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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마리 못찾고 있는 스카이라이프 사태

황규환 사장 퇴진 공방 속 노조 파업 임박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이 황규환 현 사장의 퇴진 문제를 놓고 노사간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디지털위성방송지부(위원장 장재혁)는 황 사장의 퇴진 문제와 관련해 지난 5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불신임을 가결했다. 지부는 이날 조합원의 과반수인 98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 가운데 72명이 찬성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부는 일단 파업 찬반 투표를 유보하고 회사측과 대화를 재개키로 했으나 만약 사장 퇴진 등 지부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즉시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사장퇴진, 왜 불거졌나**

이번 노사간 충돌은 지난달 20일 황 사장이 이사회(의장 김상근 목사)에 사표를 제출하면서 비롯됐다. 노조측은 이에 따라 25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이사회측에 △즉각적인 사표 수리 △노조가 포함된 대표이사추천위원회 구성, 사장공모를 통한 전문경영인 선임 △이사회 전면 물갈이, 사외이사를 근본취지에 맞게 개편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2월 27일과 3월 2일 두 차례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황 사장의 사표를 사실상 반려했다. 이사회는 2일 회의 뒤 "주주사의 인식은 '경영안정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분기별로 경영상황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부측은 이사회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종윤 지부 사무국장은 "황 사장은 재임 1년 6개월 동안 전시경영과 파행경영으로 경영능력의 부재 양상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홍 국장은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예로 △SCN(Satellite Cable Network) 사업실패로 인한 막대한 예산 낭비 △계획성 없는 HDTV 사업추진으로 연간 200억 이상 적자 예상 △가입자 1만 4000여명 허위 부풀리기 △사업평가보고서에 불리한 내용 일방 삭제 지시 등을 들었다.

홍 국장은 "이같은 경영으로 인해 황 사장은 경영자로서의 기본적인 신뢰마저 상실했다"며 "여기에는 부실경영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이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홍 국장은 "따라서 지부는 이번 기회에 사외이사 또한 근본취지에 맞게 개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KDB 이사진은 5명의 사외이사와 2명의 내부 이사로 구성돼 있다. 지부측은 이 가운데 3명의 사외이사가 주주사인 한국통신(KT), KBS, MBC의 몫으로 선정돼 회사 경영 전반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상근 이사회 의장은 "지부측은 황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이사회는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부가 이사회의 고유권한인 인사문제까지 간여하고 나선 것은 도를 넘어선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김 의장은 또 "지부측의 입장을 참고는 하겠으나 이미 사표를 반려하면서 주주사들에게 조속한 사태수습을 약속한 만큼 이사회 또한 난감한 입장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개편안이 관건**

한편, 지부측은 지난 8일 긴급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갖고 파업찬반 투표를 일시 유보키로 했다.

지부측은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회사측이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안과 관련해 발언권을 잃게 될 우려가 높아 이같이 결정했다"며 "우선 회사측이 구성한 노사협력추진반과 대화를 재개해 사장퇴진과 주요 간부 인적쇄신, 그리고 이사회 개편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부측은 "그러나 회사측이 조직개편안에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파업이라는 극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며, 이는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 이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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