연 불가" 번복**

이에 앞서 MBC측은 지난 15일 최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출연을 요청했었다. 당시 MBC측은 최 대표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사이의 1대 1 토론을 제의했으나 최 대표의 거부로 당초 계획을 바꿔 최 대표와 패널 3명이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진행방식을 바꿨다.

최 대표는 섭외 당시 "전당대회 일정이 있으니 출연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제작진에게 요구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17일 최 대표의 출연 뒤 연이어 18일 같은 토론형식으로 정 의장을 초청해 토론을 가질 예정이었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는 애초부터 출연을 거부했다.

돌연한 출연 취소에 대해 최 대표측 한 관계자는 "출연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못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 고위관계자들 사이에서는 '18일 당 대표를 사퇴하기로 돼 있는 마당에 민감한 사안을 주제로 생방송 토론을 벌이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는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런 차원에서 (윗선에서) 차기 당 대표가 기회가 닿는 대로 TV토론에 출연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방송사측에 이를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 일부에서는 "조 대표도 출연하지 않는 상황에서 혼자 TV에 출연해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는 것은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며, 한편으로 먼저 출연했을 경우 방송기자 출신인 정 의장에게 여러 면에서 꼬투리를 잡힐 수도 있다는 계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MBC "시청자와 국민 우롱하는 처사" 반발**

이 소식이 알려지자 MBC는 17일 저녁 긴급 성명서를 내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최승호)는 성명에서 "김경재 민주당 의원이 MBC <생방송 이슈&이슈>에 출연하기로 했다가 방송 20분전에 돌연 돌아가더니 이번에는 당 대표마저 본인 사정을 들어 생방송 일정을 취소했다"며 "시청자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모습에서 우리는 국민들에게 외면 받는 정당의 실체를 목격했다"고 비판했다.

성명은 이어 "방송의 공신력에 잇달아 상처를 주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엄중 항의하라"고 촉구했다.

최승호 MBC본부 위원장은 "최대표의 돌연한 토론 거부는 한나라당이 그동안 요구해온 공정 방송의 실체가 탄핵 정국에 대해 침묵해달라는 얘기에 다름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서야 공당의 대표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상황을 우리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논평했다.

다음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의 17일 긴급 성명서 전문.

***<시청자를 무시하는 거대야당 규탄한다>
- "탄핵 정국 긴급 토론" 결방 사태에 즈음하여**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방송에 대한 횡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당초 오늘 밤 11시부터 방영 예정이었던 생방송 프로그램 "탄핵 정국 긴급 토론-여야 대표에게 듣는다"가 결방됐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오늘 오후 돌연 불참을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 시간에 예능국 파일럿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민주당 김경재 의원이 방송 20분전에 돌아가는 바람에 "이슈 앤 이슈"가 불방된 데 이어 두 번째 파행방송이다.
김경재 의원은 제작진이 민주당 당직자에게 분명히 상대방 패널이 누구인지 미리 얘기를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직접 전달받지 못했다는 핑계를 내세우며 불참을 통보했다.
시청자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모습에서 우리는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정당의 실체를 목격한다. 아울러 방송의 공신력에 잇달아 상처를 주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엄중한 항의를 촉구한다.

<100분 토론>팀은 이미 이틀전인 지난 15일 최병렬 대표에게 토론 참여를 제의했다. 최대표는 그 날 저녁 프로그램 출연 의사를 전해왔다. 그러나 열린 우리당 정동영 대표와의 1대1 토론은 곤란하다고 밝혀 제작진은 최대표와 세 명의 패널이 묻고 대답하는 형식의 토론을 준비했다. 아울러 최대표가 18일에는 한나라당 대표직을 사임하는 만큼 가능한 한 방송 날짜를 빨리 잡아달라고 해서 이 제안도 수용했다.
오늘 최대표를 시작으로 내일은 열린 우리당 정동영 대표와 똑같은 포맷의 토론을 준비해왔고 사전 예고까지 내보냈던 제작진은 참으로 난감한 지경에 처했다.

최대표의 돌연한 토론 거부는 한나라당이 그동안 요구해온 공정 방송이 그저 음흉한 속마음을 감추기 위한 허울좋은 포장이었을 뿐 실제로는 탄핵 정국에 대해 침묵해달라는 얘기에 다름아니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렇지 않고서야 공당의 대표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상황을 우리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불참을 통보하기 위해 제작진에게 보낸 다섯 줄 짜리 공문에서 최병렬 대표는 본인은 당대표 사퇴의사를 이미 밝힌 바 있어 이 프로그램 출연에 적절치 않다는 사실을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최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던 마당에 이같은 해명은 참으로 궁색하다. 최대표의 말대로라면 자신이 출연할 테니 방송 일정을 빨리 잡아달라고 했던 이틀 전의 결정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지 그저 의아할 뿐이다.

'도토리 키재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나라당이 한때나마 토론 참여를 검토했던 것과는 달리 조순형 민주당 대표는 처음부터 토론를 거부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부에선 이 시점에서 토론 프로그램에 나가봐야 득 될 게 없다는 논의가 오고 갔다고 한다.
우리는 시도 때도 없이 대다수 국민을 대변한다고 강조해온 거대 야당들의 수준이 정말 이것밖에 안되는 지 참담한 심정조차 든다. 멍석을 펴 줘도 외면하는 두 당이 과연 공정 방송을 얘기할 자격이 있는지, 또 그들 주장대로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들의 뜻을 대신할 자격은 있는지 되묻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시야에서 사라짐으로써 표적이 없어져버린 거대 야당은 방송이라는 새로운 표적을 만드는 데 급급하고 있을 뿐이다. 방송과의 대결 구도를 정략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거대 야당은 규탄 받아 마땅하다

경영진에도 요구한다. 회사측은 두 번씩이나 본사 프로그램을 파행으로 몰고 간 두 당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강구하라. 여론의 흐름이 불리해지면서 방송을 상대로 한 두 당의 장난질은 점점 기승을 부릴 것이다. 여기서 쐐기를 박지 않는다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의한 파행 방송은 되풀이 될 것이라는 게 우리의 우려이다. 한나라당은 당장 회사측에 자신들의 대표 경선 과정 생중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방송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을 수 있는 당신들의 노리개가 아니다. 불순한 의도 속에 이뤄지고 있는 방송 흠집내기에 맞서 문화방송 노동조합은 전체 방송 노동자와 함께 강력한 투쟁을 다짐한다.

2004. 3.17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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